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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워런트 거래' 무슨 일이? "리스크 헷지, 경영권 방어 등 목적"…주가 등 감안할 때 '이례적'

장소희 기자/ 정호창 기자공개 2014-02-19 08:08:3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7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콜마가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지 반년이 넘어 뒤늦게 신주인수권(워런트) 매입에 나서 거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W 인수자가 워런트를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가 향후 주식으로 바꿔 매각하는 편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한국콜마 최대주주 측에 워런트를 넘겼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 BW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프랙시스캐피탈)는 지난 11일 한국콜마 최대주주인 한국콜마홀딩스와 윤상현 한국콜마 부사장에게 보유 워런트 절반을 매각했다. 한국콜마홀딩스와 윤 부사장에게 각각 125억 원 어치씩 총 250억 원 규모의 워런트를 넘겼다. 거래가격은 BW 권면총액의 4%인 10억 원이다.

이번 워런트 거래 시점은 한국콜마의 BW 발행이 완료된 지 6개월만이다. 분리형 BW의 막차 발행에 나선 기업들 대부분이 발행과 동시에 워런트 향방을 결정했던 것과 달리 한국콜마 최대주주 일가는 상당한 시차를 두고 워런트를 인수한 셈이다.

한국콜마 최대주주 일가는 이번 거래로 지분율을 5.53% 높일 수 있는 권리를 손에 넣게 됐다. 워런트 행사가(2만 3200원)도 3만 원 수준인 현 주가보다 20% 이상 낮아 금전적 이득도 기대된다.

반면 워런트를 매각한 프랙시스캐피탈은 사실상 손해를 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프랙시스캐피탈이 워런트를 행사할 수 있는 시점은 오는 8월 부터다. 6개월 정도만 기다렸으면 워런트를 행사해 주가 차익을 누릴 수 있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프랙시스캐피탈 관계자는 "워런트 락업기간 6개월 동안 주가가 하락할 위험을 감안해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며 "나머지 절반인 250억 원의 워런트가 남아 있기에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만 추구하기 보다 투자 기업과 윈윈하는 방안을 택하는 것도 PE의 중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의 주가 추이를 감안할 때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워런트 행사가격과 현 주가를 비교할 때 투자원금 4% 수익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콜마의 52주 최저가는 1만 9800원으로 14일 종가 2만 9700원 보다 33.4% 낮다. 한국콜마 경영상황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6개월 안에 이 정도로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평가다.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워런트 행사시 무조건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한국콜마 워런트는 매 3개월마다 주가 하락세를 반영해 리픽싱이 가능하다.

한국콜마 워런트의 리픽싱 한도는 최초 행사가 대비 70%로 1만 6590원이다. 한국콜마의 52주 최저가보다도 16% 이상 낮은 금액이다. 한국콜마의 주가 변동폭을 감안하면 워런트 행사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셈이다. 만약 최악의 경우 한국콜마 주가가 워런트 행사가보다 낮으면 워런트 행사를 보류하고 주가 상승을 기다리면 그만이다. 한국콜마의 워런트 행사기간은 2019년 8월까지다.

한국콜마 워런트 행사가 분석

사모투자펀드(PEF)인 프랙시스캐피탈이 겨우 4% 수익에 보유자산을 처분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PEF는 LP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할 때 기본적으로 IRR 8%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치로 제시한다"며 "투자원금의 4%인 10억 원 수익을 위해 250억 원 어치의 워런트를 포기했다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만약 프랙시스캐피탈이 워런트를 매각하지 않고 계속 보유해 6개월 뒤 주식으로 전환해 처분했다면 최소 이번 워런트 매각가보다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번에 거래된 250억 원 어치의 워런트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신주의 지분율은 5.53%다. 신주 발행이 기존 주식의 주가에 미치는 변동폭은 1.15% 정도로 추산된다.

현 주가 2만 97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2만 9359원 정도로 주가가 하락하는 셈이다. 워런트 행사자가 이 지분을 블록세일로 처분하면 할인율 5% 적용시 2만 7891원 정도에 신주를 처분할 수 있다. 이 경우 워런트 행사자는 50억 원 이상의 매각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한국콜마의 향후 주가 추이를 정확히 예상할 수 없어 이 같은 계산을 단정할 순 없다.

이 같은 시선에 대해 프랙시스캐피탈은 "PEF 운용사 입장에선 미래의 불확실한 수익보다 확정 수익률을 LP들에게 보여주고 중간 배당 등을 시행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가 있다"며 "6개월 기준 4% 수익을 환산하면 연 8% 수준이 되기 때문에 BW 투자 수익률로는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 수익률 이상의 확정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리스크 헷지를 할 수 있기에 LP들도 이번 거래에 동의했다"며 "펀드의 운용전략상 합리적 판단에 의해 이뤄진 거래"라고 강조했다.

한국콜마는 지주사체제 유지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번 거래를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콜마 최대주주인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율은 20.16%로 지주사 규정을 살짝 넘는 수준"이라며 "워런트가 행사되면 지분율이 떨어져 지주사 규정을 위반하게 돼 워런트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외국계 헤지펀드가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어 경영권 방어 문제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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