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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성장동력 SSM '애물단지' 될까 [Company Watch] 지난해 200여개 늘린 상품공급점 출점에 제동걸려

신수아 기자공개 2013-11-26 10:07:0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2일 12: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꼽혔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놓였다. 이마트의 SSM사업은 지난해 상품공급점 형태로 사세를 확장해 왔으나, 최근 상품공급점이 '변종SSM'으로 지목되면서 출점이 중단됐다. 정부의 규제 때문에 직영점 형태의 SSM 확장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대형마트 출점의 한계를 SSM을 통해 상쇄하려는 움직임에 걸림돌이 생겼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SSM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지난 2011년 말과 2012년 초 SSM 업체인 에브리데이리테일(舊 킴스클럽마트)과 에스엠을 각각 2246억 원,1233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SSM의 미래 가능성을 고려해 약 2.5배, 6배 만큼의 프리미엄을 주고 과감히 사들일 만큼 사세 확장에 대한 의지가 컸다.

이마트 SSM 사업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에브리데이리테일과 에스엠의 지난 3분기 개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59억 원과 1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브리데이리테일은 매분기 100억 원씩 매출을 키워오고 있다. 인수 초기(2012 1Q 매출 851억 원)에 비해 현재 매출은 2배 넘게 증가했다.

매출 확대의 공신은 '상품공급점' 형태의 SSM. 이마트는 지난해 6월 첫 에브리데이 상품공급점을 문연 이후 한달 평균 20여 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현재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상품공급점 235개, 직영점 13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유통업의 핵심 키워드는 '규모의 경제화'를 이루는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변종SSM 은 규모의 경제화를 이룰 수 있었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후발주자였던 이마트 입장에서 단기간 내에 규제를 피해 비교적 자유롭게 사세 확장을 할 수 있던 방법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_SSM요약재무상태표

꾸준히 증가한 매출과는 달리 수익성은 아직 미미하다. 에브리데이리테일의 순이익은 16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31억 원) 반토막 났다. 에스엠도 인수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 확장 초기 단계라 수익성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에스엠의 경우 인수 비용이 녹아있어 수치상 개선이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에는 영업권을 손상 처리하기도 했다. 인수 당시 이마트는 당시 프리미엄 금액에서 기타 비용을 가감한 후 2671억 원을 영업권으로 계상했다. 지난해 에브리데이리테일과 에스엠은 각각 38억 원, 10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SSM 인수 당시 예상했던 미래 기대가치에 비해 실적이 하회했다며 해당 사업의 영업권을 882억 원 손상 처리했다. 일종의 권리금 성격을 띤 영업권은 미래의 경제적인 효익이 반영된다. 영업권을 1년 만에 손상 처리하는 드문 일이 발생한 셈이다.

실상 사업의 초기 전개 단계에는 비용이 커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신사업이 자리잡기까지는 최소 3~4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게 중론이다. 이마트의 SSM의 경우 M&A를 통해 2011년 말 대대적인 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려면 시간이더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매출 볼륨을 키워주던 상품공급점이 변종SSM으로 지목되며 출점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촉발된 변종SSM 논란으로 결국 이마트는 상품공급점 출점 중단을 선언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상품공급점 형태의 SSM은 추가로 출점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현재 운영 중인 상품공급점과의 계약이 완료되면 더 이상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해당 협회에 상품을 공급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개별 슈퍼마켓과 계약을 체결해 상품을 공급하던 직접 방식 대신 상인단체에 상품을 공급하고 다시 개별 마켓에 배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성공을 예단하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입장에서 임의로 거래처를 확대하는데 제약이 생기며 중소 공급 업체의 반발도 변수"라며 "상품공급의 유통 단계가 한단계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와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개별 채널로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도 향후 지켜 봐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직영점의 출점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것도 아니다. 여전히 정부의 규제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SSM을 신규 출점 하기 위해선 반드시 한달 전에 '사전예고' 해야 한다. 그러나 이때 사업 조정 작업을 거치는 등 과정이 복잡해 사실상 허가제에 가깝다.

김희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구매 트렌드의 변화로 SSM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으나 동시에 현 정부의 상생 원칙이나 규제 때문에 성장에 제약이 따르는 것 또한 사실"이라며 "현재는 SSM의 매출규모나 현실적인 기여도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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