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 달라진 배당성향 ‘대주주 이익 우선' [건설리포트]②반도씨앤에스 110억 배당, 순익 1.3배…'고배당'으로 투자금 회수
길진홍 기자공개 2014-04-29 08:20:19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5일 1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반도건설 계열 집단에서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변화는 배당정책의 선회다. 작년까지 내부 유보금 축적을 중시하고, 소극적인 배당정책을 펼쳐왔지만 올 들어 배당성향이 크게 높아졌다.공공택지 주택사업에 뛰어든 시행 자회사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고배당 정책을 통한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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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씨앤에스 첫 현금 배당...배당성향 134%
반도건설의 100% 완전자회사인 반도씨앤에스는 지난 3월26일 110억 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주당 배당액은 18만 3333원이다. 배당성향이 무려 134%에 달했다. 지난해 순익은 82억 원이다. 기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금액 이상의 배당을 실시한 셈이다.
반도씨앤에스가 배당을 실시한 것은 회사 설립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씨앤에스는 자본잠식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2012년부터 간신히 흑자로 돌아섰다. 작년 말 기준 자본금 대비 부채비율은 281%로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배당 실시로 반도씨앤에스의 자본금은 33억 원으로 줄었다. 부채비율은 1200% 이상으로 급등했다. 자본금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이 같은 고배당은 반도건설 계열 집단 내에서도 드문 일이다. 반도건설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매년 장부상 잡히는 이익잉여금의 대부분을 자본으로 축적했다. 관계사인 반도종합건설, 반도주택 등도 마찬가지다.
지주사인 반도홀딩스도 배당 대신 내부 유보금 축적에 주력해 왔다. 2013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만 2588억 원에 달한다. 이밖에 반도개발이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막내아들인 권재현 씨 등 주주들을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배당을 실시했으나 규모가 30억 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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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실적 호조...고배당 잇따를 듯
반도건설 자회사의 이 같은 고배당을 두고 시장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살아나면서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반도건설은 반도씨앤에스 외에 반도이엔지 등 11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자회사를 통해 공공택지를 공급 받았다. 계열사에 지급보증과 일부 대여금을 지원하고, 시공수익을 남기는 구조다.
반도씨앤에스의 경우 지난해 반도건설에 갚아야 하는 채무가 236억 원이다. 매입채무도 640억 원에 달한다.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대출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반도건설과 권 회장으로부터 보증을 제공받았다.
조달자금은 대부분 김포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주택사업비로 쓰였다. 분양대금은 3567억 원으로 대부분 회수가 이뤄진 상태다. 지난해 일시에 1400억 원가량의 분양대금을 회수하면서 순익을 냈다. 분양실적 호조로 영업이익이 호전되자 배당 방식으로 원금을 회수해 간 것이다.
공공택지 분양 호조와 맞물려 고배당 정책이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반도건설은 올해 경기도 동탄, 경남 양산 등 주택분양이 선전하면서 내년 매출과 순익이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현금 축적으로 기초체력을 갖추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배당에 나설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재무구조가 열악한 시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현금배당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배당을 최소화하고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다시 재투자하는 데 주력해왔다"며 "당분간 이 같은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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