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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건설·풍경채, 지배구조 통합할까 [영·호남 주택 건설사 리포트]③분양시장 '봄바람' 택지전담 시행 강화...'옛 제일건설' 의존 심화

고설봉 기자공개 2015-06-19 08:25:00

[편집자주]

최근 건설업계에 영호남 토종 주택 전문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간 축적한 시공 노하우와 수주 경쟁력을 기반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로 영역을 넓혀 입지를 굳혔다. 주택시장의 새 강자로 떠오른 영호남 주택 전문 업체의 사업 동향과 재무건전성 등을 살펴보고, 외형 성장 밑그림을 예측해 본다.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5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경열 회장과 유재훈 사장이 각각 운영 중인 제일풍경채(옛 제일건설)와 신(新) 제일건설의 통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 제일건설 중심으로 가업승계 축이 굳어진 가운데 제일풍경채를 활용한 외형성장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유 회장은 가업 상속 차원에서 자신이 설립한 엣 제일건설을 쪼개고, 붙여 아들 소유의 신 제일건설에 일감을 몰아줬다. 옛 제일건설은 '제일풍경채'라는 이름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신 제일건설의 주택사업 확장과 맞물려 제일풍경채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유 사장이 추첨 경쟁방식의 LH 택지 입찰에서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자체 계열사는 물론 아버지 유 회장 소유의 회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사장은 신 제일건설의 주식 41.8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 사장과 그 직계가족이 보유한 지분은 92.30%다. 나머지 주식 7.7%도 유 사장의 친척들이 가지고 있다. 사실상 신 제일건설은 유 사장의 지배력이 100%인 회사다.

유 사장은 신 제일건설을 통해 창암종합건설, 세종화건설, 영우홀딩스, 디멘터, 풍경채, 제이제이건설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들 자회사는 모두 주택사업을 위해 설립된 주택건문 건설사다. 특히 시행업을 전문으로 LH에서 공급하는 택지 입찰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세종시 L4·M8지구, 광주 첨단2지구 등에 주택을 분양했다.

제일건설 제일풍경채 지분구조도

그러나 신 제일건설이 광주·전남을 벗어나 수도권 등 전국으로 영역을 넓히는 데는 기존 시행사 만으로 한계가 있었다. 경쟁 심화로 택지 확보를 위해 더 많은 계열 시행사가 필요했다.

유 사장은 점차 쇠락해 가던 옛 회사들에 관심을 가졌다. 제일풍경채와 제일종합건설, 제이제이건설 등을 택지 확보에 동원됐다.

제일풍경채 최대주주는 주식 84.03%를 보유한 유 회장이다. 2대주주는 주식 6.33%를 가진 기획재정부다. 나머지 두 회사도 유 회장이 지분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 유 회장은 제일종합건설 주식 88.44%와 제이아이건설 주식 91.67%를 보유하고 있다. 유 사장이 이들 회사 내에서 보유한 주식은 제일종합건설 6.67% 뿐이다.

그러나 제일풍경채 및 그 관계회사들의 실제 운영은 유 사장이 맡았다. 유 사장은 자신의 회사와 아버지 유 회장의 회사를 총 동원해 택지 확보에 열을 올렸다. 입찰에 참여한 계열사 및 관계사들이 늘어난 만큼 토지 확보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다.

신 제일건설이 전국 단위 주택분양을 하면서 제일풍경채와 제일종합건설의 매출액은 급격히 불어났다. 토지를 확보한 건설사가 시행사을 맡고, 일부 시공을 담당하며 관계사들의 매출액이 늘었다. 인천과 대구 등에서 제일풍경채와 제일종합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맡아 초기 완판을 이뤄냈다.

특히 신 제일건설의 성장에 밑거름 역할을 하며 쇠퇴하던 제일풍경채는 2014년 대폭 실적이 개선됐다. 2013년 매출이 없었으나 이듬해 282억 원의 수익을 냈다. 제일종합건설도 2013년 2013억 원이던 매출액이 2014년 334억 원으로 불어났다.

제일건설 주요 자회사 및 관계사 매출액

유 회장 소유의 옛 계열사 실적이 늘면서 일부에서는 신 제일건설과 제일풍경채 간 통합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 제일건설의 외형성장과 맞물려 제일풍경채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복잡하게 얽힌 시행·시공 업무를 정리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계사 지분을 매집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제일풍경채와 계열 자회사 실적 개선은 유 사장에게 부담이 된다. 아버지 유 회장 소유 회사들의 자산가치 상승이 상속 차원에서 득이 될 게 없기 때문이다. 향후 상속 및 증여로 제일풍경채, 제일종합건설, 제이아이건설 등의 주식을 취득할 경우 세금 문제 등이 얽혀 비용이 불어날 수 있다.

제일풍경채 기업 가치를 낮추기 위해 일감을 줄일 수도 없는 처지다. 좋은 택지를 싸게 확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자회사 및 관계사를 통한 무더기 입찰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전문 업체들이 용지 확보를 위해 자회사 및 관계사들을 동원하는 것은 일종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이어 "택지 확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회사들이 입찰에 참여해 당첨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그러나 시행 실적이 없는 건설사들은 택지 입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시행 실적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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