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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지앤텍벤처투자]'고속 승진' 강준규 대표, '올라운더' 심사역의 정석산업계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 에이피알 회수 IRR 479%…"AUM 5000억 성장 목표"

유정화 기자공개 2024-05-02 08:37:01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앤텍벤처투자는 국순당 계열 벤처캐피탈(VC)이다. 일찍이 펀드 결성부터 투자, 회수에 이르기까지의 '선순환 투자구조'를 구축해 업황과 상관없이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탄탄한 회사다. 독특하게 중견 벤처캐피탈 중에서 세컨더리(구주)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하우스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성과 중심엔 '올라운드 플레이어' 강준규 지앤텍벤처투자 대표(사진)가 있다.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전공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섹터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학습하고 소통해 기업 밸류를 높이는 식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공부하고 트렌드를 탐독해야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산업계와 VC업계를 수차례 오가며 경력을 쌓아온 벤처캐피탈리스트 강준규 대표는 올해 3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벤처캐피탈리스트 14년차 만에 빠르게 실력을 입증한 결과다. 지앤텍벤처투자는 1977년생 젊은 CEO의 선구안을 무기 삼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성장 스토리 : 글로벌 스타트업과의 교류, VC를 꿈꾸다

강 대표는 1977년생으로 산업계 출신이다.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통신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통신연구소에서 차세대 통신 부품을 개발했다. 통신연구소 차세대 기술팀에서 첨단 4G 모뎀 기술을 연구하면서 이스라엘 벤처기업들과 개발업무를 진행했다. 강 대표가 처음으로 스타트업과 일하게 된 경험이다.

이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으로 자원해 옮겨 안드로이드 상품 기획을 담당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강력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애플에 맞서 안드로이드 진영을 구축하던 시기였다.

강 대표는 "스마트폰 상품기획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더 많은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 스타트업들과 일하게 됐다"며 "교류하던 글로벌 기업들과 인력들을 보며 이들을 키워내는 실리콘밸리 투자 생태계에 매력을 느껴 벤처캐피탈리스트 꿈을 키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지앤텍벤처투자에 합류하기 이전 2곳의 VC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처음 VC업계에 입문한 곳은 대교인베스트먼트다. 창업을 생각하고 있었던 만큼, 당시 설립된 대교인베스트먼트에 큰 관심이 있었다.

강 대표는 "처음에는 VC 창업에 대한 갈증도 많이 느끼고 있을 때라 회사 설립 멤버로 합류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느꼈다"며 "특히 교학상장이라는 훌륭한 회사 철학에 맞춰 다양한 초기기업 투자와 육성을 했고, 그때 얻은 경험은 현재까지도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합류했다. 그는 "한투파는 자타공인 넘버원 VC로 투자 스펙트럼을 넓히는데 큰 도움을 준 회사였다"며 "전문 섹터들이 겹치는 융합산업 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로 진행하면서 다양한 섹터 투자 경험을 얻었고, 국내부터 글로벌까지 다양한 도전을 하며 제 개인적인 투자역량에 대한 범위를 확립할 수 있는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지앤텍벤처투자에 합류한 건 2017년이다. 강 대표는 "당시 지앤텍벤처투자는 중견 VC로 훌륭한 투자회수 실적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라이징 스타'였다"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투자경험으로 성과를 내기 가장 좋은 투자사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투자 철학 : 출자자에 가치를, 투자사에 성장 동력을 선물하자

강 대표는 "투자 철학은 투자사나 출자자를 남이 아닌 나와 동일시하고 정성을 다하는 것"이라며 "벤처투자자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부분은 자기만의 성장이 아니라 기업들과 창업자들의 성장을 돕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회사에는 성장 동력을, 출자자에게는 가치를 선물한다는 지앤텍벤처투자의 투자 철학과도 일치한다.

그는 "투자경험을 공유하여 투자기업이 더빠르게 성장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동시에 출자자들의 성장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를 믿고 자금을 맡기는 출자자를 위해서 다양한 니즈를 파악해, 상호 성장하는 걸 기본 철학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철학을 실천해 옮긴 대표적 사례가 있다. 2020년 투게더펀딩에 CFO로 합류한 일이다. 강 대표는 지난 2019년 3월 지앤텍벤처투자에 재직하면서 투게더펀딩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리드하고 블라인드 펀드인 '지앤텍빅점프투자조합'을 통해 5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강 대표는 사후관리에 집중했다. 의욕을 갖고 투자한 만큼 애정이 남달랐다. IPO를 위한 지정감사를 준비하던 중에 CFO가 퇴직을 하는 상황이 발생돼 긴급히 회계재무 관리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강 대표는 "당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록을 앞두고 있어 상황이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강 대표는 고민 끝에 지앤텍벤처투자와 상의해 직접 CFO로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김항주 투게더펀딩 전 대표를 도와 지정감사, 온라인연계투자금융업 등록, 사모펀드(PE) 펀딩까지 마친 뒤 지앤텍벤처투자로 복귀했다.

