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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자금유출·환율급등 위험 제한적" 장보형 하나금융경영硏 Chief Economist "첫 출구전략, 신중 행보 예상"

박창현 기자/ 장지현 기자공개 2015-06-25 06:34: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4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은 큰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시대는 바뀌었으나 올해 하반기 역시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변수는 뭐니뭐니해도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하반기 금리인상을 여러 경로를 통해 이미 알리고 있는 중이다. 속담처럼 우리나라는 감기에 걸릴 정도의 충격을 받을까. 가뜩이나 불안불안한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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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Chief Economist·사진)는 24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주최한 '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미국 금리인상, 새로운 폭풍?'이라는 주제의 발표에 나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향후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동반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통화 정책의 차별화 경향에 비춰봤을 때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그 추세를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 역시 잠재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어 당장 금리 인상을 할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최근 국내외 경제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단기적으로 금리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금 유출 위험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외환 보유액은 크게 늘어난 반면 단기 차입 비중은 오히려 낮아지는 등 국내 외환건전성은 크게 개선됐다"며 "2013년 긴축 발작(taper tantrum) 시기에도 차입만 감소했을 뿐 채권이나 주식 시장으로는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으로 장기 금리 변동성이 커지게 되면서 글로벌 자산 운용사들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달러/원 환율 역시 제한적인 변동폭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 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오히려 환율은 올랐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우려만큼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연준은 첫 출구전략이라는 점에서 최대한 신중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아울러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된 만큼 시점보다는 속도나 방식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금리 인상은 양적 완화 후 내놓게 되는 첫 출구전략이라는 점에서 미국 금융당국 역시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며 "따라서 과거와 달리 이번 금리인상은 지극히 신중하게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스탠리 피셔 연중 부의장 역시 이번 금리 인상 계획에 대해 '발진(liftoff)'이 아닌 '기어가기(crawling)'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 후 곧바로 이어질 보유 자산 축소 방식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금리 인상이 끝나면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시중 자금을 다시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연준은 투자 자산의 만기가 도래해 투자금을 돌려받으면 이 자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계속 자금을 풀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 후에는 재투자를 중단해 자연스럽게 시중 자금을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내년에만 20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만기도래한다. 더 나아가 2023년까지 총 1조 7200억 달러가 만기 도래할 예정이며, 이는 3차 양적 완화 투입 자금(1조 6300억 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다음은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Chief Economist 발표 전문.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면 한국의 경제상황이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희망이 있을 수 있다.

먼저 연준의 금리인상과 관련된 방향에 대해 설명하겠다. 미국경제가 1분기 부진을 겪은 이후 2분기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연내 연준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만 9월이냐 그 이후냐 등 시기상 문제는 있다. 연준이 최근 데이터 디펜던트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언제 할지는 경기 흐름을 봐가면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 금리 전망은 0.625%로 유지되고 있다. FOMC는 1분기 부진 이후 올해 성장률은 많이 낮췄지만 완만한 회복세에 주목하면서 내후년 성장률은 높였다.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은 중요하지 않다. 이보다 속도나 방식이 중요하다. 사상 초유의 출구전략 실험인 만큼 불확실성이 높다. 금리인상은 출구 전략의 한 단계다. 아직 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가이드가 없다. 연준이 출구전략을 한다고 할 때 접근하는 방식은 아주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얼마전에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금리 인상이 '발진(Liftoff)'이 아니라 '기어가기(Crawling)'에 가깝다고 밝혔다. 올려보고 안되면 다시 낮출 수 있다. 올리는 과정도 한번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나눠서 올릴 것이다.

또 과거 특정한 금리 수치가 타깃이었다면 지금은 레인지(범위)를 어떻게 가져갈 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단기자금 시장 통제력 회복을 IOER과 역레포 등을 병행해 기준금리의 상하단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양적완화를 통해 4조2000억 달러를 풀었는데 이 돈을 거둬들이는 방식에는 금리인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연준은 금리 인상 이후 보유자산을 줄여나갈 것이다. 보유자산 줄이기는 만기 도래 채권 자산의 재투자 중단으로 이뤄질 것이다. 이후 MBS를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만기도래 자산은 2016년 2000억 달러 이상, 2023년까지 총 1조7200억 달러다. 재투자만 중단 해도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준다. 이는 3차 양적완화 규모 1조6300억 달러를 상회한다.

출구전략 정책으로 미국발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간프리미엄 부활에 따라 변동성 위험이 커질 수는 있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시장금리 하락효과는 상당부분 기간 프리미엄의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이제 연준의 양적완화가 막을 내린 상황에서 금리 인상 등의 출구전략 본격화는 기간프리미엄의 부활을 야기할 수 있다.

아울러 신흥시장의 위험이 부각될 수 있다. 양적완화로 세계 시장에 자금이 풀렸는데 이제 미국 중심으로 축소가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렸는데, 이 자금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과거 연준의 금리 인상기를 보면 대내외 금융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연준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채구너금리 급등이나 달러 상세, 글로벌 유동성의 환수 등 각종 우려가 높아진다. 하지만 앞서 3차례 금리인상기 경험을 보면, 실제 미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충격은 크지 않았다.

신흥시장이 금리에 취약해 진 것은 글로벌 유동성의 전개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 글로벌 유동성은 서구의 대형은행이 주도하는 신용 창출이었다면, 지금은 채권 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채권 시장의 공급자는 선진국의 대형 자산공사이며, 수요자는 주로 신흥시장 기업이다. 그 결과 신흥시장 회사채가 핵심 취약 고리가 됐다.

한국의 경우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국내 경제의 장기 성장률이 많이 떨어졌다. 실제 금리인상은 2017년 말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차입은 억제된 반면 안정성이 높은 채권 유입이 급증했는데, 출구전략 과정에서 국제 대형 투자자들의 채권 이탈에 따른 장기금리 변동성 위험은 경계해야 한다.

한편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오히려 그 동안의 금리인상기를 보면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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