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ction Radar]중국 AI 반도체 옥죄는 트럼프 '삼성·SK 우회로 탐색'메모리 납품 직격탄 우려, 미국 투자 압박 강화
김도현 기자공개 2025-05-15 09:11:21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16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확전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정상적인 사업 영위가 어려워진 영향이다.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업체는 중국과의 접점을 유지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단번에 놓기에는 거대 시장이어서다. 대신 미국 투자를 늘리는 등 두 나라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마저 '불만 기색', 신규 정책 예의주시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마련한 AI 반도체 수출통제를 철회할 방침이다. 대신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대체할 계획이다.
당초 해당 조치는 이달 15일(현지시각)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일반 국가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우려 국가 등으로 등급을 나눠 차별적으로 AI 반도체를 제재하는 것이 골자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 규칙을 수립하기 전까지 반도체 전반에 대한 수출통제를 엄격히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핵심 타깃이 중국인 점은 동일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대만 등 AI 칩 주요 생산국은 물론 말레이시아, 태국 등 후공정 생산라인이 있는 지역에서 중국으로 반도체를 보내는 자체를 틀어막을 가능성이 크다.
관련 산업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에 치명타다. 그간 사양을 낮춘 'H20' 등을 중국에 공급하는 데 이마저도 무산될 수 있어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오히려 (AI 반도체 등) 기술을 수출해야 우리가 세계의 AI를 주도할 수 있다"며 "우리가 어떤 시장을 포기하면 그 자리를 다른 곳이 차지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찬가지로 H20에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제공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비상이다. 이미 미·중 갈등으로 중국 내 메모리 생산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또 다른 매출처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H20보다 더 사양을 하향 조정한 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엔비디아의 연간 중국 매출은 20조원대 중반에 달한다. 이는 전체 매출의 10%대 초중반이다. 엔비디아가 현지 공략을 늦출 수 없는 배경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고객 움직임에 맞춰 레거시 HBM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와 연결고리가 시급한 삼성전자가 좀 더 적극적이라는 후문이다.

다만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 눈치도 봐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엔비디아는 미국 내 수백조원을 들여 AI 가속기 및 슈퍼컴퓨터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생산 시설을 두지 않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인 엔비디아가 내린 파격적 결단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 TSMC와 폭스콘, 위스트론, SPIL 등이 함께할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도 현지 투자를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텍사스주에 파운드리 라인을 세우고 있다. 추후 메모리 생산기지가 들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시설을 설립할 예정이다. 역시 추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궁극적으로 현지 고객과의 네트워킹 강화 차원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TSMC 등 해외사 투자가 부각됐다. TSMC의 경우 애리조나주에만 3번째 공장을 착공했다. 마이크론, 인텔 등도 자국 내 증설을 확정했다.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화웨이 등 '메이드 인 차이나' 고성능 칩 등장
미국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미국 제재 이후 중국 반도체 산업이 오히려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은 반도체 자립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자국 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황 CEO는 공식석상에서 "중국은 AI 분야에서 미국에 밀리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은 막대한 부를 가졌고 기술적인 능력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저력을 대외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그는 화웨이를 콕 집었다. 화웨이는 중국 협력사들과 자체 AI 칩 개발 및 양산에 나서고 있다. 직접 제작한 '어센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AI 외에도 다양한 디바이스가 중국산 반도체가 본격 활용되는 분위기다.
중국은 반도체를 넘어 AI 솔루션, 로봇 등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10년 가까운 미국 견제와 별개로 중국 테크업계는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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