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만기집중 vs 수요 회복...발행사들 '눈치게임' 시작됐다리밸런싱 물량 급증, 발행 타이밍 겹치면 미매각 우려...금리인하 기대감에 수요는 회복추세
권순철 기자공개 2023-12-05 13:34:2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부터 회사채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발행사들의 눈치게임이 시작됐다. 올 하반기 회사채를 충분히 발행하지 못한 곳들은 채권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점쳐지는 내년 1분기가 최적의 리밸런싱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발행사들이 몰리면서 미매각 물량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한다.◇ 만기 도래 물량만 70조 '역대급'...회사채 수요는 회복 전망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내년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추산된 회사채 물량만 70조원에 달한다. 올해 만기 도래 물량인 59조원보다 11조원 더 많은 금액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여전채도 올해 76조원 대비 7조원이 증가한 83조원이 내년에 도래할 만기 물량으로 잡혀있다.
지난 2년 간 금리 상승 여파로 발행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만기가 짧은 채권 발행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회사채의 경우 2022년 이후 2년 이하 물량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전채도 전체 발행량에서 2년 이하 발행 비중이 절반을 차지했다.
사상 최대 만기 물량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규모 만기 도래에 따른 발행 압박으로 내년에도 수급 부담 우려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내년 들어서는 시장에서 우려할 정도로 수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급의 영향을 많이 받는 크레딧 채권의 특성상 발행 물량보다는 투자 수요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하면서 "내년에는 회사채 발행뿐만 아니라 수요도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채권 수요는 일찌감찌 회복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 28일 금융투자협회에서 발표한 12월 채권시장 체감지표(BMSI)에 따르면 12월 BMSI는 106.5로 전월 대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BMSI가 100 이상이면 시장에서 채권 금리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년과는 달리 채권형 펀드에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등 채권 투자 수요에 긍정적인 수급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내년 1분기 회사채 발행·수요 집중 예정...발행사들 선택은?
업계는 내년 회사채 시장의 수급 부담 우려가 잦아든다면 1월과 2월에 회사채 발행 및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채권 수급의 영향을 많이 받는 회사채 특성 상 발행과 수요 모두 계절성을 보이는데 대체로 연초 1~2월에 발행과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회사채 발행이 연초에 몰린다면 발행사들이 1분기부터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릴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회사채 발행 물량이 특정 시기에 집중될수록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격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에도 장기 금리는 한동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발행사들이 연초 발행이 아닌 내년 하반기, 심지어는 올해 하반기 선제적으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올 하반기 회사채 발행이 뜸했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발행사들의 리밸런싱 수요는 내년 1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더벨플러스가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3분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총 11조원으로 해당 분기 발행된 전체 채권 발행액의 30.69%에 불과했다. 1분기 25조, 2분기 19조원과 비교해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4분기 11월까지 추산된 회사채 발행액도 5조원으로 3분기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이후의 불확실성도 발행사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연준이 내년 3분기에 금리 인하를 고려한다고는 했지만 올해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와 같이 수급에 영향을 줄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러한 불확실성을 고려했을 때 발행 수요가 몰려도 1분기에 회사채 시장에 진입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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