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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네트워크 강점 "발행사 자문은 나의 것" 이용국 클리어리 고틀립 대표 변호사

박상희 기자공개 2013-02-18 15:54:52

이 기사는 2013년 02월 18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거래와 관련해 삼성카드(2007년)·동양생명(2009년)·진로(2009년)·SKC&C(2009년)·만도(2010년)·삼성생명(2010년)·현대HCN(2010년), 하이마트(2011년)·CJ헬로비전(2012) 등의 기업이 갖고 있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서 동시에 해외투자자 모집을 병행했다는 점이다. 법률 자문사로 클리어리 고틀립을 선택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증권 발행 업무 중 IPO 관련 법률 자문은 심슨 대처 앤 바틀렛과 함께 외국계 로펌 시장을 양분하고 있을 만큼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한다.

심슨 대처가 주관사 측 자문에서 강점을 보인다면 클리어리 고틀립은 발행사 자문에서 강한 면모를 자랑한다. 특히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서 동시에 해외 트렌치를 통해 해외투자자를 모집하는 IPO의 경우 거래 완료 기준으로 거의 모든 기업이 클리어리 고틀립을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리어리 고틀립은 지난 20년 간 한국과 관련된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자본조달, 해외 투자 등에 관한 법률 자문을 제공해 왔다클리어리 고틀립은 지난해 10월 한국의 외국법자문사법 상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로 서울사무소를 설립했다. 이용국 서울사무소 대표변호사는 IPO 발행사 자문 시장을 평정할 수 있었던 비결로 오랜 경력 및 변호사들의 전문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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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상장 및 해외 트렌치 IPO 발행사 자문 시장 '평정'

이용국 클리어리 고틀립 대표 변호사는 "현재까지 해외 트렌치를 병행한 IPO 거래 중 상장이 완료된 거래는 모두 11건"이라며 "그 중에서 클리어리가 10건의 IPO에서 발행사를 법률 대리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과 비슷한 시기에 상장한 대한생명 IPO 1건을 제외한 모든 IPO의 발행사 법률 자문을 맡았다. 대한생명 발행사 법률자문은 심슨 대처가 맡았다.

해외 트렌치 병행 IPO의 시초는 2007년 상장한 삼성카드다. 삼성카드는 미국증권법에서 규정한 Reg S 조항과 144A 규정(Rule 144A)에 따라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서 해외투자자를 모집한 최초 IPO 거래였다. 삼성카드 사례 이전에는 상장을 통한 해외 투자자 모집은 미국이나 영국 등 외국 증시 상장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Reg S 방식은 미국 내 기관투자가는 참여할 수 없고, 144A 방식은 미국 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다.

클리어리는 해외 트렌치를 병행한 IPO 거래가 활성화되기 전 국내 기업의 해외 상장에서도 발행사 자문에 강한 자문을 보였다. SK텔레콤, KT, 우리금융지주, KB금융그룹 등 미국 증시에 상장한 8개 기업 중 6개 기업이 법률 자문사로 클리어리 고틀립을 선택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삼성물산·LG전자·LG화학 등의 영국 증시 상장, 기업은행·KT&G·삼성SDI·SK하이닉스 등의 룩셈부르크 상장, STX팬오션의 싱가포르 증시 상장 거래에서도 발행사는 어김 없이 클리어리를 찾았다.

◇ 삼성, SK, 롯데 등 대기업 네트워크 강점

클리어리 고틀립이 증권 발행 시장에서 발행사 측 법률 자문에 강점을 보일 수 있었던 건 강한 대기업 네트워크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된 삼성생명 IPO 발행사 자문 사례가 대표적이다.

"2007년 국내 IPO가 해외 트렌치 있는 구조로 바뀌었는데 처음 나온 거래가 삼성카드였다. 발행사 측에서 연락이 와서 이 거래를 클리어리가 자문했다. 또 생명보험사 상장 1호가 동양생명이었는데, 이 거래 발행사 자문 역시 우리가 맡았다. 삼성생명 IPO는 계열사인 삼성카드와 생명보험사 상장 1호인 동양생명 상장을 자문했던 경험 등 여러가지 면에서 클리어리가 적합하다고 발행사 측에서 판단했던 것 같다."

클리어리가 삼성그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건 비교적 오래된 일이다. 1990년 대 초반부터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계열사가 해외 채권을 발행하거나 GDR 형태로 주식을 발행할 때 함께 일을 많이 했다. 사실상 한국 관련 업무를 시작할 때부터 삼성그룹과 거래를 튼 셈이다.

삼성생명 IPO는 대한생명이 주관사 선정에 들어가면서 시장을 달군 뒤 얼마 안돼 전격적으로 등장, IB업계의 화제가 됐다. 일부 외국계 주관사는 삼성생명 거래 개시를 사전에 알고 대한생명 거래에서 발을 빼기도 했다. 클리어리 역시 삼성생명 거래가 시장에 알려지기 전부터 발행 자문사로 내정된 상태였다.

삼성그룹 거래를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 클리어리가 독점하다시피 맡다보니, 여러 IB 하우스에서 삼성 관련 딜을 클리어리에게 물어오는 건 당연지사. 이 변호사는 업계의 관심사인 삼성SDI나 삼성에버랜드 IPO에 대해선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선수를 치는 변호사 특유의 치밀함을 보여줬다.

SK와 롯데도 클리어리와 최근 몇 년 사이 일을 많이 한 그룹 중의 하나다. 최근 롯데하이마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한 롯데쇼핑의 발행사 자문을 클리어리가 맡았다.

