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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빙그레, '새 먹거리' 고민 [식음료업 리포트 ]냉장-냉동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나설 듯..해외 사업도 '적극'

신수아 기자공개 2013-11-27 08:20:11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6일 09: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테디셀러로 구성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선전해 온 빙그레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년 꾸준한 매출 성장으로 사업의 안정성을 도모해 온 빙그레가 새로운 먹거리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빙그레의 개별기준 3분기 매출액은 253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6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1.2% 감소했으며, 순이익 역시 21% 감소한 288억 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히 우유와 유제품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증가한 1248억 원을 기록했으나, 아이스크림 매출은 4.1% 감소한 1288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가 빙과류의 계절적인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쓰라린 대목이다.

빙그레의 실적은 지난 2분기에도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2분기 개별기준 매출액 2363 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0.7%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억 원, 순이익은 166억 원으로 각각 33%, 28% 감소하며 부진했다. 특히 유음료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 증가하며 1195억 원을 기록했으나 빙과류 등은 2.4% 감소한 1151억 원을 기록했다.

빙그레_실적_20133Q

빙그레는 빙과류가 전체의 45% 매출을, 유제품 음료가 나머지 55%의 매출을 이끄는 구조다. 단순한 포트폴리오지만 보유 제품의 면면은 화려하다.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등 유음료와 투게더 메로나 등 오랫동안 인기를 구가해온 아이스크림이 모두 빙그레의 브랜드다. 이를 바탕으로 매년 5~10% 씩 매출을 키웠고 지난해에는 연매출 7890억 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성장가도를 달려온 빙그레의 실적 부진은 소비둔화는 물론 마트 등 대량 판매고를 올렸던 유통 채널의 변화 등에서 기인한다. 또한 올해는 이른 장마와 궂은 날씨도 빙과류의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단순한 포트폴리오는 실적 반등을 지연시키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상황은 전반적으로 음식료 업종에 우호적이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그러나 빙그레의 경우 유제품과 빙과류로 양분된 제한적인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한쪽의 부진을 온전히 상쇄하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빙그레는 최근 웅진식품 인수 경쟁에 적극 뛰어들기도 했다. IB업계의 관계자는 "일부 기업이 웅진식품의 재무 상황 등에 관심을 기울여 참여했던 것과 달리 빙그레는 실제 웅진식품의 제품 포트폴리오 등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기존 유음료 사업을 통해 확립한 유통망과 노하우를 웅진식품에 적용시켜 사업 부문 확대하겠다는 계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간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해왔던 빙그레의 이 같은 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높다. 특히 빙그레는 섣부른 확장 보다는 기존 사업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일구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통해 충분한 실탄을 쌓아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빙그레의 2013년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726억 원에 이른다. 앞서 10여 년간 실질적인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을 만큼 재무적 리스크가 적다.

앞선 관계자는 "빙그레는 기존 사업과 유관성이 떨어지는 신사업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다"며 "장기적으로 기존의 냉장과 냉동 분야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루는 등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확장을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 김동환씨가 최근 언스트앤영 한영 회계 법인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하며 이 같은 다각화 전략이 힘을 받고 있다. 그는 현재 TAS(Transaction Advisory Services) 본부 내에서 기업 매수와 매각 관련 재무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기업 M&A의 전반적인 과정을 배우고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을 접할 수 있는 업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경영해 온 기업 내부보다는 변수가 많고 배울 것이 많은 외부에서 경영 수업을 받는 것"이라며 "빙그레는 안정적인 기반을 갖고 있어 다각화를 서두르지 않고 장기적인 과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각화 과제는 향후 오너 3세 체제로의 변화와도 맞물린다는 설명이다.

한편 적극적으로 해외에도 뛰어 들며 사업 확대의 물꼬를 틀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바나나맛우유'를 통해 지난 반기 동안 약 1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목표 매출액인 200억 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아시아와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며 내수의 제한적인 매출 구조의 한계를 극복해나갈 예정"이라며 "아직은 시작 단계로 향후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꾸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중국은 물론 주력 수출 국가인 브라질도 기존 수출 체제에서 현지 법인 체제로 바꿔 체계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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