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업 경쟁력 분석]크레센도 품에서 6년 '동아지질', 기업가치 개선 '관건'②창업주 이정우 회장 승계 실패, 구주·신주에 주가 미달…전문경영인 체제 지속
신상윤 기자공개 2025-03-18 07:06:55
[편집자주]
전문건설업은 종합건설업과 달리 특정 공사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다. 다만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으로 업역 간 제한됐던 사업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전문건설업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건설업 침체까지 더해졌지만 특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어려움을 헤쳐가고 있다. 전문건설협회가 출범 40주년을 맞은 올해 더벨은 자본시장에 상장한 전문건설사의 경쟁력과 현 상황, 나아가 미래 전략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5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지질은 터널이나 지반 개량 등에 경쟁력을 지닌 전문건설사로 올해 창립 54주년을 맞는다. 국내에서 일군 토목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동아지질은 다소 독특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창업주인 이정우 회장이 가업 승계를 하지 않는 대신 글로벌 사모펀드(PE) 경영권을 매각했기 때문이다.동아지질을 인수한 곳은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다. 올해로 6년째를 맞는 가운데 동아지질은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주인 이 회장은 경영권 지분은 매각했지만 경영 고문이자 미등기 임원으로 남아 동아지질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다만 동아지질 평균 매수가 대비 최근 주가가 낮아 여전히 기업가치 개선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이정우 회장 승계 실패, 크레센도 PE 경영권 인수
동아지질 창업주는 이정우 회장이다. 그는 부산대 대학원 지질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까지 받을 정도로 학업에 매진했다. 그러다 1971년 3월 동아지질을 창업해 터널 및 지반 개량 등에 특화된 전문건설사로 도약했다. 자산규모가 4000억원에 달하는 중견건설사로 성장한 동아지질은 싱가포르와 홍콩, 필리핀 등에 진출하며 기술력을 해외로 넓히고 있다.
이 회장의 피와 땀이 뱄지만 동아지질은 2세들과 인연이 이어지진 않았다. 자녀들이 가업 승계의 뜻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동아지질 경영권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 일부를 매각한 까닭이다. 2019년 6월 PE 크레센도와 손을 잡은 동아지질은 투자 유치까지 받으면서 운영자금 확보에도 성공했다.
동아지질의 최대주주는 32.6% 지분율을 보유한 도버홀딩스(유한회사)다. 크레센도 등이 출자해 설립한 도버홀딩스는 지분 인수 당시 동아지질의 사채(CB·BW)를 같이 취득해 투자했다. 이 회장의 구주 거래가격은 약 404억원, 크레센도가 인수한 CB와 BW는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이다. 총 804억원에 동아지질 경영권을 인수한 셈이다.
올해 동아지질이 크레센도 품에 안긴 지 만 6년을 채운다. 코로나 팬데믹 변수로 예상보단 더뎠지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크레센도가 동아지질을 인수한 2019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매출액 규모는 3.3%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규모는 절반 이상 줄어든 규모다.

◇동아지질 주식, '구주·메자닌' 취득가 미달…전문경영인 체제 지속
크레센도는 2022년 1월 동아지질 CB와 BW를 전부 보통주로 전환했다. 현재 보유한 동아지질 지분율은 32.6%다. 여기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던 리벤델 인베스트먼트(Rivendell Investments 2018-2 LLC)가 1.52% 지분율을 보유 중이다.
시장에선 크레센도가 동아지질과 언제까지 함께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PE인 크레센도의 성격을 고려하면 최근 매각을 추진 중인 HPSP와 같이 일정 시기가 도래하면 동아지질도 M&A 시장에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아지질의 경우 경영 개선 성과가 다소 더디지만 토목분야 전문건설사로서 해외 시장까지 입지를 갖춘 만큼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크레센도가 이 회장 등의 동아지질 구주를 인수한 가격은 1만8000원이다. CB와 BW를 보통주로 전환했던 금액은 주당 1만5670원이다. 다만 유가증권 시장에서 거래되는 동아지질의 주가는 1만3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구주 인수 가격뿐 아니라 전환가액에 못 미치는 것이다. 동아지질 기업가치가 지금보단 더 개선돼야 하는 이유다.
창업주인 이 회장 일가가 다시 매수할 가능성도 작다. 그가 여전히 동아지질의 2대주주(12.49%)로 이름을 올리곤 있지만 1946년 3월생으로 올해 79세가 넘는 만큼 고령에 속한다. 경영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한 차례 불발된 승계 절차를 재개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분간 동아지질은 크레센도 체계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사회 및 경영진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꾸려뒀다. 현재는 박만규, 최정욱 각자 대표이사가 경영을 맡고 있다. 동아지질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각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경영진이다.
다만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임기가 만료될 박 대표이사를 대신해 정경수 전무가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만큼 경영진 변화도 예상된다. 그 외 동아지질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크레센도 임원 2인(박성민·박진수)을 사내이사 연임하고, 신임 사외이사로 대우건설에서 해외 토목사업 역량을 쌓은 강석도 상무를 임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지하화 공사들이 많아지면서 동아지질의 터널링 관련 기술 경쟁력이 주목받는 것"이라며 "PE가 펀드를 통해서 투자한 만큼 동아지질의 성장 여부에 따라 언젠가는 매각도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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