"EB 발행은 채권 뿐 아니라 주식에도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발행사와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의 회사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클리어리는 EB 발행사인 롯데쇼핑과 EB 교환 대상인 하이마트에 대해 모두 잘 안다는 게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롯데쇼핑은 2006년 런던거래소와 한국거래소에 동시상장할 때 발행사 측 법률 자문을 맡았고, 하이마트의 경우 2011년 상장할 때 발행사 측 법률 자문을 맡았다."

SK그룹은 SK C&C, SK텔레콤 등의 상장 발행 법률 업무를 대리했다. 계열사 채권 발행은 물론 SK네트웍스에서 2010년 남미 광산 업체에 투자할 때 인수자문을 맡는 등 M&A 영역에서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게 인연이 돼 상반기 상장이 유력한 SK루브리컨츠 상장 자문도 발행사 측을 대리하고 있다.

◇ 록스텝·전문성 시스템 강점...5년 내에 홍콩 인력 한국 완전 이주

클리어리가 국내 대기업과 강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변호사는 오랜 경험과 개별 변호사의 전문성을 꼽았다. 클리어리는 자본 시장에서 한국 관련 업무를 20년 가까이 해 온 외국계 로펌이다. 또 대부분 변호사들이 증권 발행과 인수합병 등 여러 업무를 병행하는 여타 로펌과 달리 클리어리는 개별 변호사들이 한 가지 업무에만 집중한다.

홍콩 사무소에 근무하는 한진덕 변호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기업들의 주식 및 채권 발행 업무에 특화돼 있다. 한상진 변호사는 M&A 거래를 전문으로 한다. 한국 사무소에 주재하는 최재훈 변호사는 IPO 담당 전문이다. 이용국 대표 변호사는 증권 발행 업무 및 M&A 거래를 모두 담당한다.

이 변호사는 클리어리가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으로 록스텝(lock step) 시스템을 꼽았다.록스텝은 연봉이나 인센티브 등이 연차에 따라 동일한 시스템으로, 우리식으로 말하면 일종의 '호봉제'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고, 미국 현지에서도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회사는 손에 꼽힐 정도다.

"연봉 등의 보상이 연차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불필요한 경쟁이 없다. 딜 욕심 때문에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인데 나서든지 하는 부작용이 없다. 클라이언트가 필요로하는 최적임자를 찾아주기 때문에 클라이언트한테 최상이다. 직원들이 내 클라이언트라기 보다는 회사 전체 클라이언트라는 입장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파트너 변호사끼리 협조가 잘 된다."

외국계 로펌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활동하는 데 아쉬운 점은 없을까. 이 변호사는 미국 본사와의 이해상충 이슈를 꼽았다. 코오롱과 미국 듀폰사와의 아라미드 특허 소송이 대표적이다. 본사가 듀폰 쪽을 변호하고 있어 코오롱 쪽 변호 업무를 맡지 못해 아쉬웠다는 것.

클리어리는 올해 IPO 시장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SK루브리컨츠 IPO는 발행사 자문을, 현대로템은 주관사 측 자문을 맡고 있다. 올해 하반기 상장이 기대되는 미래에셋생명보험은 발행사 쪽 상장 자문을 맡고 있다. 역시 발행사 쪽 자문을 맡고 있는 만도차이나의 홍콩 증시 상장도 올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클리어리 한국 사무소는 파트너 변호사 5명, 카운슬 변호사 2명, 시니어 변호사 1명 등을 두고 있다. 올해 홍콩에 있는 파트너 변호사 2~3명이 한국 사무소로 옮길 예정이다.

"홍콩에서 처음 증권 발행 업무 시작할 때 파트너 변호사 2~3명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파트너 변호사만 15명 정도다. 한국 자본시장이 그만큼 발전했고,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5년 내로 홍콩에 있는 파트너 변호사 전부를 한국 사무소로 옮기는 게 목표다."

◆ 이용국 대표변호사 약력
△1986년 Princeton University (B.A.과정)
△1989년 Harvard Law School (J.D.과정)
△1989~1990년 김·장 법률사무소 근무
△1992년 뉴욕 주 미국변호사 자격 취득
△1992년 클리어리 고틀립 입사
△1999년 파트너 변호사 승진
△2010년 홍콩변호사 자격 취득
△2012년 클리어리 고틀립 한국사무소 대표 변호사

◆ 클리어리 고틀립 국내외 IPO 발행사측 법률자문
△ 기업은행 (룩셈부르크/2003)
△ 대신증권 (영국/2007)
△ 동양생명 (한국/2009)
△ 롯데쇼핑 (영국 및 한국/2006)
△ 만도 (한국/2010)
△ 삼성물산 (영국/2006)
△ 삼성생명 (한국/2010)
△ 삼성전자 (영국/1995)
△ 삼성카드 (한국/2007)
△ 삼성SDI (룩셈부르크/1999)
△ 우리금융지주 (미국/2003)
△ 진로 (한국/2009)
△ 포스코 (미국/1994, 영국/1995 및 일본/2005)
△ 하이마트 (한국/2011)
△ 한미은행 (룩셈부르크/2002)
△ 현대HCN (한국/2010)
△ CJ헬로비전 (한국/2012)
△ KB금융그룹 (미국/2002)
△ KT (미국 및 영국/1999)
△ KT&G (룩셈부르크/2001)
△ LG디스플레이 (미국 및 한국/2004)
△ LG전자 (영국/2002)
△ LG화학 (영국/2001)
△ SK텔레콤 (미국/1996)
△ SK하이닉스 (룩셈부르크/1999)
△ SK C&&C (한국/2009)
△ STX팬오션(싱가포르/2005 및 한국/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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