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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무너진 TV사업 마지노선 '신흥시장' 시장비중 30% CIS·남미 '수요감소', 2Q 적자 이어지나

장소희 기자공개 2015-06-26 08:29: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3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TV부문에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체 판매량의 30%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인 신흥국에서 판매가 시원치 않은 까닭이다. 마지노선이라 여긴 신흥시장에서 저조한 판매를 이어가며 장기적으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대체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분기에도 TV사업에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원인은 수요 감소다. 전년 대비 약 4~8% 가량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 TV 예상 판매량은 700만 대 미만이다.

TV사업 부진은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됐다. TV부문이 속한 HE(Home Entertainment)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위기를 실감케 했다. 당시만해도 매출액은 소폭 증가해 5조 4000억 원을 넘겼지만 영업이익이 21억 원을 기록하며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이었다. 그러다 올 1분기 결국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최저치 수준인 4조 4000억 원대로 줄었다. 여기에 이번 2분기 마저 적자가 유력해 LG전자 TV사업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LG전자 HE사업부 실적추이

무엇보다 CIS(독립국가연합)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수요가 줄어들어 문제다. LG전자는 러시아를 포함한 CIS 지역에서 전체 판매량의 15% 가량을 채우고 있고 브라질 등 남미시장까지 합치면 전체 TV판매량의 30%가 이 지역에서 나온다. 결국 LG전자는 주요 시장에서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체주기가 7~8년으로 긴 TV의 경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신제품 소진을 이어나갈 필요성이 크다"며 "그런 차원에서 북미, 유럽, 중국, 일본 등 기존 시장에서 신흥시장 위주로 TV사업 무대가 바뀌었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은 모양새"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신흥시장이 TV수요를 키울 수 있는 마지막 시장이라는 점이다. 기존에 LG전자를 포함한 TV제조사들의 주요 시장은 북미와 유럽, 중국 등이었지만 수요를 키우는데 한계에 봉착했다. 그 대안으로 제시된 신시장이 CIS와 남미지역이다. 이 시장에서마저 성장세가 꺾였다면 사실상 TV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고 봐야한다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TV수요를 키우기 위해 택한 마지막 시장이 CIS와 남미인데 이 시장에서도 수요가 줄어 가격까지 낮추고 있다"며 "하지만 가격을 낮춰도 수요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자리를 내줄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이 같은 장기적인 TV사업 부진에 대비해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E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위한 별도 부서인 ID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존에 TV사업을 담당했던 TV사업부와 모니터, PC를 담당했던 IT사업부를 합치기도 했다.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은 옥외 간판과 매장 안내판, 메뉴판 등 B2B 중심 사업으로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다.

하지만 이마저도 TV사업의 부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다. 스마트폰과 가전사업의 경쟁력 재고 문제도 안고 있는 LG전자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디지털 사이니지와 자동차 부품 등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회사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기에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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