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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의 본질 외면하는 은행들 [thebell note]

송종호 기자공개 2014-05-28 08:44:44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7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고객은 투자성향이 공격적인 증권사 고객과 달리 보수적이다"

6개월 가까이 은행 PB센터를 취재하며 귀가 따갑게 들었던 말이다. 보수적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은행에서 금융상품 동향 등의 뉴스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은행 관계자들의 충고였다.

나름 일리가 있지만 은행 PB서비스의 후진성을 스스로 돌아보지는 못한 충고였다. 은행 PB센터는 증권사 PB센터와 비교해 상품개발도 적었고, 포트폴리오도 다양하지 않았다. 브로커리지 영업의 한계 탓에 PB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진 증권사와는 차이가 컸다.

최근 만난 은행 PB센터 PB는 "10억 원을 맡기려고 찾아온 투자자는 월 200만 원 정도의 고정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에 고스란히 은행 예금에 넣어 두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과 달리 자산관리 컨설팅을 '공짜 서비스'로 여기는 국내 고객들에게 PB센터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투자상품 판매 수수료뿐이다. 그런데 고객 대부분이 예금상품을 이용하고, 투자 상품 가입에는 인색해 수수료 수입은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게 해당 PB의 하소연이었다. 언뜻 보수적인 투자자가 투자상품에 가입하지 않는 현실적인 한계를 설명한 듯하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도 않다.

은행 PB센터 1곳당 30%가량의 고객만이 투자상품에 가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비해 신한은행은 신한금융투자와 협업이 이뤄지는 PWM 센터를 통해 50%이상 투자상품 가입이 이뤄지고 있다. '은행+증권' 서비스가 은행PB서비스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기존 은행PB센터가 자체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아니다. 상품 대부분이 증권사 ELS와 자산운용사 펀드를 그대로 판매하는 데 지나지 않고, 자체 개발 상품이라는 것도 기존 증권사와 운용사 상품에 신탁으로 이름만 달리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 PB센터가 자체적으로 사모형 상품을 내놓고 투자자를 유인하는 것과는 비교가 된다.

상품개발과 포트폴리오 개선 등의 본질적인 PB서비스 외에도 은행이나 증권사 모두 PB센터를 통해 골프 대회, 유명인 강연회, 미술 전시회, 증여와 관련된 세무 컨설팅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금 은행은 본질은 놓친 채 부가서비스만 내놓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은행PB센터도 고객 성격에 맞는 금융상품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상품을 개발하고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보수적이고, 이자만 챙겨가는 얄미운 고객이라고 한탄하며 PB서비스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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