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순환출자 어떻게 꼬여있나 롯데쇼핑·제과 중심 구조 형성..다수 계열사 '이음매' 역할
신수아 기자/ 문병선 기자공개 2013-07-03 09:57:34
이 기사는 2013년 07월 02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를 왜 '거미줄'이라고 칭할까. 짧게는 3단계에서 길게는 7~8단계까지 이르는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케미칼 등은 수십개의 계열사에 출자하고 또 다수 계열사로부터 출자를 받고 있다. 각 순환출자 단계에서 '이음매' 역할을 하는 계열사도 많다.그룹 유통 사업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롯데쇼핑은 2013년 1분기 말 기준으로 29개 계열사에 출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19개 계열사에, 롯데제과는 18개 계열사에, 롯데케미칼은 13개 계열사에 출자했다. 롯데푸드·롯데리아·롯데알미늄 등도 각각 9개·8개·7개 계열사에 출자했다.
출자만 했으면 순환출자는 아니다. 이들은 여러 계열사로부터 출자를 받고 있다.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제과는 각각 7개·5개·6개의 계열사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롯데캐피탈 및 롯데상사는 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롯데건설 등 10개의 계열사로부터,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 등 총 11개의 회사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롯데역사, 롯데자산개발 그리고 롯데정보통신도 각각 6개 계열사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13개의 회사에 출자한 롯데케미칼은 3개의 회사로부터 출자받았다. 상호출자로만 엮이지 않았을 뿐 출자를 하는 회사와 출자를 받는 회사가 모두 3단계 이상의 출자단계를 거쳐 모두 동일하다보니 거미줄식 순환출자라는 오명을 갖게 됐다.
다만 예외인 기업은 호텔롯데 1곳이다. 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최상위에 위치한 호텔롯데는 순환출자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의 지분을 각각 8.8%, 3.2%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호텔롯데의 지분 100%를 일본 롯데홀딩스(19.2%)와 일본계 투자회사(80.8%)들이 나눠 보유한다. 국내 계열사의 실질적 지주회사격인 롯데쇼핑의 상단에 위치한 '옥상옥'의 위치에 있어 '순환출자'와는 엮이지 않았다.
그러나 호텔롯데 한 곳을 빼고는 사실상 그룹의 순환출자가 롯데쇼핑·롯데제과를 중심으로 짜여진 구조다. 두 회사는 다수의 계열사에 출자하고 동시에 출자받는다. 롯데리아·롯데역사·롯데알미늄·롯데칠성음료 등은 두 회사를 도와 순환출자를 완성시켜주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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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복잡한 롯데쇼핑은 롯데리아·롯데역사·롯데캐피탈 등 총 29개의 회사에 출자했다. 상호출자 관계를 형성하던 롯데제과 및 롯데칠성음료 지분을 최근 신동빈 회장·대홍기획·롯데제과 세 곳에 매각했다. 이를 제외하면 총 27개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8개 법인 계열사로부터 출자를 받았으니 단순하게 계산하면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 조합 수는 216개가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일례로 △롯데쇼핑→롯데리아→롯데정보통신→롯데쇼핑 △롯데쇼핑→롯데역사→롯데건설→롯데쇼핑△롯데쇼핑→롯데캐피탈→롯데카드→롯데칠성음료→롯데쇼핑 등 순환출자 고리가 나온다.
롯데리아·롯데역사·롯데건설·롯데캐피탈·롯데칠성음료 등 그룹 내에서 다수의 계열사에 출자하고 출자받은 기업은 출자고리를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순환출자의 '이음매' 역할을 하는 계열사 들이다.
예를 들어 △롯데쇼핑→롯데캐피탈→롯데카드→롯데칠성음료→롯데쇼핑 △롯데쇼핑→롯데캐피탈→롯데카드→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롯데역사→롯데건설→롯데쇼핑 등의 경우에서 '롯데칠성음료'는 이음매 역할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쇼핑의 출자사인 동시에 롯데푸드의 출자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롯데칠성음료를 기점으로 3단계의 짧은 순환출자 구조가 될 수도 있고 7단계 긴 순환출자 구조가 될 수도 있다.
롯데제과 중심의 순환출자에서도 비슷한 특징이 나타난다. 롯데제과는 18개의 계열사에 출자했고 5개의 계열사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단순 계산으로 80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건설→롯데제과 △롯데제과→롯데리아→대홍기획→롯데알미늄→롯데제과 등 순환출자 고리가 수없이 많다는 뜻이다.
이 경우에서도 '이음매' 계열사가 어디냐에 따라 전혀 다른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한다. 일례로 롯데알미늄은 롯데제과(15.3%)와 롯데칠성음료(8.9%)에 동시에 출자하고 있다. 즉 △롯데제과→롯데리아→대홍기획→롯데알미늄→롯데제과 △롯데제과→롯데리아→대홍기획→롯데알미늄→롯데칠성음료→롯데건설→롯데제과 등의 순환출자가 나타난다.
보통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는 다른 그룹은 롯데그룹만큼 복잡하지 않다. 예컨대 현대그룹의 경우 3~4개 회사가 순환출자 관계를 구성한다.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한진그룹도 '정석기업-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의 단순 순환출자 구조 형태다. 심지어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그룹도 롯데그룹만큼 순환출자 구조가 복잡하진 않다.
롯데가 거미줄식 순환출자 구조를 갖추게 된 까닭은 계열사들이 '십시일반' 확장을 거들었기 때문이다. 1970년대부터 순환출자를 통해 확장을 해 왔다. 업계에서는 "불투명한 지배구조이고 가공자본이 빚어낸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이라고 비판한다. 롯데그룹은 "성장의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다른 재벌과 마찬가지로 롯데도 최근 지배구조 투명성 요구를 받고 있어 거미줄식 순환출자 구조에 손을 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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