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지금]지배구조 변동 전 주주 정책 변화, 대규모 배당 실시④미벨AG 엑시트 앞두고 1081억 배당 회수…전략적 수익 실현 해석

정유현 기자공개 2025-05-07 11:02:41

[편집자주]

피부과에서 시작된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대표 브랜드인 '닥터지'는 의약품과 화장품의 합성어인 '코스메슈티컬' 시장 대중화의 선봉장으로 평가받는다. 유통과 브랜딩을 통해 확장성을 입증하면서 지난해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최근 로레알그룹에 인수되면서 또 한 번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성장 과정과 재무 상태, 향후 사업 방향성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주주 환원 정책에 변화가 감지됐다. 그동안 배당보다는 내부 유보자금 확충과 성장 투자에 무게를 두던 기조였으나 이례적인 수준의 대규모 현금배당을 단행하며 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지배 구조 변동과 맞물린다. 통상적으로 대주주 손바뀜을 앞둔 기업에서 포착되는 움직임으로 기존 주주인 미벨AG의 투자 수익 실현을 위한 정리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기존 주주의 퇴장과 함께 전략적 파트너인 로레알그룹을 대주주로 맞이해 글로벌 확장의 출발선에 다시 선 모습이다.

◇2024년 1081억 규모 현금 배당 실시, 미벨AG 100% 수혜

고운세상코스메틱의 2024년 '감사보고서'의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에 따르면 연초 전기 이월된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1602억3203만원이다. 여기에 2024년 당기순이익(255억원)이 반영됐지만 연말 기준 남은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약 509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2023년말 대비 62% 감소한 수치다.

미처분잉여금은 2018년 닥터지의 '블랙 스네일 달팽이 크림' 등이 군부대 마트(PX)에 입점한 후 매출이 대폭 점프한 이후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시작했다. 2017년 말 30억원대에서 2022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익을 차곡차곡 쌓으며 2024년 초 1600억원대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미처분 잉여금이 대폭 감소된 것은 1081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에 따른 결과로 분석석된다. 그동안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배당에 힘을 주는 곳은 아니었다. 감사보고서상에 확인 가능한 마지막 배당은 안건영 창업주가 대주주로 있던 2017년 말이다. 배당 총액은 4억1512만원 수준이었다.

이후 2018년 안건영 전 대표가 스위스 미그로스그룹(자회사 미벨AG)에 지분 51%를 매각하면서 대주주 손바뀜이 있었다. 초기에는 안건영 전 대표와 가족, 우리사주 조합 등이 49%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미벨AG가 점차 지분율을 높였고 2022년에는 100%를 확보했다. 지분율에 변화는 있었지만 배당을 유보한 덕분에 잉여금이 쌓이는 속도도 빨랐다.

지난해 배당을 통해 미벨AG가 회수한 금액(1081억원)은 2024년의 당기순이익의 4배 규모로 배당 성향은 약 425%로 계산된다. 누적 잉여금을 활용해 배당에 나선 것은 결국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매각을 앞두고 미벨AG가 회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이 된다.

인수자가 등장해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자 현금을 미리 회수하면서 수익률을 올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작년 말 로레알그룹은 미벨AG가 보유한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지분 100% 인수 계획을 공식화 했고, 현재 PMI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로레알그룹 '배당<성장' 방점, 글로벌 확장 '기대'

대규모 배당을 통해 미처분 잉여금은 대폭 줄었지만 재무 안정성 훼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동안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재무 체력을 탄탄하게 유지해온 결과다. 여전히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유동성은 풍부한 편이다.

작년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1100억원대 수준이다. 이러한 현금 여력을 바탕으로 향후 로레알그룹이 고운세상코스메틱의 글로벌 사업 확장 투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크다.

로레알그룹의 M&A 패턴을 살펴보면 다수의 브랜드를 인수 한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과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초기 2~3년대 글로벌 매출을 끌어올렸다. 2017년 13억 달러에 인수한 세라비(CereVe)도 피부과 전문의들이 만든 브랜드다. 로레알에 인수된 후 아시아, 중남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2020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로레알그룹은 기업 인수 후 배당으로 회수를 하기 보다는 재투자를 선택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편이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을 단기 회수 대상이 아닌 장기 성장 자산으로 편입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세라비를 통해 쌓은 더마 브랜드 글로벌화 성공 공식을 활용해 고운세상코스메틱 역시 비슷한 성장 드라이브에 올라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로레알은 기존 인수 브랜드들처럼 Dr.G를 중심으로 글로벌 유통망 확대와 제품 라인업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투자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치면서 아시아에서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