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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매출 늘린 포스코강판, 수익은 줄었다 '공급과잉→해외매출 증가→수익성 저하' 악순환

강철 기자공개 2014-08-21 09:09: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18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 계열 컬러강판 제조기업인 포스코강판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1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시황 악화로 주력 제품의 판매단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와 함께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판매 비중을 높인 것도 수익성 저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강판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3877억 원, 영업손실 16억 원, 순손실 3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액은 약 5.4% 줄었고, 영업이익은 1년만에 적자전환했다. 순이익은 4년 연속으로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공급과잉의 여파로 주력 제품인 컬러강판과 아연도금강판, 알루미늄도금강판의 판매단가가 하락을 지속한 것이 수익성의 저하로 이어졌다. 포스코강판의 제품별 평균 가격은 2011년 123만 원, 2012년 115만 원, 지난해 105만 원, 올해 상반기 101만 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포스코에 대한 높은 원재료 의존도로 인해 판매 단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탄력적인 원가 정책을 가져가지 못한 점도 수익성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강판은 미소둔강판(Full Hard), 아연도금강판(GI) 등 주요 원재료의 85~90%를 포스코에서 조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87%를 포스코로부터 매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판매 단가가 하락하면 저렴한 원재료의 사용 비중을 늘리는 등의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 저하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포스코강판의 경우 포스코와의 수직 계열화가 굳건하다보니 매입물량이나 가격에 관한 협상이 쉽지 않다"며 "포스코강판이 해외로부터의 원재료 매입 비중을 늘리는 등 원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효과는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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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강판은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를 극복하기 위해 2010년부터 해외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08년 40% 수준이던 해외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53%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미얀마에 컬러강판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해외 생산 기반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포스코강판이 해외매출 비중을 높이는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유니온스틸, 동부인천스틸 등 동종업체와 저가의 중국 물량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국내 판매분의 일부를 해외로 돌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외매출 비중의 증가는 오히려 수익성 저하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강판의 순이익은 2011년부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는 해외매출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시점과 비슷하다. 해외 시장 역시 공급과잉 상태고, 포스코강판이 생산하는 제품들이 고부가가치 강판이 아니다보니 국내 가격보다 낮게 팔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강판이 2012년 MCCL 설비 증설에 나섰다가 철회한 이후 아직까지 고부가가치 강판 양산 체제를 갖추기 위한 투자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종업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국내판매 감소 및 수익성 저하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강판이 수익성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스코가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하지 않기로 한 이상 자생력 확보를 위한 강도 높은 자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포스코와 포스코강판의 거래가 활발한 점에 미루어 포스코의 철강 본원사업 강화 계획에 포스코강판의 경쟁력 제고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확실한 수익성 향상 전략을 수립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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