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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격증명, 일상 속으로…전환 초읽기 정부·대학·기업 주도 디지털 배지 확산, 자격검증 방식 패러다임 변화

이종현 기자공개 2025-05-19 14:36:31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9일 14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자격증명이 기존 종이 기반 자격증명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인증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교육기관,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외연이 빠르게 확장되는 분위기다. 디지털 전환(DX)의 흐름 속에서 자격증명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고 있다.

◇일상에 스며든 디지털 자격증명

디지털 자격증명이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영역은 대학가다. 중앙대학교는 2025학년도 신입·편입생에게 종이 입학증명서 대신 디지털 배지 형태의 자격증명을 발급했고,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학부 졸업생 1500여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배지로 학위증을 수여했다. 건국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디지털 배지 전용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3500백여명의 신입생에게 디지털 입학증명서를 발급했다. 두 대학은 디지털 ID 기반의 인증체계 도입도 검토하고 있어 향후 학사관리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변화는 대학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4500만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 모바일 재외국민 신원확인증, 모바일 국가보훈등록증, 모바일 공무원증 등 다수 모바일 신분증을 확대하며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감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온라인 발급 확대와 민원 신청 시 제출 서류 간소화 정책을 통해 디지털 행정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같은 디지털 행정 및 사회 기반 구축 흐름 속에서 디지털 자격증명은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신원, 경력, 학업 등의 자격을 종이 없이 온라인으로 인증·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 편의성과 서비스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블록체인·DID 기반, 신뢰성과 보안성 확보

디지털 자격증명은 디지털 환경에서 개인의 자격이나 성과를 전자적으로 기록하고, 제3자와 안전하게 공유·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인증 수단이다. 기존 종이 증명서가 위조·분실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반면, 디지털 자격증명은 블록체인 등 최신 보안 기술을 기반으로 위·변조가 가능성이 낮다. 또 QR코드, URL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검증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자격을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점은 사용자 측면에서 큰 장점이다. 발급 비용과 관리 부담도 종이 기반 시스템에 비해 훨씬 낮아, 인증기관이나 기업, 학교 등 발급 주체의 운영 효율성도 개선된다. 또 자격·이력 정보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어, 단순 증명서 발급을 넘어 학습·경력 기반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기업과 대학들이 디지털 자격증명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IBM은 지난 2015년부터 '디지털 배지 프로그램'을 통해 기초·중급·고급·전문가 등 4단계로 구성된 디지털 배지를 교육 이수자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배지는 전 세계 협력사 채용 시 유효한 자격으로 활용된다.

세계 최대의 비영리 교육 평가 기관 ETS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토익 성적증명서를 디지털로 발급하고, QR코드를 통해 진위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은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학위 발급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졸업생은 해당 학위를 이메일이나 포털 링크를 통해 검증할 수도 있다.

국내 공공 부문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약 1000여종의 국가자격증을 디지털 배지로 전환해 발급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맞춤배움길 플랫폼을 통해 학습 이력 기반의 디지털 배지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는 관련 부처와 함께 ‘디지털 배지 총괄 협의체’를 구성하고, 자격증명의 표준화 및 신뢰 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을 활발히 논의 중이다.

◇확산되는 디지털 자격증명 시장, 민관 움직임 본격화

시장조사 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자격증명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약 15억8510만달러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14.8%씩 성장해 2033년에는 63억204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의 인재 채용, 정부의 공공행정, 교육기관의 학사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인증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민간 기업들도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디지털 자격증명 솔루션 개발과 사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보안 인증 플랫폼 기업 라온시큐어는 자사의 블록체인 기반 자격증명 플랫폼 '옴니원 배지'를 통해 교육기관과 기업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앙대, 건국대, 경민대 등 주요 대학은 물론, 마이데이터랩, 크라우드아카데미 등도 옴니원 배지를 통해 디지털 자격증명을 도입하고 있다.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초기 도입 부담을 낮추는 핵심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자격증명이 단순히 종이 자격증의 디지털화에 그치지 않고, 신뢰 기반의 사회적 인증 생태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기술 설계, 상호운용 가능한 표준화 체계, 법적 효력 확보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자격증명은 높은 보안성과 편의성을 기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과 정부기관 모두 디지털 인증 기반의 구조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이 사회 전반에 확산됨에 따라 디지털 자격증명 시장도 함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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