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 리포트]LG·KT·HD현대, 서비스로봇 육성 이끄는 총수 리더십⑥LG 1000억 지분투자, KT 파트너사 영업, HD현대 인공지능기술 확보
강용규 기자공개 2023-02-03 07:18:37
[편집자주]
단순한 산업용 로봇에서 레스토랑 서빙이나 헬스케어에 쓰이는 서비스로봇, 그리고 인간의 형태를 한 휴머노이드까지. 로봇은 더 이상 공상과학의 산물이 아니다. 로봇 공학(로보틱스)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계에 로봇의 도입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더벨은 산업으로서의 로봇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발전해 나갈 것일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1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비스로봇은 산업을 제외한 가정, 의료, 교육 등 분야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을 말한다. 서빙로봇이나 호텔로봇이 대표적이다. 반복작업보다는 상황에 맞춰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로보틱스 기술만큼이나 인공지능(AI) 기술의 역량도 함께 갖출 것을 요구받는다. 일부 로봇의 경우 자율주행기술까지도 필요하다.이처럼 챙겨야 할 것이 많은 만큼 대기업집단의 로봇 투자 중에서도 서비스로봇 분야는 오너, 또는 오너에 준하는 최고경영자가 강력한 리더십으로 사업을 이끄는 모습을 보인다. 국내 서비스로봇시장의 선발주자 LG그룹과 KT,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이 그 사례다.
LG그룹은 계열사 LG전자를 통해 ‘LG 클로이(LG CLOi)’ 브랜드를 내걸고 서빙로봇, 안내로봇, 방역로봇 등 분야에서 서비스로봇사업을 진행 중이다. 구광모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 2018년 산업용 로봇기업 로보스타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LG전자는 2019년 CEO 직속의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하기도 했으며 이 조직은 이후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에 흡수됐다.
구 회장은 일찍부터 인공지능, 전장 등과 함께 로봇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육성 의지를 보였다. 이에 LG전자도 로보스타 인수에 앞서 로봇 관련기업 4곳에 먼저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사업을 준비해왔다. 로보스타를 포함한 총 투자 규모는 1000억원을 웃돈다.

KT의 경우는 HD현대그룹의 산업용 로봇 계열사 현대로보틱스와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 등 파트너사에 로봇 제조를 맡기고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로봇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처음 ‘AI호텔로봇’을 선보인 이후 서빙로봇, 방역로봇, 시니어 케어로봇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KT의 로봇사업 역시 구현모 대표이사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육성되고 있다. 구현모 회장은 2020년 3월 회장 취임 직후부터 KT의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로봇은 인공지능, 미래 통신기술과 함께 이 체질개선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구현모 회장은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월드 IT쇼’에 직접 참석해 LG전자 부스를 찾아 LG 클로이 로봇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후 KT는 LG전자를 로봇 제조 파트너사로 새로이 맞이했다. KT는 아직 자체적으로 로봇의 양산체제를 갖추지 못한 만큼 시장이 성장할수록 파트너사를 확보하기 위한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과 KT은 자체 축적한 인공지능 기술에 로보틱스 역량을 더해 시장에 진출했다. 두 기업은 일찍부터 전자제품 생산이나 통신망 효율화 등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기 위해 관련 연구개발에 전념해 왔다. 현재 LG그룹은 ‘엑사원(EXAONE)’, KT는 ‘믿음(MIDEUM)’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반면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은 두 선발주자와 반대로 기존에 보유한 로보틱스 역량에 인공지능 기술을 더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산업용 로봇 계열사 현대로보틱스를 통해 최근 서비스로봇에 발을 들이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서비스로봇 매출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HD현대그룹도 오너 3세 정기선 사장이 인공지능 기술 확보에 리더십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12월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현대중공업그룹 AI 포럼’을 개최했는데 정 사장이 행사를 직접 기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사장은 이 행사에서 “그룹의 새로운 50년에 인공지능이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로보틱스는 KT의 파트너로 로봇 제조를 담당하면서 서비스로봇 분야의 초기 역량을 확보했다. 지난 2020년 6월 KT로부터 지분 10%로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투자유치 역시 정 사장(당시 부사장)이 직접 추진한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서비스로봇은 서빙로봇 등 제한적 공간을 전제로 하는 분야에서 자율주행기능을 갖춘 배송로봇 등 공간 제약이 없는 분야로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며 “갈수록 다양한 기술들이 필요해지는 만큼 시장 초기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사업 육성을 지속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한 기업이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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