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국민연금,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키' 쥐었다 '3920억' 제일모직 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주가 추이 촉각

박창현 기자공개 2014-04-01 08:32:41

이 기사는 2014년 03월 31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제일모직과 삼성SDI의 합병 결정에 대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일모직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 반대 의사를 표명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다른 운용사들의 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주식교환방식으로 합병하기로 했다. 제일모직 보통주 1주당 삼성SDI 주식 0.442주가 교부되며, 합병은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단행된다. 합병 기일은 오는 7월 1일이며 합병 회사의 이름은 삼성SDI로 유지된다.

합병 완료시 자산 15조 원, 시가 총액 10조 원의 거대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삼성 측은 합병 삼성SDI를 전자 재료와 화학, 부품, 시스템 사업을 아우르는 초일류 소재·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이 청사진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관문을 넘어야 한다. 양사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그것이다. 특히 제일모직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행보에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합병을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재무적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다른 운용사들의 의사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제일모직 지분 11.16%(585만 380주)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삼성카드와 삼성복지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 총 보유 주식(374만 6441주)보다도 많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합병 반대 주식매수대금 마지노선을 각각 7500억 원, 7000억 원으로 설정해 둔 상태다. 주식매수권청구권 행사로 인해 지급해야 할 매수 대금이 해당 금액을 넘어설 경우 계약 당사자들은 합병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 주식 전량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제일모직이 지급해야 할 매수 대금만 3929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국민연금의 결정이 다른 제일모직 투자 운용사들의 의사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일모직은 국민연금 외에도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국계 투자회사인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BlackRock Fund Advisors)'가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양 사 합계 보유 지분율은 12.31%에 달한다. 이들 운용사마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되면 주식 매수 대금은 마지노선인 7000억 원을 훌쩍 넘게 된다.

물론 매수 대금이 마지노선을 넘는다고 하더라도 합병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 합병 철회로 인한 후폭풍이 더 거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무 부담이 가중될 뿐 아니라 시장 평판 저하로 인해 합병 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국민연금과 운용사들은 오는 5월 20일부터 6월 19일까지 한달 간 주어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 동안 제일모직 주가 추이를 살핀 후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 때도 주식 주가가 회사 측 주식 매입 가격보다 낮게 형성되자 어김없이 권리를 행사해 차액을 실현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제일모직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두고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며 "주가 추이와 장기 주주가치 제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주주들 역시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결정은) 리서치팀과 운용팀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협의를 해야 한다"며 "주가 추이도 유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