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1월 08일 13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독약품은 지난 9월 48년간 합작파트너 관계를 유지했던 사노피아벤티스(이하 사노피)와 공식 결별했다. 사노피가 보유한 한독약품의 지분 50%를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과 특수관계인, IMM PE에서 인수했다. 이 과정에 김영진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46.83%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면서 '홀로서기'에 나설 여건을 갖췄다.그러나 독자경영 노선을 선언한지 두 달 만에 또다시 이스라엘계 다국적 제약사 테바와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약업계 일각에선 한독약품이 또 '보따리상'을 자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합작사 설립 왜?…수익성 악화·신용등급 강등
8일 업계에 따르면 한독약품은 현재 다국적 제약사 테바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예비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테바는 전세계 12위, 제네릭(복제약) 1위 제약사다.
한독약품이 두 달 만에 다시 합작회사를 추진하는 이유는 현재의 경영난을 타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약가인하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으며 사노피와의 결별로 신용등급이 하락됐기 때문이다.
한독약품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18% 급감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역시 822억 원과 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0.19%, 32.9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떨어지고 있다. 2010년 9.2%에서 2011년 6.5%, 올해 상반기 5.1%로 감소했으며, 올해 3분기엔 3.7%에 그쳤다. 또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나타낸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올해 상반기 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5.1% 감소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일괄약가인하 정책으로 자체 개발 신약이 없고 수입약 의존도가 높았던 한독약품의 타격이 컸다"면서 "사노피의 당뇨병치료제 '아미릴' 등 주력 수입의약품의 약값이 크게 인하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독약품의 상품매출은 전체 매출의 42.2%로 2007년 25.8%보다 크게 늘었다. 상품매출은 다른 업체가 생산한 제품을 도입·판매해 올린 매출을 말한다.
따라서 한독약품이 합작회사를 설립, 국내 시장에서 테바의 제네릭 판매를 통해 실적 회복 등 수익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사노피와의 결별로 강등된 신용등급도 테바와의 합작회사 추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일 한독약품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세계 최상위 제약사인 사노피와 결별하면서 사업 안정성이 떨어지고 잠재적 재무지원 가능성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한독약품은 새로운 해외 파트너를 잡아 안정성을 확보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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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 홀로서기…신약개발 등 성장동력 필요
문제는 그동안 해외 파트너사 제품에 의존해 온 한독약품의 영업방식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제약사의 도매상을 자처해서는 홀로서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한독약품이 독자경영을 선언하면서 밝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등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독약품은 신약을 배출한 경험이 없을 뿐더러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3.7%로 국내 상위제약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독약품의 제네릭 비중이 낮은 만큼 테바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면 단기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독자경영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테바와의 합작에 대해 한독약품의 한 관계자는 "예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거래가 성사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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