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아모레퍼시픽, 방판채널 급격 위축 인적 판매 매출 급감... 본사-대리점간 이견 원인 가능성
신수아 기자공개 2013-08-12 10:08:03
이 기사는 2013년 08월 08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방문판매 대리점을 대상으로 '갑의 횡포'를 부렸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소위 '화장품 방문판매(인적판매)'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인적 판매 매출이 몇 년 사이 가파른 하락세를 걷고 있어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인적판매(방문판매) 채널의 매출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전체 매출의 50%이상을 이끌던 아모레퍼시픽의 인적판매 매출은 지난해 23.7%까지 급격히 하락했다.
실제 매출액으로 환산해도 인적판매 채널의 쇠락은 뚜렷하다. 2008년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하는 7249억 원이었으나, 2012년엔 5716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5년 사이 전체 매출은 1조2596억 원(2008년)에서 2조4120억 원(2012년) 두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방판 채널은 급격히 쪼그라든 모습이다.
분기별로 쪼개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가장 최근 발표한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인적판매를 통한 매출은 전체의 25.5%에 불과하다. 2008년 대비(46.4%) 절반 수준이다. 해당 분기 전체 매출액은 2008년 1분기 3174억 원에서 2013년 1분기 7182억 원으로 볼륨은 두배 증가했으나, 인적판매가 견인한 실제 매출액은 1472억 원에서 1831억 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판매 제품이 다양해지고 고가의 신제품이 런칭된 효과 등을 감안하면 실상 인적판매 채널은 정체된 채 역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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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판매, 소위 '방판' 채널의 몰락은 브랜드샵의 호황과 맞물린다. 2000년대 접어들며 화장품 업계는 저가 브랜드샵과 고가 화장품 시장으로 양분됐다. 이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1·2위 업체들도 브랜드샵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에뛰드와 이니스프리 등의 브랜드샵을 운영 중이다.
문제는 브랜드샵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함께 급변했다는 점이다. 신규 브랜드들이 쏟아지며 단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현격히 떨어졌고, 저렴하고 품질 좋은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로 눈길을 돌렸다. 단일 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방판이 밀리기 시작했다.
고가의 상품에 대한 호기심도 꺾였다. 해외 직수입 브랜드가 증가하고 동시에 저가의 화장품도 '고품질'을 표방하며 주로 '럭셔리' 라인을 판매하는 방판의 장점이 잠식됐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급격히 바뀐데다 브랜드샵과 더불어 신규 유통 채널이 강세를 보이며 방문 판매의 매력도는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2008년 전문점, 할인점, 인적판매, 그리고 백화점 등 소수의 판매 채널은 2013년에 와서 온라인, 면세점 등으로 채널 다각화가 이루어졌다. 매출 비중도 각각 10~15% 수준에서 균형을 이루는 모습이다.
논란의 원인이 되고 있는 일부 대리점의 구조조정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채널에 대한 효율성 제고를 두고 이견을 빚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는 "본사의 매출 목표는 높은데 실제로 방판 채널의 판매는 늘지 않으며 일부 대리점과 본사간의 매출 부진에 대한 이견이 있었을 것"이라며 "실제로 이러한 과정에서 물량 부담, 계약 해지 등의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만 단순히 법리적인 상황에서 계약 해지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고 실제로 현실을 감안했을 때 달성키 어려운 무리한 목표 라던가 불합리한 밀어내기가 발생했다면 이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강제로 직영점으로 전환하려했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 방판 대리점의 경우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직영점의 비중이 더 작다"며 "방판 채널의 부진은 유통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논란에 대해서는 양측이 주장을 청취하며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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