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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밸류고배당펀드 '소프트 클로징' 공방 "판매 중단 했어야 vs 판매사 쏠림현상 과했다"

박상희 기자공개 2014-11-19 08:50:56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2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월부터 펀드시장을 강타했던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폭발적인 판매 수요에 힘입어 순자산 3조 원을 돌파하며 공룡펀드 반열에 올랐지만, 최근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조기에 소프트클로징(잠정 판매 중단)에 들어갔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량한 배당주펀드를 다양하게 발굴해 투자자에게 소개시키는 대신 신영밸류고배당펀드 한 곳으로만 집중 판매를 유도한 판매사의 잘못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 신영밸류고배당, 최근 3개월 순자산 1조 원 증가..같은 기간 수익률 -4.06%

1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은 지난달 23일 순자산 3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 최대 규모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순자산 3조 원을 처음으로 넘어선 펀드가 됐다.

지난 7월 초 기준 순자산 1조8000억 원으로 당시에도 대형펀드에 속했던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이후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 발표에 힘입어 자금 유입 규모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8월부터 9월까지 한동안 주간 유입 규모가 1000억~1500억 원에 이를 정도였다. 지금은 유입 규모가 5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문제는 엄청난 자금 유입과 맞물려 수익률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운용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심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펀드의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은 대표펀드 기준 9.66%로 여전히 상위권에 랭크돼 있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4.09%로 부진한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3개월은 이 펀드로 엄청난 자금이 유입되던 시기라 운용 이슈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금이 계속 유입되다 보면 유니버스 확대에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고, 수익률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시장 환경이 받쳐줄 때 자금이 몰리면 수익률 상승에 도움이 되지만 모멘텀이 꺾이는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성과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유니버스는 550개로 200개 안팎인 경쟁사들보다 2배 이상 많은 편이다. 편입종목 수도 120개 수준으로 100개 안팎인 다른 펀드보다 많다. 하지만 펀드 운용규모가 단기간에 1조 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유니버스 확대에도 한계가 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최근 수익률 부진은 최근 시장이 크게 빠진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이지, 자금 규모가 늘어난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벤치마크인 배당지수(KODI) -4.88% 보다는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 "소프트 클로징 했어야 …판매사 펀드 쏠림도 문제"

신영자산운용은 일주일 단위로 자금이 1500억 원씩 몰리던 당시인 지난 9월부터 '소프트 클로징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배당주 열풍 이전에도 2조 원에 가까운 펀드 사이즈를 무리 없이 운용해 왔다는 자신감이 뒷받침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운용사는 크게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운용하는 수요자형과 운용사 입장에서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공급자형이 있다"며 "고객 환매 등 리스크 관리 등을 감안하지 않고 펀드만 팔면 된다는 식의 행태는 투자자와 고객을 실망시켜 등을 돌리게 만드는 행위"라고 말했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판매사의 쏠림 현상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연초 이후 1조50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7월 이후 집중된 자금만 1조 원을 훌쩍 넘어선다.

배당주식형펀드 중 신영밸류고배당펀드 다음으로 자금이 많이 몰린 펀드는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주식)'으로 연초 이후 3463억 원이 순유입됐다. 신영자산운용에서 설정한 배당주펀드를 제외하고 그 다음으로 자금이 순유입된 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증권투자신탁(주식)'으로 1259원을 흡수했다. 그밖에 자금이 1000억 원 이상으로 몰린 펀드는 없었다. 그만큼 신영밸류고배당펀드로의 쏠림현상이 심했다는 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펀드시장은 유독 섹터나 트렌드에 따라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심하다"며 "지난해 롱숏펀드가 핫(hot) 했다면 올해는 배당주펀드로의 자금쏠림이 심했고, 특히 다른 자산운용사의 대항마 없이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독식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신영자산운용은 소프트클로징에 나서야 하지 않았냐는 비판에 대해 자금 유출입의 밸런스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환매 없이 자금이 들어오기만 한다면 추후 환매를 염려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겠지만,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환매를 하면서 자금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밸런스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역사적으로 보면 자금 유입이 급격하게 늘면서 문제가 됐던 펀드는 1조 원 대의 펀드가 대다수였다"면서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운용 규모가 문제가 될 단계는 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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