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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베스틸 엇갈린 등급전망...신평사 판단 근거는 한신평, 실질차입 간주...한기평·NICE, 인수부담 완화

이길용 기자공개 2015-03-23 09:46: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0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 인수 자금 조달을 바라보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은 판이하게 갈라졌다. 판단의 근거는 재무적투자자(FI)와 포스코에게 넘긴 지분의 실질적인 차입 부담 여부다.

우선 한국신용평가는 세아베스틸이 재무적투자자(FI)·포스코에게 넘긴 지분을 실질적인 차입 부담으로 봤다. FI와의 정산 조건과 포스코의 풋옵션의 상환 부담이 커 차입과 다를 바 없다는 판단이다.

반면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한신평과 반대로 세아베스틸이 인수 부담을 덜었다고 평가했다. FI 정산과 풋옵션은 5년 뒤에 도래해 실질적인 상환 부담이 당장 도래한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 한신평, FI·포스코 지분 실질 차입 간주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 인수 대금 지급 구조를 발표한 후 한신평은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았다. 세아베스틸은 포스코특수강 지분 54.8%를 4399억 원에 매입하고 지분 24.9%(2000억 원)는 FI인 신영증권과 신한금융투자에 넘겼다. 나머지 지분 19.9%(1600억 원)는 포스코가 보유한다.

한신평은 FI 정산 조건과 포스코가 지닌 풋옵션을 근거로 이들의 지분을 실질적인 차입금으로 간주했다. 세아베스틸은 매년 3~4%의 이자를 FI들에게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들은 포스코특수강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세아베스틸에 넘겨주기로 합의했다. 즉 포스코특수강의 배당으로 FI들에게 약속한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FI들이 향후 지분을 매각할 때 가격이 일정 수준보다 낮다면 이를 세아베스틸이 차액 보전해주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도 5년 후 세아베스틸에 포스코특수강 보유 지분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한신평은 포스코특수강의 영업실적이 업황 부진으로 2012년 하반기 이후 저하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세아베스틸은 FI들에게 지불하는 이자의 재원을 포스코특수강 배당을 통해 가져와야 한다. 실적이 줄어들고 있다면 배당을 실시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또한 에퀴티 밸류가 실적에 연동되는 점을 고려했을 때 FI들에게 제공한 차액 정산 조건과 포스코의 풋옵션은 실질적인 상환 부담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한신평의 논리다.

한신평은 세아베스틸의 인수 조건이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개선된 것으로 보지 않았다. 지난해 말 인수 발표 후 시장이 예상한 세아베스틸의 인수 자금 부담은 5600억 원. 포스코특수강은 인수 전 포스코와 기존 FI들에게 2446억 원을 배당해 순차입금이 지난해 말 866억 원에서 3000억 원 내외로 크게 확대됐다. 연결 기준 세아베스틸의 재무제표로 볼 경우 포스코특수강 차입 확대가 세아베스틸에게 이연돼 차입 부담이 지난해 말 예상 수준과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FI 정산 조건과 풋옵션을 차입금으로 간주하는 것이 가능한 논리로 보고 있다. 인수 자금 부담이 5년 간 이연됐을 뿐 5년짜리 회사채를 찍어 이자를 부담하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한신평은 향후 포스코특수강의 실적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포스코특수강 실적이 개선될 경우 FI들에 대한 이자 지급이 가능해지고 에퀴티 밸류가 늘어나 세아베스틸의 상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 한기평·NICE, 상환 부담 판단 일러

반면 한기평과 NICE는 세아베스틸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FI 유치와 포스코 지분 보유로 인수 부담을 완화시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무부담이 소폭 늘었지만 등급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NICE는 인수 후 세아베스틸의 부채비율이 48.6%에서 78.4%, 순차입금의존도는 17.2%에서 31%로 악화된다고 추정했다. 한기평은 세아베스틸의 순차입금의존도가 28.3%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안전성의 저해가 있긴 하지만 현재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춘 세아베스틸에게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봤다.

한기평과 NICE는 FI·포스코 지분에 대해 세아베스틸이 실질적인 상환 부담을 갖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정산 조건과 풋옵션이 있지만 5년 간 인수 대금 지급을 연장한 효과가 있고 향후 기업 상황에 따라 FI·포스코 지분 상환 부담이 달라질 수 있어 현 시점에서 차입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NICE는 포스코특수강의 수익성이 저하된 것은 맞지만 세아베스틸과 합병을 통해 EBITDA가 1500억 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아베스틸도 향후 2000억 원 이상의 EBITDA는 꾸준히 기록할 것으로 보여 영업현금 창출로 차입 부담 완화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한신평이 '부정적' 전망을 너무 성급하게 부여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신평사들은 부정적 전망을 달면 길게는 2년 동안 그 기업의 크레딧을 관찰한다. FI·포스코 지분의 상환 부담 여부는 2년 후에도 판단하기 어려운 이슈다.

업계 관계자는 "징계 후 신평사들이 일률적인 평정이 아닌 다양한 논리로 크레딧에 접근하고 있다"며 "관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평가사들이 논리를 갖추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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