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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개선 vs 투자자 보호..'양날의 칼' 부실 속도·기존 투자자 피해 'Up'···투기의 장 '변모'

김동희 기자공개 2012-05-30 09:48:46

이 기사는 2012년 05월 30일 09: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주의 환기종목(이하 환기종목) 제도는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 양날의 칼로 작용했다. 경영개선에 나설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부실을 더 빠르게 촉진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투자자에게도 보호라는 혜택만 제공한 것이 아니다. 이미 기업에 투자했던 주주와 채권자들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금줄 역할을 했다. 투자 회수는 제대로 못하고 손실액만 더 커진 것이다.

최근에는 정상 기업으로 올라갈 수 있는 환기종목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으면서 새로운 투기 종목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환기종목기업, 70% 부실화…자금 조달 '골머리'

지난해 환기종목에 지정된 33개 기업 가운데 30%인 10개 기업이 정상 기업으로 돌아왔다. 다스텍, 룩손에너지, 승화산업, 아로마소프트, 알앤엘삼미, 에스에이티, 에스큐엔(제이웨이), 웰메이드, 정원엔시스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대부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거나 최대주주 등의 유상증자로 재무건전성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반면 환기종목 지정기업의 45%인 15개사가 부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7개사가 상장 폐지됐으며 8개사가 관리종목(상폐 실질심사 진행기업 3곳 포함)에 지정됐다. 다시 환기종목에 지정된 8개사까지 포함하면 70%의 기업이 여전히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금조달이 가장 큰 문제였다. 유상증자를 비롯해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연계채권(ELB) 발행까지 쉽지 않았다.

상장폐지 된 7개 기업 가운데 4개사가 자금조달에 실패했다. 나머지 3개사는 일반 공모로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10억원 이상의 자금조달에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정상 기업으로 돌아온 10개사 가운데 5개 기업은 1년 동안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 내부 유보금이 남아있거나 보유 자산매각 등으로 경영을 정상화 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5개 기업은 최대주주 등을 통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평균 27억원을 조달했다.

최대주주의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은 영업이 안정되면서 비교적 쉽게 정상화할 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던 셈이다.

◇허울뿐인 투자자 보호…일각 "일반 공모 자금 관리 필요"

투자주의 환기종목 제도가 투자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 되레 상장폐지나 파산을 우려한 기존 투자자들이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며 손실을 키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최대주주의 지원 의지를 지켜본 일반 투자자들이 증자에 참여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실제로 올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환기종목 8개 기업 중 4개 기업은 3자 배정 유상증자와 일반 공모 유상증자(공모 CB·BW발행 포함)를 혼용해 자금을 조달했다.

국제디와이는 지난해 7월 일반 채권자를 상대로 사모 BW 24억원어치를 를 발행했다.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더라도 기업 정상화를 바랐기 때문이다. 국제디와이는 1개월 뒤 공모 BW 10억원어치를 발행, 투자를 유치했다.

주식시장에서 퇴출된 엘앤씨피는 공모로 자금을 조달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상장폐지를 신청, 투자자를 울렸다.

최근에는 정상 기업으로 올라갈 수 있는 환기종목이 투자처로 각광받으면서 새로운 투기의 장의 형성되는 분위기다. 올해 정상기업으로 분류된 10개 기업은 환기종목 탈피이후 주가가 50~100% 가량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환기종목 기업의 일반 공모 유상증자 대금의 사용처와 유출입 관리에 나설 방안도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주의 환기종목은 일반 투자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역할을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투자손실을 더 키우게도 한다"며 "대박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 발굴이 가능한 상황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나 최대주주 변경만을 문제 삼고 있어 일반 공모 자금을 유용할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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