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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없는 아주캐피탈 노조

김일문 기자공개 2014-11-21 08:59:14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7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된 아주캐피탈이 노조의 거센 반발로 시끌시끌하다. 아주캐피탈 노조의 주장은 대주주 교체를 반대하는 다른 노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밀실 야합, 투기 자본, 헐값 매각과 같은 원색적인 단어들이 노조의 절박함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격랑 한복판에 내던져진 노동자 입장에서는 당장 일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각 반대를 외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문제는 요즘 들어 그 수위가 날로 높아지면서 거래를 뒤흔들어 성사를 가로막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대주주 교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조의 반발을 꼭 한번씩 겪게되는 일종의 통과의례 쯤으로 치부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여곡절 끝에 매각된 위니아만도(현 대유위니아)가 단적인 예다. 위니아만도는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낸 원매자가 두 곳이나 있었지만 노조의 반대가 너무 심해 줄줄이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발길을 돌려야했다. 인수 후보였던 회사의 오너는 노조의 극렬한 반대로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고 할 정도니 그 수위를 무시할 수 없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칫 주인없는 회사로 전락할 뻔했던 위니아만도는 대유에이텍이 인수자로 나서 거래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새 주인이 결정됐어도 강성 노조와 한솥밥을 먹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아주캐피탈 노조의 반발이 자칫 회사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 지 우려스럽다. 노조가 투기 자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우선협상대상자 J트러스트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금융업을 영위해 온 회사다.

그 동안 제조업체를 대주주로 둔 아주캐피탈은 산업계 여전사로 분류돼 저평가 받아왔다. 회사 규모와 자동차 할부 시장에서 손꼽히는 업체라는 점 보다는 산업계라는 점이 더 부각돼 신용등급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만약 아주캐피탈이 J트러스트로 피인수 된다면 산업계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롯이 금융계 여전사로 거듭날 수 있다. 특히 J트러스트는 국내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과감하고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M&A 과정에서 불거지는 노조의 무조건적인 반발은 지양해야 한다. 주주 교체를 빌미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새 주인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각을 세우기 보다는 회사의 발전과 직원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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