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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글로벌 IR 리뷰]투자자 마음 잡을 ‘회장님의 카드’…‘안정성과 지속성’②IR에 담긴 컨텐츠 중요…'지배구조·자산' 리스크 우려 불식, 중장기 전략 등 구체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3-05-16 07:49:34

[편집자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해 금융지주 CEO들이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을 계기로 투자자와 시장 관계자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모습이다. 완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또 지속 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해줄 투자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CEO들은 글로벌 각지에서 IR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벨은 금융지주 CEO들의 글로벌 IR 행보와 IR에 담긴 컨텐츠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15: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투자설명회(IR)에 나서는 금융지주사 회장(CEO)들이 투자자들에 어필하는 포인트는 무엇일까. 전 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등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IR의 핵심은 컨텐츠다. 어렵게 투자자들을 만나는 만큼 우리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투심을 잡을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공통적으로 경영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 등을 핵심 컨텐츠로 삼아 투자자 설득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지주사 안팎의 잠재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통제를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중장기 경영전략 구체화를 통해 지속가능성장에 대한 비전을 시장과 공유한다.

◇‘경영 안정성’ 어필하는 회장님들…’지배구조·자산’ 리스크 해소 한목소리

투자자 입장에서 금융회사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정성이다. 금융산업은 촘촘한 규제를 바탕으로 정부 입김이 센 산업이다. 정부의 규제가 강하다는 것은 반대로 그만큼 사업성도 우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몇몇 금융사가 시장을 독점하는 구조는 제도권에 진입한 소수에 안정적 수익기반을 만든다. 다만 전제는 당국과 관계가 원만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회사 안정성은 결국 각국 정부의 규제와 개별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 등이 종합돼 구현된다. 이런 차원에서 KB·신한·하나·우리 등 대형 금융지주사들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심을 잡기에 손색이 없다.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도 대출 및 투자 자산 리스크를 잘 통제를 잘 하고 있다. 또 지배구조 리스크도 모두 해소하면서 경영 안정성도 높였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행된 주요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금융 당국과 여러 협의를 거치며 진화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나서 당국이 우려를 표명하고 각 금융지주사 이사회 및 경영진들이 이에 대응하는 식으로 개편 작업이 마무리됐다.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회장과 은행장 및 주요 비은행 자회사 CEO까지 교체했다.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도 회장 이하 굵직한 자회사 CEO들이 교체됐다. 또 사외이사들도 대거 교체되면서 당국이 우려했던 부분을 일부 불식시켰다. 4대 금융지주사 전반에 걸쳐 세대교체와 인적쇄신이 마무리됐다.

더불어 현재 금융 당국과 각 금융지주사들은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당국과 이사회, 당국과 경영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교류를 정례화하며 실시간으로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문제들을 당국과 직접 논의하고 있다. 그만큼 과거와 다르게 당국과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사이 교류가 잦아지면서 당국발 지배구조 리스크도 줄었다.

실제 싱가포르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 나선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한 목소리로 경영 안정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공동으로 IR을 진행하거나 투자자 미팅 일정을 소화하는 등 당국과 관계 등에서 우호적인 이미지를 외부에 노출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또 다른 경영 안정성 지표인 자산건전성 관리도 잘 이뤄지고 있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다. 더불어 SG증권발 주식시장 불안이 각 금융회사에 얼만큼 전이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국내 금융지주사 경영진 모두 이 부분을 직접 언급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4대 금융지주사 모두 올 1분기 실적발표 IR을 통해 금융지주사 안팎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를 사전에 절저히 통제해 경영 안정성을 높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잠재 리스크 요인이 실제 리스크로 불거지는 것을 잘 관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금융지주사 자체는 물론 금융감독원 등 당국과 긴밀한 공조 아래 철저하게 리스크를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어필했다.

지난 9일 싱가포르 공동 IR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의 질문이 있었다.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윤종규 회장은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발생 가능한 모든 변수를 고려,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IR에서 투자자들의 질문에 발언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장밋빛 미래 비전 제시, 투자자에 지속가능성 인정 받아야

사업적 측면에서 보면 미래 지속가능성을 얼만큼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투자자들에 제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긴 호흡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 10년, 20년 후에도 시장에서 살아남아 투자자에 이익을 환원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제시해야 좋은 투자를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진행된 다양한 IR에서 금융시주사 회장들은 미래 지속가능성장에 대한 비전을 주요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 미래에도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들에 수익을 환원할 수 있다는 비전을 앞세웠다. 특히 꾸준한 이익 창출력으로 주주환원정책을 높이겠다는 장밋빛 약속은 단골 멘트다.

구체적으로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안정적인 이자수익 바탕 위에 추가 고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비이자수익 다변화를 제시한다. 어떤 영업활동을 거쳐 어떻게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망을 투자자들 앞에 내놓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자 이탈을 방지할 수 있도록 IR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싱가포르 공동 IR에서 함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글로벌 이익 비중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현지 금융기관에 소수 지분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유연하게 활용하고 안정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중장기 경영 계획을 밝혔다.

앞서 일본에서 IR을 진행했던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새로운 차원의 일본 내 투자와 이를 통한 수익창출력 증대 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회장은 일본 금융청을 찾아 신한은행 현지 법인인 SBJ은행 지원 방안과 스타트업 육성플랫폼인 '신한 퓨처스랩 일본'을 통한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진출 지원과 일본 스타트업 육성방안을 논의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경우 조직문화 개혁과 지배구조 안정화로 경영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키워드를 지속적으로 대내외에 주지시키고 있다. 과거 지배구조 리스크로 경영 안정성이 훼손되며 지속가능성이 저하된 만큼 우선 이 부분을 완전히 해소해 성장발판을 공공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우선 고려하는 것은 경영 안정성과 미래 지속가능성장”이라며 “대규모 투자금을 손실 없이 장기간 유지하면서도 목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비전을 확인시켜줘야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IR에서 발언하고 있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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