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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제버거까지? 삼양식품, 외식업 행보 '우려' 2010년 인수 호면당 실적 악화로 '쓴맛'..종합식품회사 불구 노하우 부족

김선규 기자공개 2014-05-08 08:19:05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9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식품회사'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삼양식품이 외식업을 강화하고 있다. 2010년 호면당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 '크라제버거'를 인수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앞서 인수한 호면당이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어, '크라제버거' 안착의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특히 삼양식품은 제조업에 특화된 탓에 아직은 외식업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한 외식사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낮고 투자비용의 회수가 늦다. 오너2세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 '외식업 강화' 행보가 경영의 시험대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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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한 연구원은 "외식사업은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섣불리 뛰어들게 되면 수익을 내기 힘들다"며 "이미 호면당 사업을 통해 외식사업에 한계를 느낀 삼양식품이 또 다른 외식 사업을 진행해 우려된다"고 전했다.

삼양식품은 이미 한차례 외식사업에 도전한 바 있다. 2010년 면 요리 전문점인 호면당을 인수하면서 외식사업을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장남인 전인장 회장이 단독으로 회사대표를 맡아 추진했던 첫 사업이라 업계에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삼양식품은 "앞으로 다양한 고품격 면 요리 메뉴를 개발하고, 고급 면 요리를 대중화하기 위해 외식 사업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호면당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호면당을 향후 3년 내에 40개 점포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많은 관심 속에 호면당은 출항했다. 사업 초기 1년 만에 점포 5개를 열었고,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다수 매장을 직영체제로 전환하는 등 순조로운 행보를 보였다. 특히 호면당은 주로 사람들이 붐비는 백화점 내 매장을 개설돼 있어 평일 저녁 혹은 주말 집객 효과가 높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사업이 삐끗하기 시작했다. 시작 3년 만에 적자규모는 커졌고 부채는 증가했다. 규모의 경제화가 선행되어야 하는 외식업에도 불구하고 매장 수는 정체됐고, 누적 손실은 자본금을 갉아 먹었다.

이처럼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한 것은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많은' 고비용 구조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면당은 임대료가 비싼 금싸라기땅 위주로 출점했다. 주로 현대백화점 압구정, 무역센터점에서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직영점으로 운영하다 보니 초기 투입 자금이 많고 매장 확대도 빨리 이뤄지지 않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현금장사라는 외식업 이미지 때문에 사업 진출은 비교적 쉽게 진행했지만, 정작 매장을 열어 보니 수익성이 낮아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손실 누적으로 주요 매장을 철수 하기에 이르렀다.

제조업에 강점이 있는 삼양식품이 외식업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탓에 사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삼양식품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전 회장이 외국에서 공부할 때 외식브랜드를 보고 삼양식품 내에도 외식사업을 키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2010년 경영 전면에 나선 전 회장이 외식업에 대한 애착이 커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했으나 '전문성' 부족을 만회할 길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외식업의 유행과 시장에 대한 분석이 보완되지 못했다. 당시 '면+고급화'라는 유행했던 아이템 위주로 사업 진행하다 보니 아이템 유행 주기가 끝난 이후 후속 대책이 없자 수익이 하락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은 유행의 순환 주기가 존재한다"며 "불황으로 한끼 2만 원짜리 식사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급 레스토랑 매출이 크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호면당은 '면요리'가 주를 이루지만 메뉴 하나의 가격이 평균 1만 5000원으로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한 차례 외식업종에 대한 미숙한 경영 능력을 보인 터라, 크라제버거 인수에 우려의 목소리가 뒤따른다.

IB업계의 관계자는 "크라제버거는 오너의 경영능력은 물론 무리한 사업 확장 등으로 한 차례 고비를 맞고 매물로 나온 업체"라며 "(삼양식품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크라제버거를 정상궤도에 올려두기 위해선 충분한 시장 조사는 물론 외식업 노하우를 갖추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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