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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웅진코웨이 인수금융 선점 우리銀 매각자 금융 제공키로…부대조건으로 우투증권 공동자문 계약

박준식 기자공개 2012-04-23 11:06:33

이 기사는 2012년 04월 23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웅진코웨이 경영권 지분 매각에 쓰일 매매 상대방의 인수 금융과 거래 자문 서비스를 통한 수수료 수입을 사실상 선점했다.

23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웅진그룹 경영진과 협상을 통해 매각자 금융(Staple financing)을 주선하고 이를 근거로 우리투자증권이 매각 자문사로 일하는 계약을 오는 24일 체결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웅진그룹에서는 웅진코웨이가 계약 주체가 되어 우리은행과 주식담보 대출 계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우리투자증권은 기존 골드만삭스증권과 함께 공동 매각 주관계약을 맺는 게 주요 내용이다.

웅진그룹은 그룹의 재무적 안정과 미래사업 설계를 위해 웅진코웨이 매각을 결정했다. 웅진코웨이 경영권 지분 31.04%의 매각 예상 가치는 약 1조3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웅진그룹은 이 매각에 심혈을 기울이며 글로벌 투자은행(IB) 중 최고로 꼽히는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했고 이번 매각자 금융주선을 통해 잠재 인수자들의 경쟁을 독려하고 거래절차를 신속하게 이끌 계획이다.

통상 M&A에서 타깃 지분의 매입을 위한 인수 금융은 매수자 측이 주도해 금융권의 조건 등을 따지게 된다. 그러나 웅진코웨이와 같이 거래규모가 1조 원 이상으로 크고 인수자들의 대(對) 금융권 협상력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는 매각자가 공정한 경쟁구도를 조성할 목적으로 이른바 '셀러 파이낸싱'을 준비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8년 두산그룹이 ㈜두산의 주류 포장용기 제조사업이었던 옛 두산테크팩(약 4000억 원, 부채 2000억 원 포함) 매각을 위해 거래자문을 하나IB증권에 맡기고 같은 계열그룹 하나은행에 매각자 금융을 알선한 사례가 있다.

두산은 당시 이런 금융구조를 통해 두산테크팩 매각 절차를 개시한지 약 한 달 만에 모든 거래를 마무리하는 신속함을 보였다. 당시 거래는 한국 골드만삭스 기업금융 대표 출신으로 하나IB증권 사장을 맡았던 이찬근 현 KB국민은행 대기업금융 부행장이 주도했다.

이번 웅진코웨이 매각자 금융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M&A 시장에는 웅진코웨이 이외에도 수천억 원대의 메가딜로 △하이마트(약 3조 원, 부채 포함)와 한국항공우주산업(1조5000억 원 안팎) △LIG넥스원 49%(5000억 원 이상) △ING생명(약 4조 원 이상) △교보생명 소수지분(약 33%, 2조 원 예상) 등이 출회돼 있다. 국내 금융권의 인수금융 조달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레버리지가 필요한 이런 메가 딜이 한꺼번에 쌓인 것은 분명한 부담으로 지적된다.

웅진그룹과 골드만삭스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매각자 금융을 주선하고 거래를 신속하게 앞당겨 끝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웅진코웨이 인수에는 국내 롯데그룹과 해외 하이얼 등 전략적 투자자(SI) 외에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등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조건 없는 경쟁을 벌일 경우 사모펀드들은 △신용도나 △대 금융권 협상력 △투자 여력 등의 측면에서 유리한 롯데 등 전략적 후보들에 밀릴 수밖에 없다. 웅진그룹은 이런 상황에서 좀 더 공정한 게임을 주선해 매각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번 인수전이 과열 경쟁으로 턱없이 가격이 올라하는 것은 분명 인수자 입장에서 부담이다. 그러나 매각자 금융은 예비 후보들에 일종의 옵션이 될 수 있다. 인수금융 조달을 끝내지 못해 베팅 기회를 잃을 수 있는 해외 후보나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를 근거로 국내 전략적 후보들과 경쟁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후보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데 성공한다면 기존 자금조달 조건을 근거로 제2의 금융 파트너와 다시 한 번 금융협상을 벌일 수도 있다. 웅진은 이러한 우선협상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은행과 우선권은 보장하되 추후 경쟁 금융사 조건에 따라 약속을 파기할 수 있는 면책적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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