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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BCC 줄지않는 부실채권 골치 BCC 부실채권 증가에도 부실인식 소극적…"자산클린화 이뤄졌나 의문"

윤동희 기자공개 2013-06-25 09:30:56

이 기사는 2013년 06월 24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 이사회가 삼정KPMG의 카자흐스탄 BCC(Bank CenterCredit) 현장실사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줄어들지 않는 부실채권'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2010년 실사를 진행하고 2011년 카자흐스탄 당국의 권고로 추가 충당금 적립을 했음에도 부실 채권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이사회는 올해 초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을 강화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국민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현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국민은행 기업금융그룹은 삼정KPMG와 공동으로 올해 3월 말에서 4월 초에 걸쳐 카자흐스탄 BCC에 대해 재무 실사(financial review)를 진행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0년 9월 재무실사 이후 현황 파악 차원에서 재무실사를 하기로 한 것"이라며 "BCC의 상황이 2010년 당시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봐야 할 것인지, 아니면 정리해야 할 것인지 결정하자는 차원이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2010년 어윤대 회장 취임 직후인 그 해 9월 윤종규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을 단장으로 'BCC 스페셜팀'을 꾸려서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여신심사 강화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그 해 BCC는 2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높아졌고, 부실여신도 늘어났다. 일종의 '빅배스(big bath)'였다. 공교롭게도 다음해인 2011년부터 BCC는 회계상 흑자로 돌아섰다.

재무실사 결과 삼정KPMG는 BCC가 보유한 대출채권 중에 상당 부분을 회수 불가능한 채권으로 보고 이를 모두 손실처리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삼정KPMG 내부에서 최종 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현재까지 한국자산평가에서 평가해 공표됐던 장부금액 2800억 원은 현지에서 발견한 디테일한 내용들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같은 격차가 벌어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이사회가 문제를 삼는 부분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977억 원으로 기재된 장부가 산정에 대한 책임이다. 2010년 9월 현장 실사를 했고, 다음해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이 충당금 추가 적립을 권고함에 따라 10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기까지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0년 재무실사 후 부실을 정리했다고 하지만 올해 재무실사 결과 상당수 여신을 부실여신으로 분류하지 않았다"면서 "회계상 흑자가 났다는 것과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내고 자산 클린화가 이뤄졌는가는 다른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2011년과 2012년 BCC에 대해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서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도 "회계는 보수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손실을 한꺼번에 인식해서 정리해야지, 찔끔찔끔 부실을 인식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BCC 대출채권 현황
BCC 대출채권 현황

실제로 BCC의 부실채권 비율은 점차 올라가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여신 평가방식(scoring system)을 사용하고 있다. 대출채권은 크게 정상(Standard·충당금적립률 0%), 주의(Doubtful·충당금적립률 최대 50%), 손실(Loss 또는 Bad·충당금적립률 최대 100%) 세가지로 나뉘고, '주의'로 분류된 채권은 다시 5개 단계로 나눠진다. 부실채권(NPL)은 5번째 단계의 '주의'채권과 손실채권 등을 가리킨다. BCC의 NPL 비율은 2010년부터 최근 3년간 7%, 14%, 15%로 높아지는 추세다. '주의'채권 3~4단계도 합이 4%에서 13%로 늘어나는 등 전체 불량채권의 비율이 2010년보다 10%포인트나 올라갔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카자흐스탄 감독 기준을 따르면 문제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는 "삼정KPMG의 경우 '주의'채권의 손실처리 비중을 놓고 의사결정을 잘못 내렸을 수 있다"며 "현지 상황을 반영해야 하기도 하고 경쟁은행에 비춰 봤을 때 BCC 건전성은 오히려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은행 전체의 NPL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36%로, BCC의 건전성(15%)은 양호한 편이다. 자산 규모가 비슷한 5대 은행 중에서는 상태가 가장 좋다. 하지만 BCC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것 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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