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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주총 행동주의 리포트]전환기 맞은 쿼드운용 전략, 짙어진 실용주의 색채⑤집중투자 대신 고배당 혼합 전략, '인게이저' 포트 재설계

고은서 기자공개 2025-05-07 10:34:02

[편집자주]

2025년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행동주의 펀드들이 다시 시장의 전면에 나섰다. 하지만 지금의 행동주의는 더 이상 하나의 얼굴이 아니다. 지분이 작아도 전면에 나서는 펀드가 있고 말없이 장기 보유로 압박하는 펀드도 있다. 공개 압박과 비공식 대화, ESG와 지배구조 개선 등 전략도 제각각이다. 더벨은 국내 대표적 행동주의 운용사를 대상으로 한국형 액티비즘이 어떤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08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쿼드자산운용이 행동주의 전략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소수 종목에 집중해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던 과거 방식에서, 최근에는 고배당 종목과의 혼합 전략으로 선회하며 실용주의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 판매사와의 협의를 거쳐 '인게이저'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데 따른 결과다. 비공식 접촉과 설득에 무게를 둔 전략은 여전하지만 공개 주주행동의 빈도와 범위는 줄고 있다. 시장과 전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있는 것이다.

쿼드자산운용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대신 침묵 속에서 전략을 설계하고 기회가 왔을 때 정확히 움직인다. 행동주의의 무기를 모두 쥐고 있지만 꺼내는 타이밍은 철저히 현실에 맞춘다. 지난 5년간 쿼드가 보여준 투자 방식은 말 없는 개입에 가까웠다.

이 운용사는 인게이저라는 이름의 시리즈 펀드를 통해 기업과의 조율을 시도해왔다. 1호부터 4호까지는 매번 2~3개 종목만을 선정해 집중투자하는 방식이었고 대부분 폐쇄형 구조로 설정됐다. 집중 투자는 기업과의 밀착된 접촉을 가능하게 했다. 하이록코리아에선 조용한 설득이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공식 제안도, 언론 노출도 없었지만 기업은 달라졌다.

그런 쿼드가 최근 전략의 전환점에 섰다. 2023년 설정된 '인게이저 일반사모투자신탁 제5호 종류 A' 판드는 앞선 시리즈와 전혀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판매사 요청에 따라 고배당 종목을 포함한 분산 포트폴리오로 구성됐다. 인게이지먼트 대상 종목 비중은 기존 90%에서 60% 수준으로 낮췄다. 집중투자 기반의 구조 개입 전략이 유지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쿼드는 현실과 전략의 접점을 찾기 위한 조정에 들어간 셈이다.

펀드 형태도 개방형으로 바꾸며 유동성과 자금 회전율에 대한 고려를 함께 반영했다. 폐쇄형 펀드의 운용 유연성은 매력적이지만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고 자금 회전율이 낮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했다. 판매 채널과의 접점을 고려하면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편이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는 판단이었다.

쿼드의 기본 전략은 비공식 접촉이다. IR 면담, 경영진 실무 미팅, 펀드 운용보고서 등을 통해 기업과의 대화를 이어가며 가능한 한 공개 제안을 피하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특히 인게이지먼트 관련해서는 "최대한 언론을 통한 노출은 피한다"는 게 회사 측 기조다.

그러나 때로는 공개 전략도 불사한다. 실제 한국단자공업 사례에서 쿼드는 기존 방식과 달리 공개 전략을 선택했다. 수개월간 비공식 접촉을 이어왔지만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쿼드는 공개 주주서한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 조용한 관여가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하는 순간 쿼드는 수위를 조절해 압박 수단을 꺼낸 것이다.

쿼드의 인게이지먼트 전략은 소규모 전담 인력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쿼드는 주식운용본부 내에 소수 정예 인력으로 구성된 인게이저 전담팀을 두고 있다. 저평가된 기업을 선별해 투자 적합성을 검토한 뒤 기업과의 접촉, 전략 수립, 실행까지 일괄적으로 담당한다.

쿼드가 기업에 요구하는 핵심은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명확한 수치 기반의 주주환원 정책이다. 이사회 구조나 지배주주 견제보다는, 재무적 효과가 직접적인 안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자회사 구조나 내부거래 투명성에 대한 제안을 병행하기도 하지만 보완적 성격이라는 게 쿼드의 설명이다.

현재 쿼드는 다음 전략 전환을 고민 중이다. 집중투자와 강도 높은 개입에서 점차 분산 포트폴리오와 구조적 설득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기존과는 다른 유형의 인게이저 6호 펀드가 준비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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