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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신용등급 강등…한기평 성급했나 실적·재무개선 추세, 신중론 제기…한신평·NICE 결정 '주목'

황철 기자공개 2015-03-02 06:49: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6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건설의 신용등급이 결국 떨어졌다. 건설사에 유독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오던 한국기업평가의 결정이었다. 이번 강등은 최근 자구계획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는 GS건설에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 역시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만족스럽진 않지만 GS건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고, 유상증자·자산매각 등 자구안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시점에서 성급히 신용등급 하향에 나설 경우 또 다른 형태의 '뒷북 평정'이라는 비판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우호적으로만 보기에는 GS건설의 재무 개선 속도가 더디다. 보수적 평정이 '정상?'으로 취급되는 최근 신용평가업계의 분위기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GS건설 신용등급 방향성의 키를 쥐고 있는 두 평가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부정적 전망 제시후 불과 3개월여, 신중론 제기

한국기업평가는 25일 GS건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떨어뜨렸다. 저조한 영업수익성과 커버리지 지표를 등급 하향의 근거로 내세웠다. GS·GS칼텍스 등 그룹 주력사의 신용도 하락으로 유사시 계열 지원 능력(extraordinary support)이 약해졌다는 점도 주된 이유였다.

한기평의 하향 근거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크레딧 업계에서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GS건설의 신용위험 요인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많다. 특히 GS건설의 기존 A+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이 붙은 지도 불과 3~4개월 가량 밖에 지나지 않았다. 일각에서 한기평의 결정이 다소 성급했다는 지적을 내놓는 또 하나의 이유다..

당장 한신평과 NICE신평의 입장도 신중론으로 정리되는 인상이 강하다. 양 평가사는 GS건설의 잠정실적 발표 후 특별한 액션이나 코멘트를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파르나스 호텔 매각건과 관련해 제반 여건 상 적어도 신용위험이 더 악화하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풍부한 보유자산을 활용한 유동성 완충력 등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으로 신용위험의 추가 저하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신평은 파르나스 지분매각 관련 코멘트에서 "현금유입으로 재무안정성 지표와 유동성 대응능력이 일정 수준 개선될 것으로 보여 GS건설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NICE신평 역시 "유상증자·자산매각 등 자구계획 이행능력과 이를 통한 풍부한 유동성 자산 확보, 차입금 만기 분산 등을 볼 때 재무위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등급 조정 여부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당장 한기평에 추종한 평정을 내리진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GS건설

실제로 GS건설의 영업수익성은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나 더디지만 개선되고 있다. 신평사가 주된 평정 요소로 지목하고 있는 EBIT/매출액은 2014년 3분기 누적 0.2%에서 4분기 1.2%로 개선됐다. 이를 보더라도 신용위험이 지금보다 확대될 가능성은 적은 상태라 강등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 더 나빠질 것 없는 기업에 대한 후행적 신용등급 하향 역시 적정성 논란은 물론 일종의 ‘뒷북 평정'이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기평이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로 전면에 내세운 계열 지원 능력의 약화도 생각해 볼 대목이 많다. 평가 3사가 GS·GS칼텍스 등의 등급을 공통적으로 떨어뜨리며 주력사의 신용위험 확대에 한목소리를 낸 것은 맞다. 신용도 저하뿐 아니라 계열의 재무 여력이 축소된 것 또한 분명하다.

그러나 그 자체로 GS건설의 등급에 녹아 있는 유사시 계열 지원 가능성이 신용도를 한 노치 낮출 정도로 줄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의 시각이 존재한다. 특히 GS건설의 경우 허창수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그룹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에 반영된 외부 지원 가능성의 대상이 '계열사'보다는 '대주주'에 무게 중심이 기울여져 있다. 유사시를 가정한 계열 지원 능력이 신용등급의 주된 평가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타 기업에 비해 민감도는 덜할 것으로 분석된다.

◇ 기로에 선 GS건설 신용등급, 예측 불가

그렇다고 GS건설의 신용등급 연쇄 강등 조치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당장 한신평과 NICE신평이 제시한 재무 트리거를 장기간 충족하지 못해 언제 등급을 하향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보수적 평가를 유도하고 있는 여론의 분위기 역시 평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GS건설은 신용등급 자체의 스플릿뿐 아니라 아웃룩(Outlook)도 평가사마다 엇갈려 있다. 한신평은 '안정적', NICE의 경우 '부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그만큼 GS건설의 신용등급은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여러 요인이 겹쳐 있다.

결국 GS건설 신용위험의 핵심인 영업수익창출과 재무레버리지 축소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적어도 2014년 연간 결산 발표 시점까지 향후 사업성과 재무구조 개선의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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