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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 야전사령관, NPL펀드로 돌아오다" 구본용 에버베스트 대표 인터뷰‥2015년까지 운용자산 5000억원 목표

김일문 기자공개 2013-04-26 13:39:26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6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 이라크 전쟁 때 종군 기자로 활약했던 미국의 저널리스트 크리스 햇지스의 말이다. 자본 시장은 종종 총성 없는 전쟁터로 비유된다. 이윤 추구를 최고의 가치로 매일매일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 자본시장이라는 전쟁터에 잔뼈 굵은 야전 사령관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에버베스트의 구본용 대표(사진)다. 오랫동안 몸 담았던 KTB를 떠나 잠시 자취를 감췄다가 마치 전쟁에 중독된 병사처럼 독립계PE 에버베스트의 좌장으로 다시 나타난 구 대표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구본용대표
"최근까지 많이 바빴는데, 지금은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20년 넘게 일했던 KTB를 퇴사하고, 독립계PE 하우스로 첫 발을 내딛은 그의 얼굴에 긴장감이 묻어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근황을 묻는 질문에 백전노장 특유의 차분함과 여유로움으로 응수한다.

구본용 대표는 국내 자본시장의 투자 역사를 관통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KTB네트웍스 시절부터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와 벤처캐피탈, 사모투자펀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투자를 주도해왔고, 성과를 낸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NPL(부실채권)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펀드를 결성해 시장에 돌아왔다.

에버베스트의 첫 펀드는 기존의 NPL 투자와는 조금 다르다. 싼 가격에 인수한 부실채권을 비싼 가격에 되팔거나 경매 등을 통해 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의 NPL을 사들인 뒤에 해당 회사가 법정관리 졸업 등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한 뒤 출자 전환이나 추가 자본확충을 거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이다.

에버베스트는 공제회와 보험사들을 LP로 총 1000억 원의 펀드레이징을 마쳤고, 이 가운데 650억 원 정도를 15개 NPL에 투자한 상태다. 아직 소진되지 않은 350억 원 정도는 향후 기업의 경영 성과 등을 판단한 뒤 추가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구 대표는 "첫 펀딩 금액으로 인수한 15개 포트폴리오는 법원의 상환 스케쥴이 정해진 스페셜 NPL"이라며 "특히 최선순위 담보권자로 미상환 가능성이 없는 비교적 우량한 채권"이라고 설명했다.

독립계PE로서 첫 투자를 NPL로 시작한 배경에는 KTB 시절부터 다양한 투자를 해봤던 구 대표의 경험이 가장 컸다. 그는 "2000년대 초반 골드만삭스가 보유하고 있는 NPL을 16억 원에 인수해서 300억 원의 수익을 냈던 사례도 있었다"며 "이번 투자는 단순한 NPL 인수라기 보다는 체리 피킹(Cherry Picking: 좋은 것만 골라 담는 뜻)의 성격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NPL 투자로 자본 시장 복귀를 신고했지만 앞으로 에버베스트를 규모와 성과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실력있는 독립계PE로 키워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조만간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착수해 2015년까지 AUM(운용자산규모) 5000억 원, 2020년까지 1조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내부 목표"라며 "40여개 로컬 LP와 100여개 해외 LP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운용자산 확대 목표와 함께 운용인력 역시 순차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에버베스트는 구 대표 외에 KTB 시절부터 함께 일했던 이윤수 상무, 정책금융공사에서 굵직한 구조조정 딜을 담당했던 이동건 상무가 파트너로 포진해 있으며, 삼정KPMG FAS에서 M&A 업무를 담당했던 김병진 부장 등 총 4명이 꾸려가고 있다.

구본용 대표는 향후 국내 M&A 시장에서 지배구조 이슈가 본격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 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 문제 등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구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 50~60년대 산업화가 시작되고 90년대까지 창업자의 상속 문제와 캐쉬아웃 이슈가 많았지만 한국은 70년대부터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30년이 지난 최근에 이같은 이슈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조성될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처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매물을 유심히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는 마라톤 마니아로 유명하다. 풀 코스인 42.195Km 완주만 26번을 했다. 오래전부터 즐겨왔던 달리기가 이제는 멈출 수 없는 생활의 일부가 됐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얼마 전에는 하프코스를 완주했다고 귀띔한다.

구 대표는 마라톤이 자신에게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순간적으로 모든 힘을 쏟아붓는 스프린트와 달리 마라톤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경험하고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해야 골인할 수 있는 길고 긴 여정이라는 점에서 PE투자와 닮았습니다. 마라톤을 할 때처럼 에버베스트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PE투자에 나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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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김병진부장, 이동건상무, 구본용대표, 이윤수상무

구본용 대표 약력
- 고려대 경영학과
- 대한민국 산업포장 수상
- 아세아종합금융(1983~1987)
- KTB투자증권 부사장, KTB네트웍스 상무 등 KTB그룹에서 25년 근무(1987~2012)
- 주요투자기업: 코리아PTG, 세화폴리텍, 팬택, SKM, 전진중공업
- PEF, 기업구조조정, 투자관련 30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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