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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증자, 결국 한진해운 지원용? 한진해운 독자생존능력 기대 이하...대한항공 재무개선 효과 반감 우려

민경문 기자공개 2015-01-08 14:25:23

이 기사는 2015년 01월 07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가운데 관련업계가 자금 조달 목적에 주목하고 있다. 외형상 은행 차입금 상환용도지만 독자 생존 능력이 떨어진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자칫 이번 증자를 통한 대한항공의 재무 개선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6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증권신고서에는 3월부터 7월까지 만기도래하는 은행권 차입금(총 5390억 원 규모)을 갚기 위한 용도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200% 가까이 떨어뜨리겠다는 의도다. 다만 자금 유입 시점과 실제 사용 시기가 차이가 나는 만큼 다른 용도로 자금이 쓰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자회사인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이다. 한진해운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만기도래 회사채만 7000억 원에 달하고 있어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 정책자금으로 모두 충당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흑자를 내긴 했지만 이자 비용을 줄일 만큼의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도 아니다.

사실상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에 기인한 것일 뿐 실질적인 업황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수익성 회복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선사들의 동맹 결속에 따라 향후 시장 점유율 하락도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한진해운이 20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한 이후에도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 직전(BBB-)까지 떨어진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결국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꾸준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부실 계열사 지원이 증자에 따른 자본확충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 자체적으로도 차입금 상환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자금 투여가 동반 신용도 하락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껏 대규모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 한진해운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은 오너 일가를 제외한 주주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 역시 계열사 지원이 부담스럽지만 이제 와서 '꼬리 자르기'를 단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2년간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투입한 자금만 6500억 원(대여금 2500억 원+증자 4000억 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한진해운 EB 발행 과정에서 신용보강에 나서기도 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역시 '항공+해운' 시너지 전략을 천명한 만큼 한진해운을 계속 끌어안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돈에 꼬리표가 붙어있지 않은 만큼 이번 증자금이 한진해운 지원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한진해운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회복되기 전까지 향후에도 지원 부담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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