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대한유화 오너家, '경영권 트라우마' 지우기 10년간 적대적 M&A 노출‥유니펩 등 자회사로 경영권 확보

김익환 기자공개 2013-10-10 10:22:54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8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70년 출범한 대한유화공업은 국내 유화산업의 기틀을 닦는 역할을 했다. 개성 출신 고 이정림 대한유화공업 명예회장이 일본 마루베니와 손잡고 울산 공단에 공장을 세운 뒤 유화업계 맏형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유화업계 경쟁 격화로 1994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10여 년간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노출됐다.

'경영권 트라우마'가 뇌리에 깊게 박힌 오너일가는 2000년대 이후 경영권을 다지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 결과 이정림 명예회장의 조카이며 대한유화공업 오너인 이순규 대한유화공업 회장은 경영권을 확고히 틀어쥐었다. 이 회장의 개인회사인 KPIC코퍼레이션과 유니펩은 그 토대가 됐다.

◇ 이순규 회장, 자회사로 대한유화 경영권 확보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이 회장은 개인회사인 유니펩(25.11%)과 KPIC코퍼레이션(5.11%)을 통해 대한유화공업 지분 30.22%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직접 쥐고 있는 지분(2.55%)을 포함해 총 32.77%를 확보하고 있다. 이순규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46.94%에 달하고 우리사주조합(7.83%) 지분까지 합치면 50%를 넘는다.

대한유화공업

대한유화공업 최대주주인 유니펩은 2011년 지주사로 전환해 대한유화공업을 비롯한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유니펩은 이 회장(61.95%)과 KPIC코퍼레이션(38.05%)이 주주다. KPIC코퍼레이션도 이 회장이 지분 89.85%를 보유한 개인회사로 무역업 및 운송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간접 지분까지 포함해 이 회장은 유니펩과 KPIC코퍼레이션 지분을 각각 100%, 89.85% 확보하고 있다. 이 회장은 대한유화공업의 실질적 경영권을 보유한 유니펩과 KPIC코퍼레이션을 단단히 틀어쥔 셈이다.

유니펩과 KPIC코퍼레이션은 이 회장 부친인 고 이정호 대한유화공사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2006년 이정호 명예회장은 유니펩과 KPIC코퍼레이션에 각각 지분 7.8%, 3.66%씩을 증여했다. 이 회장의 형제인 이현규 씨, 이창희 씨, 이국희 씨 등도 보유한 지분을 KPIC코퍼레이션 등에 매각했다. 일찌감치 오너일가가 유니펩 등을 지주사로 삼아 이 회장 체제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 경영권 분쟁 트라우마, 경영권 토대 닦아

이 회장이 탄탄한 경영권 토대를 갖춘 배경에는 과거 트라우마가 자리잡고 있다.

1990년 이정림 명예회장은 287억 원의 상속세 명목으로 대한유화공사 지분 32.7%를 정부에 물납했다. 이때 지분을 물납한 것이 대한유화공업 경영권 분쟁의 단초가 됐다. 이후 대한유화공업은 10여 년간 적대적 M&A에 노출됐다.

정부는 보유한 대한유화공업 지분 32.7%의 매각을 여러 번 추진했다. 대한유화공업 오너가 지분이 40% 수준이어서 타 업체가 정부 지분을 인수하고 우호 지분을 확보하면 단숨에 경영권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동부와 효성이 대한유화공업 지분을 대거 사들이며 적대적 M&A설에 불을 지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대한유화공업이 1994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도 오너일가 경영권 유지에 악재로 작용했다.

한 유화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 유화업계는 '규모의 경제'를 외치며 증설과 인수합병을 놓고 고민을 했다"며 "대한유화공업은 규모는 작지만 알짜회사로 대기업들이 M&A 먹잇감으로 주로 노렸던 기업"이라고 밝혔다.

정부로부터 대한유화공사 지분을 넘겨받아 관리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캠코)는 2007년 국민연금H&Q 사모펀드(이하 국민연금H&Q)에 지분 21%를 매각했다. 2대 주주로 등극한 국민연금H&Q는 우호주주로 이정호 명예회장 체제에 힘을 실어주면서 적대적M&A도 수면아래로 들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2010년 국민연금H&Q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대한유화공업 지분 매각을 추진하자 경영권에도 적신호가 다시 켜졌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다양한 업체가 국민연금H&Q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며 경영권을 호시탐탐 노렸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대한유화공업은 국민연금H&Q의 자사주 일부를 매입해 소각하면서 투자금 회수를 도왔다. 국민연금H&Q는 블록딜과 대한유화공업 자사주 매입 등으로 엑시트(EXIT)에 성공했다. 경영권을 오랜 기간 위협했던 정부 측 지분을 처리하자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오너가의 경영체제도 강화됐다. 유니펩과 KPIC코퍼레이션은 경영권 강화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앞선 관계자는 "지금 경영권 강화를 한 것도 과거의 M&A 등에 노출된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