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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는 CUV, 한국GM 전기차로 가는 '생명줄' 작년 BEP 도달 추산, 올해 CUV 앞세워 흑자 도전… 전기차 물량확보 가능성도 열어둬

강용규 기자공개 2023-02-01 10:47:32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GM이 그동안 비밀무기로 여겨졌던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의 베일을 한 꺼풀 벗겼다. 신차 출시와 맞물려 생산대수도 2배 가까이 늘린다. 이를 통해 올해 흑자전환 이후 지속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한국GM이 단순 외산차 수입회사가 아닌 완성차 생산회사로서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전기차가 필요하다. 때문에 CUV를 향한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의 기대도 크다. 렘펠 사장은 CUV의 성과를 통해 한국GM의 사업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전기차 물량을 유치한다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보인다.

렘펠 사장(사진)은 30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GM 기자간담회 ‘더 뉴 비기닝, 더 뉴 제너럴 모터스(The New Beginning, The New General Motors)’에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CUV의 차명을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로 공개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내연기관 모델로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며 올해 1분기 중 본격 출시된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한국GM)

한국GM은 지난해 12월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는 인천 부평2공장의 문을 닫았다. 올해부터는 부평1공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창원공장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생산하는 체제로 전환한다. 램펠 사장은 2개 공장의 가동률을 올해 2분기 중 100%로 끌어올려 연간 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국GM은 3개 공장 체제였던 2021년에도 연 26만대 차량을 생산했다. 공장을 줄이면서도 증산한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차종의 수요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렘펠 사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에는 트레일블레이저나 뷰익 앙코르GX와 같은 성공을 기대한다”며 “창원에서 연 30만대, 부평에서 연 20만대로 50만대의 생산능력에 도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완성차업계에서는 한국GM의 정체성, 혹은 생존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올해 생산하는 2개 차종이 모두 내연기관 모델이라 전기차 시대의 생존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GM 본사가 한국GM을 해외 생산차의 수입회사로 바꿔갈 것이라는 우려는 가벼운 축에 속한다. GM 본사가 한국GM에 전기차 물량을 배정하지 않는 것은 시장 철수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러한 우려는 한국GM의 누적되는 적자와 그로 인해 악화하는 재무구조에 근원을 둔다. 한국GM은 2014년 119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2021년까지 8년 연속 적자행진을 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3조8195억원에 이른다.

기업의 적자 누적은 자본 감소와 그에 따른 부채 부담 증대로 이어진다. 한국GM의 부채비율은 2014년 459%에서 2016년 84426%까지 높아졌으며 2017년에는 아예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8년 KDB산업은행과 GM이 연구개발비 8000억원을 포함해 총 7조5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부채비율을 172%까지 낮출 수 있었지만 이후로도 적자가 계속되면서 2021년 다시 233%까지 높아졌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GM은 생산을 통해 이익을 내지 못하고 기업의 생존성까지 위태로웠다는 말이다. 그동안 GM 본사 측에서 2025년 안에 한국GM에서는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 없다는 태도를 견지해 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렘펠 사장은 전기차에 대한 희망을 열어두면서 우려를 잠재웠다. 그는 “연 50만대 생산체제에 도달해 2~3년을 유지하는 것이 먼저”라며 ”그러다 보면 전기차를 생산할 적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에 비해 연구개발기간이 짧은 만큼 단축된 주기 내에서 전기차 생산의 시기가 올 수도 있다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이러한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에이미 마틴 한국GM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간담회를 통해 한국GM이 2022년 완성차를 지난해보다 11.7% 더 판매한 데다 전사적 비용절감 노력, 환율 효과 등으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흑자를 내는 단계에 돌입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한국GM 경영악화의 주 원인은 누적 적자로 인해 2021년 말 기준 4조5404억원까지 불어난 결손금이다. 외부에서 자본금을 수혈할 수 없다면 흑자를 통해 결손금을 줄여가는 것 말고는 해결책이 없다. 렘펠 사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앞세워 결손금 삭감의 활로를 열면 본사로부터 전기차 물량까지 받아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편 이날 한국GM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CUV 생산 등 사업 효율성 증대 이외에도 △쉐보레-캐딜락-GMC로 이어지는 멀티 브랜딩 전략 △전기차 판매 포트폴리오 확장 △탁월한 고객경험 제공 등의 2023년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캐딜락 전기차 리릭의 수입 판매와 연내 GMC 브랜드의 픽업트럭 시에라를 국내에 론칭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렘펠 사장은 “2023년 제너럴 모터스(한국GM)는 매우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실하게 마련했으며 이제 2023년 흑자전환과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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