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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를 위한 베테랑 PB의 조언 ①우현일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이사

신민규 기자공개 2013-09-03 10:25:33

이 기사는 2013년 08월 30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이 내건 상품들이 잇따라 대형손실을 내면서 마케터로 나섰던 PB들이 수난시대를 보내고 있다. 우현일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이사(47, 사진)에게 이런 현상은 새롭지 않다. 2002년부터 PB를 업으로 시작한지 이제 11년이 되면서 비슷한 사례를 수도 없이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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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일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이사
본사가 상품공급을 담당하고, PB는 얼굴마담 역할만 하다가 뒤탈이 나는 경우다. 한때 뜨는 아이템으로 세일즈에 성공해 광풍이 부는 듯 하다가 이내 수익률이 반토막나는 식이다.

이제는 부자들도 눈치가 빨라졌다. 회사에서 권하는 건 무조건 깨진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서로 짠 것처럼 똑같은 상품을 들고와서 사달라고 한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브라질국채를 제대로 팔았다면 환율과 금리가 요동칠 때 고객이 대충 손실이 얼마가 나겠구나 계산이 가능해야 한다. 고객이 리스크를 숙지하면 불만을 거는 일도 없다. 다른 사람은 깨져도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고객에게 심어주고 또 그런 식으로 팔아치우는 관행이 문제다."

PB는 무엇보다 고객입장에서 상품의 손실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상품의 위험도에 따라 고객내에서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상품의 옥석을 가릴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큰 원칙이지만 회사 수익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지키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우 이사는 2011년 메릴린치 PB사업부에서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로 옮겼다. 광화문 서울 파이낸스센터 29층에서 26층으로 옮겼을 뿐 PB시장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그동안 느낀 점을 몇 가지 추려보기만 해도 고객들이 낭패를 보는 일은 피해갈 수 있을 듯했다.

첫째 그는 회사에 목숨거는, 상품 지식없는 주니어 PB와는 절대 거래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회사에서 추천하는 상품을 무턱대고 팔고 다니는 PB만큼 위험한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회사에서 세게 밀었던 상품은 대부분 성과가 좋지 않았다. 과거 차이나펀드부터 시작해서 친디아·브릭스 펀드, 자문형랩, 브라질국채, 30년 국고채 등 하나같이 뒤탈이 났다.

그가 '풍(風)'이 들어간 상품은 보지 말라고 충고하는 이유다. 뜨고 있는 상품은 이미 지고 있다. 남들할 때 분위기에 휩쓸려 끝물에 따라갔다가 손실을 본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손실을 보고 있는 그때가 투자 절호의 기회인데 물려 있어서 더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우 이사는 결국 세계경제의 큰 사이클을 볼 줄 아는 PB가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지금의 인도네시아는 가장 핫한 소재다.

"부자는 불확실한 세상을 읽어내고 그것을 맞췄을 때 희열을 느낀다. 인도네시아는 지금 망가지고 있다. 경험상 언젠가는 살아날 것이다. 투자 타이밍의 큰 길목에 서 있는 셈이다. 그러려면 PB가 공부를 해서 부자와 '남이 모르는 숫자'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 부자들의 과거 경험과 PB 역량으로 계속 대화하다 보면 바닥에서 투자 타이밍을 잡지 못하더라도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 부자 스스로 이런 감각에 강하다. 투자섹터에 대한 판단이 서면 그 다음은 쉽다. 공격적인 걸 원하면 주식, 안전하게 가고 싶으면 채권으로 고객성향에 맞게 들어간다. 이런 식으로 투자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PB 업의 본질인 것 같다."

그는 스토리가 있는 투자를 계속하다 보면 부자를 오피니언 리더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남들이 ELS나 DLS, 펀드 같은 뻔한 상품을 얘기할 때 애플이나 스타벅스를 투자대상으로 편입한 부자는 상대적으로 대화 소재가 넘친다는 얘기다. 이밖에도 BMW에서 전기차가 곧 나오는데 투자가치가 있을지 등 실생활에서 꺼낼 수 있는 투자소재는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우 이사는 이런 대화가 PB와 부자사이에서 가능하려면 PB가 받는 대우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자 스스로 PB를 브로커로 전락시키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거래를 통한 단기 수익은 투기일 뿐 장기적으로 부자와 PB 모두 투자의 기쁨을 맛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우 이사는 외화는 보험과 같다고 강조했다. 경험상 금융위기가 터지면 효자노릇을 하는 게 달러였다. 통화별로 포트폴리오에 나눠서 담아놓으면 유럽, 일본, 신흥국 어디든 문제가 생겼을 때 방어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원화만 들고 있으면 부자소리를 못듣지만 외화를 들고 있으면 부자소리를 듣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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