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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이화, '무상수증' 두양산업 합병 수순 밟나 완전자법인 합병 과세특례 적용받기 위한 수순 '해석'

강철 기자공개 2013-01-16 16:48:59

이 기사는 2013년 01월 16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이화가 무상수증 방식으로 두양산업(옛 일광산업)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합병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양석 한일이화 대표가 양도가 아닌 증여 후 합병을 하는 방법으로 감세 혜택을 노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이화는 16일 경영참여 및 기업가치 제고 목적으로 유양석 대표와 박성정 두양산업 대표가 보유한 두양산업 지분 15만3000주(100%)를 무상으로 증여받는다고 밝혔다.

유양석 대표가 지분 13만3000주(86.9%)를, 박성정 대표는 지분 2만주(13.1%)를 한일이화에 증여한다. 한일이화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양사의 공통점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일이화가 조만간 두양산업을 합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을 통해 지난 3년 간 빠르게 성장한 두양산업을 접목시켜 한일이화 자산가치의 성장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7년 한일이화 그룹사에 편입된 두양산업은 한일이화에 대한 매출 증가와 함께 빠른 사세 확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353억 원이었던 자산은 2011년 1095억 원으로 늘어났고, 297억 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1146억 원으로 증가했다.

한일이화에 대한 매출은 2009년 107억 원에서 2011년 600억 원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한일이화 매출 비중도 36%에서 52%로 늘어났다. 2011년 당기순이익 230억 원을 기록한 두양산업이 기업가치를 약 1460억 원으로 평가받은 것도 한일이화라는 확실한 매출처가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두양산업이 짧은 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보이면서 주력 제품인 자동차 내장제 생산의 중복되는 사업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를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유양석 대표 개인 지분 100%를 한일이화에 넘긴 것은 완전자법인 합병에 대해 주어지는 과세 특례를 적용받기 위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부과 규정에 따르면 수혜법인과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이 30%를 초과할 경우 수혜법인의 지배주주는 영업이익을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유양석 대표는 지분의 양도가 아닌 증여를 통해 감세 혜택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딜의 경우 증여를 받은 한일이화에만 증여세가 포함된 법인세 부과된다. 유양석 대표 개인에게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 후 유 대표가 얻게 될 차익에 대해 일정 부분 세금이 적용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단기적으로 유 대표 개인 자금이 들지 않는 부분에 주목해 증여를 택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의 당사자인 한일이화와 두양산업(옛 일광산업), 유양석 한일이화 대표의 관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한일이화는 유양석 대표의 부친인 유희춘 한일이화 명예회장이 1972년 설립한 자동차 내장제품 제조업체다. 도어트림(Door Trim) 등 자동차 내장제 및 상용차 시트(Seat)를 생산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중공업에 공급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로 코스닥 상장사인 탑금속과 대동(옛 신창전기), 선박 및 중장비 시트 전문 제조업체 한일내장 등이 있다. 2012년 3분기 기준 매출액 5743억 원, 영업이익 320억 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인 유양석 대표(28.57%)와 한일내장(0.63%), 한일C&F(0.31%) 등이 지분 33.5%를 가지고 있다. 한일이화 자사주 13.9%를 포함한 최대주주 우호지분은 약 47.5%에 달한다. 유양석 대표는 2009년 5월 대표이사직에 오르며 경영 일선에 나섰다.

두양산업의 전신인 일광산업은 자동차 내장품 제조업체 일광이 2001년 10월 충청남도 천안 공장을 분할해 설립한 업체다. 유양석 대표와 박성정 대표, 한일내장은 2007년 4월 문홍모 일광산업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100%(30만주)를 확보했다. 유 대표와 박 대표가 51%(15만3000주), 한일내장이 49%(14만7000주)를 인수하는 구조다. 인수 직후 사명을 두양산업으로 변경했다.

유 대표는 2009년 12월 부품 협력업체 덕진산업 지분 100%를 두양산업에 넘겨 합병시켰다. 이후 2010년 30억 원의 유상감자를 통해 한일내장 지분 49%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유 대표가 실질적으로 지분 100%를 보유하는 개인 회사를 만들었다.

결국 한일이화와 두양산업은 유 대표라는 동일한 오너를 두고 있는 관계회사인 셈이다. 유 대표는 자신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두양산업을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한일이화에 넘겼다. 한일이화는 오너가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를 자회사로 보유하게 됐다. 두양산업은 오너 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유 대표를 빼고라도 한일이화와 두양산업은 투자 협력 측면에서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두양산업은 현재 한일이화의 중국 법인인 강소한일모소유한공사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다. 한일이화는 2002년 중국 옌청에 위치한 기아자동차 현지 공장에 자동차용 내장재와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강소한일모소유한공사를 설립했다. 한일이화는 2010년 강소한일모소유한공사 지분 58%를 두양산업에 255억 원에 매각했다.

오너가 동일하기 때문에 가능한 거래였으나 이 거래에 대한 일부 주주의 반발은 심했다. 한일이화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10월 강소한일모소유한공사의 기업가치가 성장성을 감안하면 4000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하며 한일이화를 상대로 최대 3937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매출액이 지난 3년간 2배 가까이 증가한 회사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상호간에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지만 유양석 대표 개인과 계열사를 통해 긴밀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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