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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잇단 표지어음 유동화 배경은 한달 새 3650억…현금여력 축소, 재무적 버퍼 약화

황철 기자공개 2015-04-24 11:40:16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3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 신용(Credit)의 버팀목 중 하나였던 금융기관 예치금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동국제강은 보유하고 있던 표지어음을 유동화해 또다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단순합산 규모는 3650억 원가량에 달한다. 이로써 재무적 버퍼로 작용해 왔던 단기금융자산이 거의 사라지게 됐다.

계열 전반의 리스크 부각과 최근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지자, 환금성이 강한 금융자산을 동원해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정보공개 수준이 불투명한 상법상 유동화시장의 특성도 발행 유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놓고 현금성 자산을 소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표지어음은 일종의 현금성 자산으로 일반적인 보유자산 유동화와는 성격이 다르다. 재무개선 효과보다는 오히려 보유 현금 유출로 신용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더 크다.

◇ 현금성 자산 2/3 이상 줄 듯

동국제강은 21일 보유 표지어음을 기초로 1629억 원을 유동화했다. 에스에프퀀텀제일차(SPC)를 통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1254억 원, ABSTB 375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만기는 트랜치별로 6월1일에서 9월30일까지 순차적으로 도래한다.

기초자산은 중소기업은행(1187억 원), 하나은행(271억 원), 외환은행(97억 원), 우리은행(41억 원), 신한은행(19억 원), 국민은행(9억 원), 농협은행(6억 원)이 발행한 표지어음 총 1627억 원(618건) 어치다. 기초자산은 무역어음과 팩토리어음 등을 묶어 은행이 발행한 물량이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25일에도 총 2021억 원 어치의 표지어음을 유동화했다. 한달 사이에만 단순 합산 3650억 원가량의 현금을 마련했다.

동국제강은 그동안 내부 현금의 단기운용을 위해 표지어음을 매입해 왔다. 은행 예금 성격으로 재무제표 상에도 금융기관예치금으로 계상돼 있다. 환금성이 강해 현금성 자산으로 인정받아 왔다.

이번 조달의 성격이 영업현금창출력 저하와 관계사 출자부담 등 자금 과부족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볼 때 사실상의 현금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동국제강은 2014년말 별도 기준 5577억 원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전년 9830억 원보다 4253억 원이나 줄었다. 이중 표지어음 등 금융기관 예치금은 3877억 원을 나타내고 있었다. 전체 현금성 자산의 2/3 이상에 해당한다. 이번 유동화 규모를 볼 때 그동안 현금성 자산으로 인정받아 오던 금융기관 예치금은 바닥을 드러내게 됐다.

유동화 자금의 성격상 내부 유보나 차입금 감축에 사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현금여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동국제강의 신용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이다.

◇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 실질적 채권단 관리도 영향

이번 유동화는 동국제강의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된 것과도 무관치 않다. 동국제강은 최근 A급 신용등급을 반납하고 BBB급 기업으로 전락했다.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을 맺을 정도로 계열 전반의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 또한 크다.

공모 회사채 발행은 말할 것도 없고 고금리를 지불하지 않고는 단기조달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황 저하로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도 피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환금성이 강하고 안정적 자산으로 분류되는 표지어음 유동화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표지어음 기초 ABCP와 ABSTB 최초 매출금리는 트렌치별 차이는 있지만 약 1.82~1.84%가량에 머물었다. 원금 지급의무가 있는 시중은행에 맞춰 최고 수준의 신용도(A1)를 인정받았다.

자산유동화의 주관은 지난달과 동일하게 현대증권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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