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빅딜 리부트]'가전 맞수' 삼성·LG, HVAC 타고 불황 넘는다AI 데이터센터 등 수요 급증, 기술·네트워크 확보전 본격화
김도현 기자공개 2025-05-15 09:04:35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11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HVAC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전업계의 돌파구로 꼽힌다.양사는 가전을 넘어 HVAC 분야에서도 라이벌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격적인 인재 영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핵심 응용처로 부상한 만큼 빅테크와의 접점을 마련하기 위한 물밑 작업도 분주한 상태다.
◇'에어컨에서 칠러까지' 240조 시장 공략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HVAC 시장 규모는 2024년 1659억달러(약 240조원)에서 2032년 2569억달러(약 37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AI, 로봇,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등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 성장하는 영향이다.
HVAC은 냉방과 난방, 실내공기질 관리 등을 위한 공조를 통합하는 개념이다. 시스템 에어컨 등을 통해 관련 노하우를 확보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수년간 HVAC 사업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플랙트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로 고객별 니즈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 및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플렉트는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 고효율 공조 설비를 제공해왔다. 대형 데이터센터 영역에서도 입지를 다지는 단계다. 삼성전자와 합쳐지면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받는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공조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면서 판매채널을 강화한 바 있다. 플렉트를 품으면서 유럽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게 됐다.

LG전자의 경우 좀 더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한국, 북미, 유럽, 인도 등 5개의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현지에서 HVAC 사업 연구개발(R&D)부터 판매, 유지보수 등 전 단계를 책임지는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작년 말 정기인사 시즌에 ES사업본부를 신설하면서 HVAC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근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접으면서 더욱 HVAC에 집중할 방침이다.
LG전자는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여러 아이템을 내세워 HVAC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 LG CNS 등 계열사가 뭉쳤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은 것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조주완 최고경영자(CEO)를 필두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현신균 LG CNS 사장이 사티아 나델라 MS CEO를 만나기도 했다. AI 데이터센터를 증설 중인 MS와 HVAC 확산에 속도를 내는 LG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작년 인수 경쟁, 추후 M&A 가능성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존슨콘트롤즈 HVAC 사업부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존슨콘트롤즈는 1880년부터 미국 내에서 건물용 자동 온도 시스템 사업을 영위한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존슨콘트롤즈의 기술 노하우는 물론 글로벌 영업망까지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결과적으로 보쉬가 해당 사업부를 약 11조원에 품게 되면서 양사는 고배를 마셨다.
추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플랙트 인수는 그 신호탄으로 읽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도 글로벌 HVAC 시장에서는 아직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며 "여러 레퍼런스와 네트워크를 쌓아야 하기 때문에 JV,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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