강 대표는 "총 2년이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하는 벤처기업에서 C레벨로 근무하면서 벤처기업 임직원의 노고를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며 "특히 향후 벤처투자 관리활동에 큰 자양분이 된 경험이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 대표는 투자를 할때 책임감 있는 창업자로 구성된 팀인지를 우선 순위로 본다. 아무리 탁월한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BM)이 확립돼 있어도 생각보다 성장 환경이 녹록치 않은 것을 여러 차례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그는 "창업자, 그리고 좋은 팀워크를 갖춘 팀은 시련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근본"이라고 강조했다.

◇트랙레코드 : 드라마앤컴퍼니, 에이피알, 포인트모바일, 에스앤디

강 대표는 투자를 할 때 섹터를 가리지 않는다. 콘텐츠, 핀테크, 커머스, 플랫폼, 인공지능, 바이오 등 다양하다. 이는 배워서 익히고자 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투자할 기업에 이해가 안되는 게 있다면 회사를 찾아가 자리를 마련하고 이해가 될 때까지 공부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직장인 커리어 플랫폼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는 강 대표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다. 대교인베스트먼트과 한국투자파트너스에 재직할 당시 시리즈A와 시리즈B에 두 번의 투자를 집행했다.

투자를 하게 된 배경은 단순하다. 2014년 명함 정보를 입력하는 스타트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무턱대고 드라마앤컴퍼니 회사로 찾아갔다. 당시 단칸방 같은 사무실이였는데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로부터 향후 아시아의 '링크드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듣고 그 자리에서 투자를 결정했다.

강 대표는 "현재도 아직은 비상장 상태라 회수 수익이 높은 건 아니었지만, 최근 BEP를 넘기고 국민 서비스로 성장해 당시 내가 봤던 뷰가 검증됐다는 점에서 애착이 가는 회사다"라고 말했다.

회수 성과가 가장 높은 포트폴리오는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다. 2022년 10억원을 투자했는데 올해 초 1조9000억원 가치로 상장하면서 72억원을 회수했다. 2년도 채 안돼 거둔 성과다. 내부수익률(IRR)은 479%에 달한다. 강 대표는 "에이피알은 상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확인하고 시장에서 반응을 보일 시점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산업용 모바일 기기 제조 기업 포인트모바일도 그의 대표 포트폴리오다. 그는 "포인트모바일은 신규 투자와 구주 투자를 통해 2회에 걸쳐 투자했다"며 "이후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성공적인 상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21억원을 투자해 74억원을 회수했다. IRR은 57%에 달한다.

식품소재 제조기업 에스앤디는 글로벌 성장 가치를 보고 투자한 케이스다. 에스앤디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에 첨가되는 분말·액상소스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2017년 15억원을 투자해 42억원으로 회수했다. IRR은 35%다. 강 대표는 건기식과 같은 매출원 다각화에 도움을 줬다.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로는 아이지넷과 파네시아를 꼽았다. 아이지넷은 인공지능(AI) 보험 진단 플랫폼 ‘보닥’을 운영하는 인슈어테크(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으로, 상장 예비심사를 이르면 내달 신청할 계획이다. 파네시아는 2022년 설립된 CXL 반도체 IP(설계자산) 스타트업으로 설립 2년도 채 안돼 기업가치가 1000억원이 넘어섰다.




◇향후 계획 : 실적, 성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강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지앤텍벤처투자에 합류한 지 7년,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된 지 약 14년 만이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과 스타트업 CFO, 다양한 섹터에서의 투자 성과를 인정받아 빠른 승진이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투자 실적과 운용자산(AUM) 성장을 모두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강 대표는 "과거 2012년 국순당에서 인수한 이후 한번도 적자를 본 적이 없는 탄탄한 회사"라며 "올해는 에이피알 투자 회수, 신규 펀드 결성, 청산 등을 통해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흑자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UM도 5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충분히 투자 수익을 내면서 규모를 키워가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고 있다"며 "올초에도 600억 규모의 펀드를 만들었는데, 내년까지 펀드레이징을 할 계획이기 때문에 2~3년 내로 5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현 시점을 지앤텍벤처투자의 2.0 버전이라고 봤다. 강 대표는 "2012년 국순당 인수 이후 성장세를 보여줬던 홍충희 대표 체제가 지앤텍 1.0이라면 산업계와 스타트업을 경험한 내가 힘을 보태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앤텍벤처투자는 지난해 한국벤처투자가 주관하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2개 분야 운용사(GP)로 선정돼 지난달 총 565억 규모의 2개 펀드를 결성했다. '지앤텍 명장 세컨더리 2호 투자조합'과 '지앤텍스마트시티 지역혁신 펀드'로 각각 335억원, 230억원 규모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앤텍벤처투자의 AUM은 지난 2016년 1290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9년부터는 2000억원대를 유지하다 올해 3월 2개 펀드를 결성하면서 AUM 3500억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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