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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예금 신탁, 원금 까먹을라 위안화 약세로만 2.5% 가량 손실..3%대 쿠폰 금리에 근접

이승우 기자공개 2014-04-02 12:02: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7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금리와 환차익에 대한 기대로 불티나게 팔렸던 위안화예금 신탁 상품에 빨간불이 켜졌다. 예상과 달리 위안화 가치가 급격한 하락세로 돌변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일일 변동 폭을 기존의 두배로 확대하면서 생긴 일이다. 위안화예금 투자자 대부분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희박하다 여기며 투자를 했는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환율 변동폭 확대→투기자금 정조준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7일부터 1%였던 위안화 환율 하루 변동폭을 2%로 확대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환율 변동 폭을 1%로 정해서 유지하다 근 2년만에 두배로 늘린 것이다.

변동폭 확대는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변동 폭을 넓혀 좀 더 시장 원리에 맞는 환율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국제수지 균형에 따라 앞으로 위안화 환율은 크게 오르거나 대폭 내려갈 이유가 없다"며 "위안화는 다른 통화와 마찬가지로 충분히 탄력적으로 쌍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방적인 위안화 강세 기대감을 제어하면서 투기성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가 위안화 강세에 포지션을 대거 쌓아 놓으면서 그동안 절상 압력에 가속도를 키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팔린 위안화 예금 신탁 상품 역시 위안화 베팅 상품이다.

위안화 변동 폭 확대가 결정되기 이전부터 위안화는 기존과는 다른 움직임으로 시장에 충격파를 던지기 시작했다. 올초 6위안대 붕괴가 임박했던 달러/위안 환율은 지난달부터 급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6.20위안 수준까지 치솟았다. 위안화 환율 일일 변동 폭 확대로 인해 투기 자금이 청산에 나선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변동성이 커지면 그만큼 손실 가능성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완화환율
달러/위안 환율 추이(단위: 위안, 출처: 한국은행)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투기 자금이 위안화 강세에 대한 베팅 포지션을 쌓고 있었는데 변동 폭이 확대되면서 약세로 전환시 1%로 제한됐던 손실 폭이 두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감에 기존 위안화 매수 포지션을 급격히 청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위안화 약세, 예금 이자 대부분 까먹어

국내에서 지난 몇 달새 급증한 위안화 예금 신탁상품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에서 팔린 위안화예금 신탁 상품의 만기가 6개월에서 1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 역시 위안화 강세를 노린 단기 투기 자금의 성격이 짙다. 달리 말하면 위안화예금신탁 역시 중국 인민은행 외환정책의 타깃중 하나일 수 있다는 뜻이다.

위안화예금 신탁은 국내 법인투자가와 개인들을 대상으로 7조 원 이상 팔렸다. 만기는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환헤지 유형에 따라 환노출형과 환폐쇄형 두가지가 있다. 환폐쇄형은 달러/원 환율과 달러/위안 환율 모두에 대해 환헤지를 한 상품으로 위안화 환율 변동에 상관없이 3% 초중반의 금리로 고정돼 있는 상품이다. 규모가 큰 자금을 굴리는 법인들이 대부분 가입한 유형이다. 나머지 하나는 달러/원 환율 환헤지만 하고 달러/위안 환율에 대해서는 노출을 시킨 환노출형이다. 이 상품은 3%대 중반의 쿠폰금리에 위안화 변동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구조로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선호했다. 하지만 최소 가입한도가 대략 1억 원으로 개인 자금 치고는 꽤 큰 편이다. 후자인 환노출형 상품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최근 위안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환노출형의 경우 위안화 환율로만 3%대 중반의 쿠폰 이자를 상쇄할 수준까지 왔다. 최근의 달러/위안 환율 최저점에서 최고점의 차이가 대략 2.5% 정도로 환노출형 위안화예금 신탁 상품의 쿠폰금리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위안화예금신탁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 대부분이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의 낮은 정기예금 금리의 대안으로 안전하다고 여겨 선택한 상품이 위안화예금 신탁이었는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위안화 예금 신탁 상품에 가입하는 개인들 대부분은 리스크를 많이 지려고 하지 않는 성향의 투자자"라며 "최근 위안화가 예상과 정반대로 가면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의 제동으로 국내에서 위안화 예금 신탁 상품이 더 이상 팔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위안화 강세에 베팅하는 같은 구조의 딤섬본드와 딤섬CD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이 팔리고 있어 이 상품들 역시 위안화 약세의 영향으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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