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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정책금융 하려면 '은행'자 빼라" 금융당국 "동일한 건전성 규제 받아야"…부실여신에 적자전환 가능성도

김영수 기자공개 2013-07-30 09:02:03

이 기사는 2013년 07월 26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수출입은행이 주채권은행이면서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가 진행중인 조선사다. 여기에 2조 원에 달하는 STX조선 여신까지 포함하면 수은의 구조조정 조선사 여신은 약 5조 원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이들 조선사 모두 자본잠식 상태로 K-IFRS 기준상 손상여신, 즉 부실채권(고정이하)으로 분류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실제 부실채권 분류시 올해 결산부터 K-IFRS를 적용받는 수은 입장에서는 건전성과 손익 등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구조조정 조선사 여신 '부실채권' 폭탄

구조조정 조선사 여신에 대한 여신분류 적정성 논란은 지난 5월 말 감사원의 우리은행 감사 결과로 촉발됐다.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 3사의 재무상태를 분석한 결과, 자율협약을 통한 재무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경영정상화가 어려운 상태이며 K-IFRS 기준에 따른 '손상여신'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에 K-IFRS가 적용된 2011년 이후부터는 손상여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명확히 마련하고 있다"며 "이에 손실률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협약 기업에 대해서도 지난해 말부터는 은행별 개별평가를 실시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충당금 설정률 상향)하는 동시에 고정이하로 분류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은 K-IFRS가 적용되기 전인 2010년 자율협약에 들어갔지만, K-IFRS 적용이후에도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IFRS는 특정 위험 업종 전반에 대한 집단평가에 이어 개별평가를 거쳐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요주의'여신 중에서도 '유의적 재무적 어려움'이 있을 경우에는 부도위험이 높을 것으로 판단, '고정'수준의 충당금을 추가로 더 쌓아야 한다.

따라서 감독기준상 원칙적으로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의 여신분류는 '요주의'가 아닌 '고정이하'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STX조선 역시 자율협약(손상여신) 상태인 만큼 개별평가를 통해 충당금 적립 강화뿐만 아니라 여신건전성 분류도 '고정이하'여야 한다.

수신 기능이 없어 해외자금조달에 의존하고 있는 수은도 동일한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특히 올해 결산부터 K-IFRS를 적용하는 수은은 기존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뿐만 아니라 STX조선도 대규모 대손충당금과 함께 부실채권으로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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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NPL비율이 0.6%(3월 말)에서 3% 이상으로 치솟게 될 경우 대외신인도 하락에 따른 자금조달 코스트가 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조달 비용 상승으로 해외수출금융 지원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책금융 기능이 커서 은행업 감독 규정을 적용받지 않으려면 기능재편을 통해 '은행'자를 빼는 것이 적절하지 않겠느냐"며 "회계적 법 체계와 감독의 틀 안에 있다면 수은도 다른 은행과 동일한 건전성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구조조정 조선사 여신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할 경우, 건전성 훼손뿐만 아니라 대규모 충당금 적립도 불가피하다.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에 대한 전체 채권단의 익스포저는 각각 4조 2000억 원, 3조 원, 1조 원 정도다. 이중 수은이 보유한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에 대한 익스포저는(SF, 제작금융, RG 등)는 각각 2조 2000억 원, 8000억 원, 3000억 원 등 총 3조 3000억 원 정도다. 여기에 약 2조 원 정도의 STX그룹에 대한 여신에 대해서도 개별평가 결과에 따라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STX도 부실채권으로 분류될 경우에는 최소 19% 정도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므로, 약 4000억 원 이상의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동조선의 경우 채권액(3조 원)보다 청산가치(1조 2000억 원)가 낮아 무담보채권(RG)를 많이 보유한 은행일수록 충당금을 채권액 보유액에 근접하는 수준만큼 쌓아야 부실완충력을 높일 수 있다"며 "여기에 STX 여신까지 추가되면서 수은이 적립해야 할 충당금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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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은 지난 2010년, 2011년에도 성동조선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전년대비 각각 21%(2576억 원), 33%(4889억 원) 수준의 충당금을 더 쌓았다. 2010년과 2012년에는 진세조선, 세광중공업 등의 조선사가 파산하면서 각각 900억 원, 1500억 원 등의 대손상각도 발생했다. 충당금 규모에 따라서는 적자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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