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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강업 백기사 '현대백화점', 투자금 살펴보니 계열사 3곳, 436억 들여 14.8% 취득..고려용접봉 지분 확대 '견제'

박창현 기자공개 2014-09-26 09:15: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4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사돈 기업인 대원강업의 백기사 역할을 하기 위해 총 4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대 주주인 고려용접봉이 지분 확대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추격 매수에 나서며 견제 기능을 수행했다. 동원된 계열사들은 지분 매입 시기에 따라 투자 성과에 대한 희비도 크게 엇갈렸다.

23일 대원강업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36억 원을 들여 대원강업 지분 14.8%(917만 6000주)를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현대홈쇼핑이 가장 많은 7.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금강에이앤디와 현대쇼핑 지분율은 각각 5.54%, 1.59%다.

현대백화점그룹, 대원강업 지분 취득 현황

현대백화점그룹이 핵심 유통 분야와 전혀 무관한 자동차 부품사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경영권 방어 때문이다. 사돈기업인 대원강업이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되자 백기자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정교선 부회장이 바로 대원강업 허재철 회장의 맏사위다.

지난 2007년 대원강업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고려제강 계열 고려용접봉이 10% 이상 지분을 확보하면서 허씨 오너 일가의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다. 대원강원은 공동 창업자들이 회사를 설립했던 탓에 2세로 넘어가면서 지분도 여러 이해관계자들에게 분산됐다. 실제 당시 전체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은 30%가 채 되지 않았다.

고려용접봉은 지난 2007년 2분기 지분 10.24%를 확보한 것을 시작으로 2년 만에 지분을 23.8%까지 높였다. 반면 그 기간 허씨 오너 일가는 지분율을 27.55%에서 35.2%로 약 8% 포인트 끌어올리는데 그쳤다.

적대적 M&A 불씨가 피어 오를 즈음 현대백화점그룹이 구세주로 등장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분 확보 경쟁이 한창이던 2009년 12월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을 통해 대원강업 지분 7.67%를 93억 원에 취득했다. 현대홈쇼핑은 정교선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등장 이후 3년여간 지분 변동이 없었던 고려용접봉 측은 지난 2012년 2분기부터 다시 지분 매입에 나섰다. 지속적인 지분 매입으로 그 해 말 지분율을 25.39%로 높였다. 그러자 다시 현대백화점그룹이 움직였다. 이번에는 현대쇼핑과 금강에이앤디가 백기사로 등장했다.

현대쇼핑은 지난 2012년 10월 9일부터 2013년 1월 30일까지 총 42차례에 걸쳐 대원강업 주식 98만 8114주(1.59%)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평균 매입가는 8001원이었고, 지분 매입에 들인 총 투자금은 약 80억 원이었다.

금강에이앤디 투자금액은 현대쇼핑의 3배가 넘었다. 같은 기간 총 250억 원을 투입했으며, 취득 주식수는 331만 4918주에 달했다. 이후에도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보유 지분율을 5.54%까지 늘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다시 지분 매입 경쟁에 뛰어들자 이번에도 고려용접봉 측은 지분 매입을 중단했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의 대원강업 보유 지분율은 총 14.8%에 달한다. 허씨 오너 일가 지분율이 약 34%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경영권 방어의 가장 중추적인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별로는 지분 매입 시기에 따라 현재 투자 성장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2007년 주당 2035원에 지분을 취득했던 현대홈쇼핑은 대원강업 주가가 현재 7000원 대에 형성되면서 220억 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적대적 M&A 이슈로 주가가 치솟던 시기에 지분을 매입했던 현대쇼핑과 금강에이앤디는 취득 원가와 비교해 현재 평가금액이 수 십억 원 가량 더 낮은 상태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대원강업 투자로 현재 재무적인 성과를 거둔 부분이 있다"며 "다만 지분 추가 매입과 매각과 관련해서는 현재 검토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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