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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글로벌 은행업 도전기]규제 리스크·경쟁 치열한 인니 시장…성공 여부 '글쎄'⑤진입·경영진 선임 등 규제 엄격…은행 난립·상위은행 점유율 높아 시중은행도 수익성↓

김영은 기자공개 2024-05-16 13:00:00

[편집자주]

한화생명이 인도네시아 노부은행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보험업에 이어 은행업에 진출하며 현지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화그룹 오너가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한화생명이 은행업 진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글로벌 금융그룹을 지향하는 한화생명의 현주소와 시사점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0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의 은행업 진출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들은 반신반의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의 은행업 진출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지만 외국 금융사에 대한 현지 감독 당국의 제재 수위가 높은 편이다. 또한 은행 수도 많아 업권 내 경쟁이 치열해 한국 시중은행도 현지에서는 국내에서만큼의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다.

◇강도 높은 당국 제재에 진입 전후 불확실성 커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은행업 진출에 대해 금융업계에서는 기대 섞인 우려를 보내고 있다. 보험사 최초로 이루어지는 시도에 관심을 보이는 동시에 현지 은행업권에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기가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현지 금융업권의 특수성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인구와 낮은 금융 침투율 측면에서 중요한 공략지다. 그러나 금융 감독 규제가 높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인 OJK는 외국계 금융사에 대한 규제를 엄격하게 하고 있어 자율적인 경영이 어렵고 향후 사업에 관한 예측 불가능성이 크다.

OJK의 규제로 인도네시아 시장은 초기 진입 장벽부터가 높은 편이다. OJK는 코로나19 이후 부실금융사 정리를 위해 외국계 금융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외국 금융사가 현지 은행의 지분 40% 이상을 매입하려면 부실은행을 추가로 인수해야 하는 암묵적인 룰을 제시하고 있다. IBK인도네시아은행도 2개 은행을 인수 합병해 진출한 사례다.

한화생명 또한 노부은행 지분 40%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감독당국의 인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인허가 신청서 제출 전으로 OJK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한화생명 측은 노부은행과 OJK 간의 해외 자본 매도와 관련한 사전 논의에서 부실은행 인수 등에 관한 사안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OJK는 현지은행 인수 후에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물론 은행업 영위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지켜본다. 특히 현지로 파견된 경영진 및 주재원 수에 제한을 두는 등 인력에 대한 규제가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은 전체 직원 1600여 명 가운데 한국인은 9명에 그친다.

◇은행업권 경쟁 치열해 시중은행도 '고전'

당국의 제재에 따른 불확실성 외에도 인도네시아의 금융업권은 은행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2023년 5월 기준 상업은행이 105개이고 지방은행까지 합하면 총 1518개의 은행이 현지에 자리하고 있다. 한때 2000개가 넘기도 했으나 현지 정부의 구조조정에 따라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은행 수는 많은 반면 점유율은 상위 소수 은행에 집중되어 있다. 자금력이 탄탄한 현지 은행과 외국계은행들이 자산 상위권에 속해있다. 특히 상위 4대은행의 총자산 점유율이 2023년 상반기 기준 58.6%로 높다. 해당 은행은 강력한 고객 기반의 채널을 강화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까닭에 내로라 하는 한국계 시중은행도 현지에서 고전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글로벌 사업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 국내에서는 8% 대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기록하는 시중은행도 현지에서는 그 정도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이 인수하는 노부은행의 ROE도 지난해 기준 4.88% 수준이다. 전년(6.39%) 대비 1.5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납입자본금이 두 배 가량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ROE가 하락한 모습이다.

보험사 최초로 은행업에 도전하는 한화생명이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보험업권 내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한 보험업권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해외에서 첫 배당을 한 데 이어 은행업 진출에도 나서고 있어 기대가 상당히 크다"면서도 "한화생명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다른 보험사에서도 은행업 진출을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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