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Adieu 2014]쇠락한 자문형랩, 돈 몰리는 ELS랩자문형랩 잔고 1조원대로…중위험중수익 추구하는 랩상품 인기

김기정 기자공개 2015-01-05 11:33:03

이 기사는 2014년 12월 29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문형랩은 올해도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한때 10조 원에 육박했던 잔고는 지난 1년 간 1조 원이 이상 빠져나가며 2조 원대 밑으로 추락했다. 차·화·정에 집중 투자하는 자문형랩에 돈을 넣었다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를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가치주랩와 ELS랩 등 성장주 일변도를 벗어난 색깔있는 랩 상품들은 자금을 끌어 모았다. 자산관리 시장의 메가 트렌드인 '중위험·중수익'이 랩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맥 못추는 자문형랩…올해 1조 이탈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자문형랩의 총 잔고는 1조 7658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 8319억 원이었던 것에 비해 1조 원 이상 줄었다.

3년 전 10조 원에 육박했을 때와 비교하면 5분의 1로 급감한 수치다. 당시 경기민감주 및 성장주에 집중 투자했던 자문형랩이 대거 손실을 내자 대규모 자금 이탈이 시작됐다. 열풍을 주도했던 브레인투자자문, 창의투자자문 등이 자산운용사로 전환하면서 시장은 더욱 급격히 위축됐다.

랩상품으로 벌어들이는 증권사의 수익 역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0개 증권사의 자산관리수수료(랩상품 등 투자자문 및 일임)는 지난 2011년 2755억 원이었지만 그 다음해 2007억 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1499억 원으로 2000억 원대 미만으로 줄더니, 올해(1~3분기)는 1320억 원으로 떨어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각 증권사마다 수 십 개의 자문형랩을 판매 중이지만 올해 자금을 모은 자문형랩은 전무하다시피하다"며 "설정 규모가 5억 원에도 못 미치는 상품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자문형랩 잔고 추이

◇랩시장도 '중위험·중수익'…ELS·가치주랩 대규모 자금 유입

연이은 이탈세에도 ELS랩, 가치주랩 등 색깔있는 상품들로는 자금이 유입됐다. 올 자산관리 시장의 키워드가 랩 시장에도 반영된 셈이다. 이들 상품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10% 수준으로, 고수익보다는 중수익을 추구한다.

눈길을 끄는 대표적인 상품은 VIP투자자문의 ELS랩이다. ELS랩은 단일 ELS 4~5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VIP투자자문은 단독 판매사인 삼성증권의 유니버스 중 종목을 선정하고 삼성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ELS를 만들어 운용한다. 랩에 담겼던 ELS가 조기 및 만기 상환되면 VIP투자자문이 기초자산을 선정하고 청약하는 등 모든 투자 과정을 일임해 처리한다.

지난해 1월 출시된 이 상품은 비교적 생소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만 3500억 원을 끌어 모았다. 2400억 원이었던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50% 가까이 늘었다. 수익률은 연 7~8% 수준이다. 메가 트렌드인 '중위험·중수익'을 따르면서 고객들이 투자 시 겪는 번거로움을 자문사가 처리해준다는 점이 제대로 먹혀 들었다.

V&S투자자문의 자문형랩도 올해 부쩍 자금이 늘었다. 지난해 말 490억 원에 불과했던 규모(자문형 신탁 포함)가 1년 만에 2000억 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V&S투자자문은 가치주 투자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자문사 중 하나다. 80여 개 종목에 분산 투자해 변동성을 낮추는 전략을 쓰고 있다. 대다수 자문사가 통상 10여 개 안팎의 종목에 압축 투자하는 것과 대조된다. 대표 계좌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6.4%다.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의 자문형랩도 유입세가 가팔랐다. 총 일임 규모가 1000억 원대인 중소형사임에도 불구하고 자문형랩 수탁고가 올 초 65억 원에서 12월 말 기준 111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고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종목을 골라 투자한다.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 중인 '신한-세븐아이즈 주식형랩'의 올해 수익률은 8.57%다.

자문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문형랩 시장은 성장주식형은 이탈세가 지속되고 가치·배당 주식형은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은 펀드 시장과 같은 양상을 보였다"며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한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