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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업계, '핑크빛' 해외공략의 허실 새해들어 경쟁적 진출 선언..'질적성장' 고민해야

신수아 기자공개 2013-01-04 18:10:26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4일 1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3년 새해가 밝았다. 경기불황이란 단어를 달고 살았던 식음료 업계가 2012년을 등지며 새해를 향한 핑크빛 전망과 신년사를 쏟아내고 있다. 개중에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해외시장'이다. '해외시장 진출 원년', '해외시장 공략', '해외시장의 저변 확대' 등 각 기업의 신년사와 증권사의 리포트엔 기대감으로 울긋불긋이다.

식음료 내수 시장은 경쟁이 심화되며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성숙단계에 접어든 이상 큰 폭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인구의 절대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식음료 사업의 특성상 신시장 확보는 매우 효과적인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생각해 구매력이 떨어지는 인구의 노령화나 소비패턴이 현저히 다른 1인 가구의 증가 등 내수 시장이 직면한 상황을 해외시장에 확보한 새로운 '소비자'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의 제일선은 중국과 아시아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모든 업체가 군침을 흘리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숱한 업체들이 중국시장에 발을 디뎠다. 미디어와 업체들은 해를 넘긴 기대감에 부풀어 100개, 500억, 1조, 25% 해외 매출 성장 등 핑크빛 전망을 옮겨적으며 중국 시장 앓이를 시작했다.

일견 해외 시장에 대한 기대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해외시장에서 극복하겠다는 다짐에 대한 우려가 아니다. 수치로 환산된 장미빛 전망으로 감춰진 질적성장에 대한 우려다.

일단 해외 시장에서 롱런하기 위해선 상당 기간의 업력을 필요로 한다. 시장 조사부터 현지 적응을 거쳐 이익이 투자를 넘어서기까지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 대형 음식료 업체들이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적극적인 해외 사업을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다. 이미 20년을 훌쩍 넘기며 공들인 업체들도 전부 웃을 수 없다는 사실에 더 주목해야한다.

중국 시장 진출의 원년 멤버이자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는 오리온이 동종기업보다 돋보였던 이유는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된 탁월한 현지화 때문이다. 포장부터 상표명까지 모두 현지의 호감도에 맞췄다.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풀무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양인들에게 익숙치 않은 '말캉말캉'한 두부를 오랜시간에 걸쳐 현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치즈 형태로 변신시키며 미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반면 쓰라린 실패를 맛 본 업체도 부지기수다. 크라운제과는 2005년 조리퐁의 인기를 등에 업고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과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연이은 손실에 결국 철수에 나섰다. 시장을 읽는 복안이 부족해 현지인의 입맛을 잡는데 실패했다는 설명이다. 부동의 1위 롯데제과도 중국시장에선 맥을 목추고 있다. 유통 채널 확보가 어려운 탓도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에 소홀했던 탓도 있다.

또한 식품업은 외부 요인에 취약하다. 특히 소맥이나 원당 등 원재료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국제 곡물가격의 영향이 불가피하다. 수입과 수출이 유기적으로 엮일 때는 환율 역시 변수로 등극한다. 돌발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벤조피렌 파동으로 라면 수출에 타격을 입었던 농심이 있다면 중국의 멜라닌 분유파동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매일유업도 있다. 이런 풍토는 자국의 상품보다 타국의 것에 더욱 가혹한 법이다. 불가항력의 요인들 조차 충분히 가늠해야한다.

더불어 해외에서 국내 인지도는 큰 의미가 없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에 마케팅 및 유통채널 확보, 진출 시점까지 모두 박자가 맞아야한다. 설령 이렇게 시장에 진입해도 실제 이익으로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

새해 너도 나도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한편으로 해외시장 역시 다국적·자국 기업의 과다 경쟁으로 수익성이 하락도 우려되는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 진입 초기 단계인 국내 내수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은 도약의 기회와 도태의 위기가 공존한다는 뜻이다.

수년전 이미 중국을 필두로 한 해외시장이 국내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의 각축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막상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많지 않다. 성공적으로 볼륨을 키웠을 망정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모기업이 출혈을 감행하며 덩치만 키웠을 뿐 매장당 실질 이익이라던가 끼워팔기 등을 배제한 절대적 상품 판매의 증가 등 질적인 성장이 이에 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

유수의 기업들이 이를 모를리 없다. 그럼에도 수치의 기대감에 가려진 질적 성장에 대한 고민이 아쉽기만 하다. 해외 시장을 향한 식품업계의 애절한 울림에 조심스런 우려가 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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