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유진·삼표·아주, 오랜 숙원 풀까 인수 성공시 수직계열화 가능… 우량한 재무구조 바탕 적극 나설 듯

정호창 기자공개 2014-11-10 13:42:29

이 기사는 2014년 10월 31일 0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 매각과 관련해 유진·삼표·아주그룹 등 레미콘업계 상위 업체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이 쌍용양회를 인수할 경우 높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다, 풍부한 유동성과 다양한 인수합병(M&A) 경험까지 갖고 있어 인수전에 나선다면 강력한 인수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1일 M&A업계에 따르면 국내 레미콘업계 1위인 유진그룹이 최근 쌍용양회 인수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진그룹과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삼표그룹과 업계 3위인 아주그룹 역시 쌍용양회 인수를 저울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이런 예상을 내놓는 이유는 이들 레미콘업계 상위 업체들이 쌍용양회를 인수할 경우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 절감과 수익성 향상 등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레미콘 제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재료는 바로 시멘트다. 레미콘 제조원가에서 시멘트 매입 비용은 약 60%에 달한다. 레미콘 1㎥를 생산하는데 약 0.3톤가량의 시멘트가 소요된다.

유진과 삼표그룹의 연간 레미콘 생산능력은 1500만㎥에 육박한다. 연간 생산량은 700만㎥ 정도다. 두 회사 모두 레미콘 제조를 위해 연간 200만 톤 이상의 시멘트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들이 쌍용양회를 인수할 경우 매년 최소 200만 톤 이상의 시멘트를 자가소비할 수 있다.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레미콘 출하량이 늘어날 경우 시멘트 자가소비량은 최대 400만 톤까지 증가할 수 있다.

쌍용양회를 인수해 레미콘 제조에 필요한 시멘트를 공급받게 되면 이들의 레미콘 제조원가는 현재보다 크게 낮아지고, 이는 곧장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쌍용양회도 덕을 본다. 시멘트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이라 고정비가 높다. 따라서 대량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시현해야만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시장 수요가 업계 생산능력을 30%가량 밑도는 상황에서는 설비 가동률을 낮출 수밖에 없어 고정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200만 톤의 물량을 책임질 우군이 생긴다면 쌍용양회 입장에선 설비 가동률을 지금보다 훨씬 높일 수 있게 된다. 쌍용양회는 최근 3년간 연평균 900만 톤가량의 시멘트를 국내 시장에 공급했다. 따라서 유진이나 삼표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되면 22%가량의 물량을 더 생산·출하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된다.

이 경우 쌍용양회 입장에선 제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향상도 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시너지 효과 때문에 대형 레미콘업체 입장에서는 시멘트업체 인수가 오랜 숙원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동안 대형 시멘트업체가 매물로 나오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M&A업계에서는 대형 레미콘사들이 이번 쌍용양회 인수전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진·삼표·아주그룹 등이 쌍용양회 인수에 나설 경우 잠재 후보인 국내 시멘트업체들보다 훨씬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들이 시멘트업체들보다 우량한 재무구조와 높은 자금력을 갖춘 데다, M&A 경험 역시 풍부하기 때문이다.

유진그룹은 하이마트, 로젠택배, 유진투자증권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매각한 경험을 갖고 있다. 2012년 하이마트를 성공적으로 매각해 풍부한 유동성을 갖고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삼표그룹 역시 중소형 매물을 인수한 경험이 많은데다,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인수합병에 대한 내공이 높다. 창사 이래 줄곧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고수해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고 자금력 역시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주그룹은 대우캐피탈, 기보캐피탈 등의 금융사를 인수한 경험을 갖고 있고 아주IB투자, 아주캐피탈 등 IB업무에 밝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어 역시 시멘트업체들보다 M&A 능력이 한 수 앞선다. 현재 아주캐피탈 매각을 추진 중이라 조만간 수천억 원의 자금이 유입된 예정이라 쌍용양회 인수전에 나설 자금력도 충분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