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3월 04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KB가 심상치 않다. 뭔가 해보자는 의지로 충만, 그룹 내 생기가 돌고 있다.배경엔 윤종규 회장이 있다. 윤 회장은 취임 후 100여 일 동안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조직 구성원들을 '대면' 접촉해 소통하려 애썼다.
연초 전략 제시 방법부터가 달랐다. 보통의 CEO들은 경영진 워크숍등을 통해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점차 조직내에 퍼지길 기대한다.
하지만 윤 회장은 경영진은 물론, 부장급을 거쳐 지난 2월 중순엔 (은행) 팀장급 워크숍까지 직접 챙겼다. 회장이 직접 나서 실무 워크숍을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오후 5시부터 밤늦게까지 진행된 팀장급 워크숍에서 윤 회장은 저녁도 거르며 구성원 하나하나의 얘기를 듣고 어깨를 다독였다. 평소엔 틈나는 대로 영업점을 방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KB 내부에서는 "윤 회장은 조직 내에서 잘 나가는 아빠인데, 거기다 좋은 아빠, 부지런한 아빠이기도 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아빠'들은 상대적으로 가족을 챙기는 데는 부족해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윤 회장은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조직 구성원들을 살뜰히 챙겨가며 좋은 아빠 역할도 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잃어버린 10년이라 말할 만큼 그동안 KB는 서서히 침체돼 왔다. 지난해 카드정보 유출 사태와 경영진 내분 등을 거치며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자존심도 적잖히 훼손됐다. KB에는 다른 어떤 유형의 리더보다 상처 입은 마음을 다독이고 '다시 할 수 있다'며 밝은 비전을 제시해 주는 따뜻한 리더가 필요했다.
안 그래도 안팎으로 챙겨야 할 것이 많은 윤 회장이 부지런을 떨며 직원들을 만나는 데 열심인 것도 이 때문이다. 취임 일성이었던 '리딩뱅크 회복'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자긍심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판단했을 터다.
일단 지난 100일 간 분위기는 산뜻하게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말단 직원에서부터 임원까지 '올해는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온다'고 입을 모은다. 여세를 몰아 윤회장의 따뜻한 리더십이 실적으로 결실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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