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1000만 광해, CJ 400억 벌었다 벤처캐피탈, 수익률은 100% 넘지만 회수 금액은 '미미'

권일운 기자공개 2012-10-23 14:57:25

이 기사는 2012년 10월 23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로 벌어들인 수익은 대부분 CJ의 몫인 것으로 나타났다. CJ그룹의 미디어 계열사인 CJ E&M과 CJ CGV는 투자-제작-배급-상영을 망라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춘 덕분에 400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99억 원에 달하는 광해의 총 제작비 가운데 50억 원을 부담한 벤처캐피탈들은 투자한 원금을 2배 이상 불리게 됐다. 하지만 6곳의 벤처캐피탈이 함께 투자한 까닭에 업체당 투자 금액은 3억~1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회수 금액 역시 크지 않을 전망이다.

◇ 99억 원 들어간 광해...매출액은 750억 원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9월 13일 막을 올린 광해는 이달 22일까지 총 1033만4200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토요일인 지난 20일이었다. 통합전산망 상에 집계된 매출액은 750억2700만 원이다.

1년에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2편 이상 등장한 것은 사상 최초다. 앞서 7월에 개봉한 '도둑들'이 1298만 명의 관객을 기록한 데 이어 불과 2달 만에 1000만 관객 영화가 다시 등장했다. 역대 흥행 순위로는 도둑들이 1위, 광해가 5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광해의 제작비는 총 99억 원. 이 가운데 실제로 작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순제작비는 63억 원이었다. 최정상급 배우인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데다가 사극의 특성상 세트나 의상, 촬영 등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야 한 탓에 순제작비가 최근 제작된 한국 영화들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홍보와 여벌의 영화 필름을 찍어내는 데 쓰이는 P&A(Printing & Advertising) 비용도 36억 원 투입됐다. P&A비용은 이른바 '대작'이거나 흥행작일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개봉에 앞서 강력한 마케팅을 펼치거나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상영관을 늘리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광해 역시 30억 원이던 P&A비용을 최근 들어 36억 원으로 증액한 것으로 전해졌다.

◇ 100% 수익률 기록한 벤처캐피탈,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크지 않아

광해의 제작비 가운데 벤처캐피탈이 부담한 금액은 약 50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에 참여한 벤처캐피탈은 CJ창업투자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 BMC인베스트먼트, 이수창업투자, 동문파트너즈, 대성창업투자 등이다.

벤처캐피탈들은 광해가 1000만 관객을 기준으로 100~105%의 수익을 안겨다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억 원을 투자하면 약 20억 원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50%가 '꿈의 수익률'로 통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흥행 실적에 비해 '대박' 이라고 부를 정도로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투자 금액이 많지 않았으니 회수금액 역시 적다는 논리다.

통상 영화 한 편당 벤처캐피탈이 부담하는 제작비 비중은 많게는 70%에 달하지만 광해의 경우에는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이를 6곳의 벤처캐피탈이 나눠 투자하다 보니 업체당 투자 금액은 3억~10억 원이었다. 총제작비 50억~60억 원 짜리 프로젝트에 벤처캐피탈 한 곳이 많게는 15억 원씩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광해 투자를 검토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약정액 100억 원 짜리 펀드에서 3억 원 투자해 100% 수익률로 6억 원 회수해 봤자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서 "지난해 10월 CJ E&M이 광해 투자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룸(Room)을 제공하지 않았던 탓에 까닭에 벤처캐피탈들끼리 경쟁이 심했다"고 말했다.

◇ CJ "제작·배급·상영으로 벌고, 투자수익은 덤"

광해의 제작비 가운데 나머지 약 40억 원은 CJ E&M이 직접 투입했다.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주연 배우의 무게감 등을 감안했을 때 흥행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리스크가 적고 흥행이 보장된 작품의 경우에는 제작·배급사가 직접 메인 투자자로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구조 탓에 매출액 750억 원 가운데 제작비를 뺀 650억 원의 상당 부분은 CJ E&M의 몫이 된다. 650억 원에서 부가세(10%)와 영화발전기금(3%)를 제외한 금액의 절반은 제작사인 CJ E&M이 차지한다. 나머지는 상영관에 지불하지만 CJ 그룹이 운영하는 상영관인 CJ CGV가 4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광해의 배급도 맡고 있는 CJ E&M은 상영관 몫 가운데 10%를 배급 수수료로 또 가져간다. 제작-배급 일관 체제를 갖춘 제작사가 늘어나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제작비와 각종 수수료, 세금과 공익성 기금 등을 제외한 나머지 200억 원 역시 제작사와 투자자가 6대 4로 나누는 게 관례다. 여기서도 제작사 자격으로 100억 원 이상을 챙기고 메인 투자한 지분에 대해서도 수익을 돌려 받는다.

결국 개봉 수입 가운데 벤처캐피탈의 몫은 1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기서도 CJ E&M에게 떼 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벤처캐피탈의 펀드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한 CJ E&M의 지분율 만큼 수익을 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해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가운데 CJ E&M의 출자를 받지 않은 곳은 한 곳도 없다. 펀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CJ E&M의 지분율이 높은 경우는 33%에 달한다. 평균 지분율을 20%라고 가정한다면 CJ E&M은 추가로 20억 원을 더 벌어들일 수 있는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