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방위산업에 힘싣는 이유는 항공우주사업과의 시너지 노려…관련 사업 매년 성장세
김창경 기자공개 2015-03-02 08:35: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7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방위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이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입찰에 참여한 것에 더해 조 회장이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산진) 회장을 맡게 됐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얼룩진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고 대한항공 내 사업부와의 시너지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지난 24일 KF-X 사업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두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9일 유찰된 첫 번째 입찰엔 참여하지 않다가 두 번째 입찰에 들어왔다. 방위사업청은 이르면 오는 3월 안에 우선협상대상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같은 날 조 회장은 임기 3년의 15대 방산진 회장으로 선임됐다. 2004년 6월 제11대 회장으로 선임된 이래 방산진 회장을 5연임하게 됐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류진 풍산 회장이 방산진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조 회장은 땅콩 회항, 평창동계올림픽 등으로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조 회장이 방산진 15대 회장이 됐다.
KF-X 입찰 참여와 조 회장의 방산진 회장 선임 시기가 맞물리면서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방위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대한항공 내 항공우주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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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여객, 화물 등을 운송하는 항공운송사업 외에도 항공기 관련 부품 제조, 항공기 제조판매 및 정비를 하는 '항공우주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보잉, 에어버스 등이 대한항공의 주요 고객이다. 항공우주사업엔 지난 1975년 대한민국 최초 한국군 500MD 헬리콥터 생산을 시초로 F-4, C-130, P-3C 등 한국군 항공기 창정비, 아시아태평양지역 주둔 미군의 전투기, 수송기, 헬리콥터 창정비 등 군용기 관련 사업도 포함돼 있다.
항공우주사업이 대한항공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아래로 크지 않지만 꾸준히 매출액이 늘고 있다. 2013년 말 기준 항공우주사업의 매출액은 6381억 원을 기록하며 최근 5년간 연평균 25%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3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 5912억 원, 영업이익 734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 12%를 넘겼다. 매출 증가와 더불어 영업이익률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최근 무인기 '틸트로터(수직 이착륙 헬기)'의 체계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체계개발은 틸트로터를 시장이 요구하는 성능에 맞게 설계, 제작, 시험평가를 수행하는 것을 말하며 양산 전 단계다. 대한항공이 틸트로터 체계개발에 성공해 양산 및 실용화에 나설 경우 세계 최초가 된다. 업계에서는 틸트로터 시장 규모를 15조~20조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KF-X 사업까지 더해진다면 항공우주사업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며 "항공우주사업의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아 대한항공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항공운송시장을 고려하면 항공우주사업은 앞으로 키워야 할 부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투기 제작 경험에서 대한항공이 KAI보다 뒤처진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역시 과거 경험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은 에어버스와의 협력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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