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공시대상기업집단]롯데그룹, '자산 재평가' 효과로 재계 5위 탈환롯데쇼핑 잠실 토지 가치 8조→17조 반영, 손상 차손 확대로 순손실 '부담'
정유현 기자공개 2025-05-09 07:56:12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1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자산 재평가 효과에 힘입어 2년 만에 재계 5위 자리를 되찾았다. 포스코그룹을 근소하게 앞서며 '톱5' 복귀에 성공한 것이다. 보유 부동산 가치가 자산총액 상승을 견인했지만 업황 악화에 따라 수익성이 둔화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롯데는 올해도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확보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2년 만에 포스코 제치고 5위, 자산 총액 143조원대로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발표한 '2025년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한 계단 상승하며 재계 5위에 올랐다. 2023년에는 포스코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약 13년 만에 롯데를 제치고 5위에 올라섰다. 2024년까지 순위에 변동이 없었지만 올해 변화가 생긴 것이다.

롯데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143조3160억원, 계열회사 수는 92개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계열사는 4개 줄고 자산총액은 10.38% 증가한 수치다. 6위인 포스코그룹과의 차이는 5조5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4위인 LG그룹과는 40조원 이상으로 벌어진 상태다.
롯데그룹은 1997년 재계 순위가 10위였다가 급격히 몸집을 키우면서 2010년에 5위까지 올라섰다. 한때는 4위인 LG그룹을 바짝 추격할 정도로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중국발 경제 위기 등 대외 변수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 속도는 둔화됐다. LG와의 격차는 점차 벌어졌지만 2022년까지 재계 5위 자리는 유지했다.
최근 5년간 롯데그룹의 자산 총계는 120조원대 박스권을 횡보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등의 금융 계열사 매각 등으로 대규모로 자산이 축소됐지만 바이오·2차전지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총자산 규모는 일정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 축소의 배경 중 하나는 2019년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 1116호다. 이 기준은 리스 계약을 부채와 사용권 자산으로 인식하도록 변경한 것이다. 기존에는 임대료를 단순히 판관비로 처리했는데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표에 직접 반영하게 됐다. 그 결과 저수익 점포에 대한 손상차손이 급증하고 회계상 순손실 규모도 커졌다.
롯데쇼핑은 이에 따라 비핵심 자산 매각과 핵심 자산 리뉴얼로 대응에 나섰다. 일부 부동산과 점포는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됐고 리츠(REITs)를 활용한 자산 유동화 전략도 병행됐다.
자산을 줄이는 한편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지속됐다. 2022년 롯데는 칼리버스와 EVSIS를 인수해 전기차 충전 기술 기반을 마련했고, 2조7000억원을 들여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그룹에 편입시켰다. 바이오 부문에서도 2030년 기업가치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미국 시러큐스에 위치한 공장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15년 만 롯데쇼핑 자산 재평가 실시, 업황 악화로 순이익 감소 상위
롯데그룹이 2025년 자산 규모가 140조원대로 상승한 것은 지난해 말 진행한 자산 재평가 효과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40-1 외 976필지를 재평가 받은 것이 재무제표에 반영된 것이다.
이번 재평가로 토지 장부가는 기존 8조2680억원에서 17조7350억원으로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평가 차익 9조4665억원이 반영되며 롯데쇼핑은 재평가잉여금 7조1795억원을 인식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자본총계는 2023년 말 10조8364억원에서 2024년 말 17조951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그룹 전체의 자산총계 상승과 재계 순위 변화로 이어졌다.
다만 롯데그룹의 순이익이 감소세를 탄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공시집단 기업 중 순이익(-2조7890억원)이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재평가로 자산 총계는 늘었지만 이 과정에서 손상차손(7450억원)이 발생하면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1조63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도 전기차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권에 대한 손상도 발생하면서 그룹 전체의 순이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자산 재평가를 통해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본업 중심의 체력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는 고민이 클 것"이라며 "올해 역시 재무구조를 더욱 탄탄히 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 구조 고도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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